가구경과 난배양
흔히 분갈이를 할 때 분의 선택이나 배양토의 배합비율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가구경의 위치이다. 만약 가구경이 제 위치를 잡지 못하면 가구경이 상하기도 하고 번식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물 주기나 환경관리 잘 못으로 가구경이 상하거나 가구경에 있는 잠아가 다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애초 분에 심을 때 적절한 위치를 잡아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관리가 제대로 되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난을 분에 심을 때는 분턱보다 약간 밑을 기준으로 삼아 우선 수평으로 화장토를 마무리 한다. 이때 가구경은 위쪽 반 정도가 드러나게 심는다. 이렇게 한 다음 화장토를 좀더 올려주어 가구경이 살짝 덮히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분 중앙 부분이 봉긋해져 가구경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된다. 한 때는 가구경을 굵게 하고 병충해로부터 보호한다는 생각에서 가구경이 거의 겉으로 드러나게 심기도 했고 설령 이렇게 심지는 않더라도 여름철이 되면 화장토를 조금 덜어내고 관리하는 경우면 가구경 주의가 지나치게 건조해져 잠아가 상하기도 하고 떡잎이 빨리 마르기도 한다.
또 가구경이 굵어지는 데는 굳이 가구경이 직접 햇빛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채광량이 적당하고 영양상태가 좋으면 굳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가구경은 굵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굳이 가구경을 바깥으로 드러나게 난을 심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구경을 너무 바깥으로 드러나게 심으면 이외에도 신아 붙음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붙더라도 층이 진다. 초보자라면 신아가 어미촉 가구경보다 밑에 붙는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선 난의 자태가 전체적으로 흐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면, 신아의 잎도 위로 곧장 자라지 않고 꼬이거나 휘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이렇게 올라온 신아는 여름철을 보낼 때도 가구경이 너무 밑에 있어 상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런데 신아가 이렇게 층이 져붙는 원인은 물주기 및 환경관리 미숙도 커다란 원인이지만 애초에 분에 심을 때 가구경을 너무 높게 심든가 겉으로 드러나게 심는 것도 중용한 한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