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과 언론은 그룹 피프티피프티 떄문에 두 번 놀랐습니다.
지난해 11월 데뷔해 채 1년도 활동하지 않은 신인 걸그룹이 지난 4월 미국 빌보드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 등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그들이 4인조라는 것도, 각 맴버들의 이름조차 생소한 상황 속에서 들려오는 낭보는 '훍수저 K-팝 그룹의 기적'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서특필됐죠.
하지만 불과 한 달만에 피프티피프티의 핑크빛 전망은 핏빛으로 바뀌는 모양새인데요.
피프티피프티의 소속사 아트랙트는 최근 '맴버들을 강탈하려는 외부 새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피프티피프티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외주 용역업체 '더 기버스'의 안성일 프로듀서를 지목한 데 이어
업무 방해,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협의 등으로 그를 고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 프로듀서 측은 '허위 주장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다'면서 '2차 가해를 맘춰달라'고 반박했죠.
여기에 피프티피프티 멤버들도 가세했는데요.
이들은 지난달 19일 불투명한 정산, 건강관리 위반, 지원 부족 등을 주장하며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누가 옳고 그르다고 잘잘못을 가리기 어려운데요.
각자의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팽팽히 맞서고 있기 떄문이죠.
하지만 여론은 어트랙트로 다소 기울고 있습니다.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는 '80억 원을 투자해 그룹을 성장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금액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만, 통상 신인 그룹 한 팀을 데뷔시키기까지 수십억 원이 투입되죠.
그런 '상식' 선에서 볼 때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 데뷔 반년 만에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공교로운 상황은, 멤버들의 가족들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맞춰
그룹명과 멤버들의 이름을 상표권 출원 신청을 했다는 것인데요.
그들이 어트랙트를 배제하고 개별 활동을 위해 따로 준비해왔다고 오해받는 이유죠.
이번 사태가 안타까운 이유는 피프티피프티라는 걸그룹이 미처 만개하기도 전
'깨진 도자기'로 전략했다는 것입니다.
향후 양측이 원만히 합의하더라도, 이제 막 시작한 걸그룹의 이미지에는 선명한 금이 갔고, 활동 공백을 감수할 수밖에 없죠.
일부 네티즌은 멤버들이 스스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며 '할복 거위'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쓰고 있는데요.
피프티피프티의 성과를 치하하던 외신이 그들을 둘러싼 분쟁을 또다시 K-팝 산업의 '그늘'로 펨훼하는 상황이 못내 아쉽습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