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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필가로 유명한 한 스님의 빈소에 참배한 李明博 대통령이라면 朴 선생의 빈소에도 가야 공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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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으로 오래 고생하던 작곡가 朴春石씨가 오늘 오전 별세했다. 향년 80세.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이다. 1930년 5월8일 서울에서 태어난 朴씨는 공장을 운영하던 부친의 밑에서 네살 때부터 풍금을 치기 시작하였다. 경기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1949년 피아노 전공으로 서울대 음대 器樂科에 입학, 1년간 다니다가 중퇴, 이듬해 신흥대학(현 경희대) 영문과로 편입해 졸업했다. 경기중 4학년(고교 1년) 때 명동 ’황금클럽’의 무대에 서면서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朴 선생은 1954년 '황혼의 엘레지’부터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아리랑 목동(박단마)’ '비 나리는 호남선(손인호)’ '삼팔선의 봄(최갑석)’ '사랑의 맹세(패티김)’ '바닷가에서(안다성)’ '밀짚모자 목장아가씨(박재란)’ '호반에서 만난 사람(최양숙)’ 등 그가 작곡한 대중가요는 지난 半세기 이상 상처 받은 한국인의 마음을 녹이고 달래고 쓰다듬어주었다. 1964년부터는 李美子씨의 노래를 많이 작곡하였다. 두 사람이 쓰고 부른 노래는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아빠’ '흑산도 아가씨’ '황혼의 블루스’ '그리움은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 '노래는 나의 인생’등 500여 곡이나 된다. 1978년 12월 일본의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에게도 新曲을 써주었다. 1960~1970년대 패티김, 이미자, 남진,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하춘화씨들이 특히 박춘석씨 작곡의 노래를 많이 불렀다. '가슴 아프게’ '공항의 이별’'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비내리는 호남선’ '초우’'물레방아 도는데’'사랑이 메아리칠 때’ '가시나무새’ '마포종점’등. 朴春石씨는 평생 약2700 곡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그는 1994년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활동을 멈추었다. 평생 獨身이었다. 나는 '바닷가에서(안다성)’'삼팔선의 봄(최갑석)’'사랑이 메아리칠 때’(안다성)를 특히 좋아한다. 나도 朴春石 선생에게 빚진 사람이다. 문필가로 유명한 한 스님의 빈소에 참배한 李明博 대통령이라면 박춘석씨의 빈소에도 가야 공평하다. 李 대통령도 朴 선생의 노래 한 두 곡쯤은 부를 줄 알 것이고, 그가 작곡한 노래는 아마도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이상 들었을 것이다. 박춘석씨야말로 '국민작곡가'란 칭호가 어울리는 분이다. 대통령이 '국민작곡가'의 빈소에 참배하지 않으면 예술가를 종교인보다 홀대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38선의 봄(작사 김석민, 작곡 박춘석, 노래 최갑석) 1.눈녹인 산골짝에 꽃이 피누나 철조망은 녹슬고 총칼은 빛나 세월을 한탄하랴 삼팔선의 봄 싸워서 功을 세워 대장도 싫소 이등병 목숨바쳐 고향 찾으리 2.눈녹인 산골짝에 꽃은 피는데 雪寒에 젖은 마음 풀릴 길 없고 꽃피면 더욱 슬퍼 삼팔선의 봄 죽음에 시달리는 북녘 내 고향 그 동포 웃는 얼굴 보고 싶구나 *이미자씨의 한 음반 수록 곡 1. 노래는 나의 인생(박춘석/박춘석) 2. 황혼의 블루스(정두수/박춘석) 3. 삼백 리 한려수도(정두수/박춘석) 4. 눈물이 진주라면(김양화/박춘석) 5. 흑산도 아가씨(정두수/박춘석) 6. 황포돛대(이용일/백영호) 7. 울어라 열풍아(한산도/백영호) 8. 칠갑산(조운파/조운파) 9. 성은 김이요(조동산/원희명) 10.미터 앞에 두고(조동산/원희명) 11.여로(이남섭/백영호) 12.아 씨(임희재/백영호) 13.유달산아 말해다오(반야월/고봉산) 14.여자의 일생(한산도/백영호) 15.황성옛터(왕평/진수린) 16.목포의 눈물(문일석/손목인) 17.애수의 소야곡(이부풍/남시춘) 18.눈물 젖은 두만강(이용호/이시우) 19.동백아가씨(한산도/백영호) 20.섬마을 선생님(이경재/박춘석) 21.기러기 아빠(김중희/박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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