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 14만원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20년째 되어갑니다.
그동안 감사하게도 무사고 운전을 해왔기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가벼운 긁힘같은 접촉사고는 있었지만 안전운행에 늘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그러한 일환에서 살면서 교통위반 범칙금 납부도 손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 금요일, 양구 경찰서장 명의로 부과된 범칙금 한장을 받으며 열을 받았습니다.
제가 열받은 이유는 과태료 부과 자체가 아닌 범칙금 금액을 보면서 였습니다.
범칙금 내용을 자세히 보았더니, 지난달 말경에 춘천 시내 초등학교 앞
신호위반에 대한 벌금이었습니다. 그런데 부과된 액수를 보면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것은
벌금이 무려 14만원인것입니다. 그간 신호위반으로 벌금 내었던 금액이 3-4만원
정도인것으로 기억되는데 무려 3-4배로 인상한 것입니다.
고지서를 보면서 금액에 대하여 납득이 되지 않아서 경찰서에 문의를 했었습니다.
직원분의 말로는 나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지역 경찰서에서 해줄수 있는 건 전무하다는
도돌이표 답변이었습니다.
물론 신호를 위반하여 원인제공을 한 입장이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지만,
엄청나게 비싼 교통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두 가지 점에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1. 민식이 법을 근거로 몇배에 해당되는 범칙금 산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입니다.
만일 신호 위반을 사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현재 학교 앞에서는
30이라는 신호 단속처럼 안내 표지 같은 것이 있어야 할텐데
지금까지 그러한 안내를 받은 적도 없었고 학교앞에 그러한 안내판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 신호 위반 같은 경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점차적 벌금 수위를
높일 수도 있을텐데 한꺼번에 몇배의 범칙금 부과는 결국 경험자들에게는
세금 징수의 한 방편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민식이 법에 대한 교통 특례 적용으로 과한 벌금이 매겨졌을거라 생각하면서도,
결국 신호 위반으로 벌금 피해를 입게 될 대상자들은 학교 주위를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운전자들입니다.
한적한 도로에 자리한 학교는 예외이지만 시내 한 가운데있는 학교 앞 도로라면
차들이 꼬리를 물고 가다가 신호가 바뀌면 무심코 신호 위반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범칙금을 내면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운전을 업으로 하는 분들은 어쩌나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택시나 택배 일을 하시는 분들은 본인의 의사와 달리 학교앞 도로를
매일 이용할텐데 아차하는 순간 불과 수초만에 하루 일당이 날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과연 강화된 이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가요? 라 묻고 싶어집니다.
진정으로 사고 방지를 위한 것이라면 신호위반 같은 경우는 한번은 기존 벌금대로
부과하고 일정 기간안에 재탕으로 위반하면 특례를 적용했더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모쪼록 법을 제정하고 집행을 하시는 분들이 의례적인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서민들을 위한 법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