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멀리서 날아온 입자가 벽에 난 작은 슬릿을 통과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만약 이 입자가 크기가 d인 슬릿을 통과한다고 가정하면 벽을 통과하는 동안 이 입자의 위치의 오차는 d보다 클 수 없다. 따라서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하면 운동량의 오차는 약 ℏ/d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입자가 슬릿을 통과하는 동안에 벽의 운동량의 변화를 측정한다면 슬릿을 통과한 입자의 운동량을 얼마든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입자가 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이 입자의 운동량을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측정하여 알고 있고, 입자가 벽에 난 슬릿을 통과하는 동안 벽 운동량의 변화가 없었다면, 이 입자의 운동량은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이전의 운동량과 같은 값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 벽을 통과하는 동안 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벽의 운동량에 변화가 생겼다면 이 값으로부터 전자의 정확한 운동량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불확정성의 원리는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의 이런 주장에 대해 보어는 입자뿐만 아니라 벽도 양자 역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따라서 벽의 운동량 변화를 측정하여 입자의 운동량 변화를 측정하려면, 입자가 벽을 통과하기 전후의 벽의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벽의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벽의 위치의 오차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입자의 위치 오차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불확정성 원리는 이 사고실험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아인슈타인의 반론을 잠재웠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에너지 사이의 불확정성을 비판하기 위해 또 다른 사고실험을 제안했다. 이 사고실험에서는 빛 입자가 들어 있는 상자에 정밀한 시계 장치가 되어 있는 창문이 달렸다고 가정했다. 창문에 달린 시계 장치를 이용하여 정확한 시각에 창문이 열렸다 닫히고 이때 에너지가 밖으로 나간다고 가정해보자. 창문을 열었다 닫는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고 창문 열고 닫기 전후의 상자 전체의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하면 빛이 상자를 탈출하는 시간과 빛이 가지고 달아난 에너지의 양을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간과 에너지의 양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는 더는 성립하지 않게 된다.
보어는 이 사고실험도 불확정성의 원리 내에서 해결했다. 그는 상자가 가진 에너지의 양을 정확하게 알면 창문을 여닫는 시간이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상자와 상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저울은 모두 중력장 안에 있다. 중력장 안에서의 시계의 위치에도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위치에 따라 중력의 크기가 다르므로 위치의 오차는 일방상대성이론에 의해 시간의 오차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중력이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낸 사람은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1935년에 그는 로젠, 포돌스키와 함께 불확정성 원리와 코펜하겐 해석을 비판하는 EPR 패러독스를 발표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EPR 패러독스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