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날 디오씨와 베이비복스의 악연이 이슈로군요
이 글이 왜 갑자기 다시 돌아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몇 주 전부터 펌 자료로 사용되더군요
대다수의 반응은 이하늘 나쁜놈이었네. 꼴도 보기 싫다.. 뭐 이런 거였습니다.
몇가지 이슈에 대해 제 의견이나 기억을 풀어보겠습니다.
틀렸을 가능성이 없다곤 못하겠습니다. 저 또한 기억에 의존하는 사람인지라...
그래도 최소한의 사실확인을 위해 당시 기사들을 검색해서 확인하고 글을 써 봅니다.
1. 베이비 복스와 디오씨 갈등의 과정
1) 문제의 시작 "야무지게 빠따" 발언
- 갈무리 글에선 벙갈로 뮤직의 제안이 굉장히 젠틀하고 합법 음원임을 강조합니다만..
사실 벙갈로측과 투팍의 어머니 사이 분쟁도 있었고 벙갈로에서 가지고 있던 음원들이
거의 무명시절 녹음해서 보관하고 있던... 여러모로 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음원들이었어요.
(이하늘의 워딩을 보면 무단도용이란 말은 안 한 것 같습니다. 악의적 편집 같네용)
글쓴이는 베복이 상업성을 노리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만 사실 말도 안 돼죠.
베복은 당시 확실한 하향세였습니다. 그리고 멤버 이탈의 징조가 보이기도 했죠. 한 방이 필요할 때였던겁니다.
이 이야긴 나중에 하기로 하구요. 일단 벙갈로와 베복이 음반을 낸 건 사실입니다.
당시 아직 인디씬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국 힙합씬에선 힙부심이 좀 있었죠
스멜스 라잌 틴 스피릿을 서세원씨 아들이 부른 방송에 대해 락커뮤니티에서 보인 반응이라고 하면 이해할까요?
미로밴드의 방송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방송이었지만 집중포화를 맞고 사과문까지 발표합니다.
그건 문화적 문제니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특히 시간과 문화가 많이 달라진 이후에는 말이죠.
물론 사과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하지만요.
1-1) 아무튼 베복의 활동은 힙합씬에서 일종의 빅이슈였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요.
투팍 또한 불세출의 랩퍼였지만 힙합계의 존 레논 정도의 위치였달까요.. 메세지 있는 가사와 시대정신에 대한 발언 등
여러모로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게다가 비극적인 죽음까지 곁들였으니 거의 종교에 가까웠죠.
이하늘은 투팍에 대해 언급을 하다가 케이블에서 관련 발언을 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로 시작되는 발언의
전문을 보면 사실 그냥 농반진반 수준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죠.
'상업적으로 이용했다' 이건 퀄리티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엑스타시가 완성도가 있는 트랙은 아니에요
특히 베복이 같이 부르는 훅 부분은 좀 많이..떨어지죠. 마이클 잭슨이 어렸을 때 녹음한 트랙을 보유하고 있던
어떤 레코드사가 지금 어떤 가수와 손잡고 마잭 이름을 걸고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팬 입장에선 불쾌할 수도 있죠.
심지어 노래도 구린데 말이죠. 그냥 결과물이 좋았다면 저런 얘기 듣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하늘의 상업적..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그런 방법적 문제에서의 불편함을 이야기한거라고 봐야죠.
1-2) 그리고 야무지게 빠따.. 이건 그냥 당시 넷 유행어였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도 많았죠. 유행어라는게 알고 들으면 웃기지만 모르고 들으면 뜬금없고 불편할 수도 있는 구석이 있어요.
베복팬덤이 당시 그런 유머코드에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불편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걸 진짜 엎어놓고 팬다던가..
역시 군기가 심한 90년대 가요계... 똥군기 아닌가.. 이런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싱하형의 굴다리 밑으로 와라. 가
진짜 현피를 하잔 이야기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죠. 싱하형님..은 아실려나요..?
2) 플러스 피의 대응
- 자, 이렇게 케이블에서 슬쩍 지나간 문제의 발언 이후, 팬덤은 술렁이고 드디어 일이 터집니다.
해당 음반에 참여한 프로듀서 겸 래퍼 플러스피가 대응을 한 것이죠. 사실 한 물 갔다고 해도 플러스피 같은 거물이 그런 취급을
받았으니 발끈할 만 합니다. 그래서인지 화끈한 워딩으로 대응하죠. 물론 시작은 젠틀합니다.
요즘 도는 글에는 편집되어 있지만 문제가 된 부분은 '상당수의 한국 힙합그룹은 사상이 없다. 베끼고 본다. 머리나 물들이고
반항적인 태도취한다고 힙합이냐. 기행이나 일 삼으며 10대 청소년 코 묻은 돈이나 벌어가는 가수. 라는 엄청난 발언이죠
2-1) 문제는 디오씨가 한국 랩 1세대로 나름 성취를 올린 랩퍼였다는 것이고, 플러스피가 한국 힙합씬 전체를 묶어서 공격했다는거였죠.
(아니면 대머리인데 머리가지고 뭐라 그래서 발끈했나)
당연히 그 때 분위기가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사실 베이비복스는 피해자인게 여기까지 진행되는 동안 뭐 한 게 없어요;;
기획사의 씬에 대한 조사 없이 진행된 무심한 기획, 이하늘 특유의 질러놓고 보는 발언, 플러스피의 광역 어그로.
어느 하나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일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3) 그리고 드디어 이하늘의 자폭 발언이 나옵니다.
이건 심지어 게시판 글이었어요. 이런 정황을 봐도 하늘씨는 당시 이 문제가 이렇게 큰 문제인지 인지도 못했던 거 같습니다.
그는 힙합 더 바이브 게시판을 통해 '플러스피가 그런 소릴 한 거 같진 않다..'라며 비난의 화살을 베복 회사로 돌립니다.
그건 워낙에 한국 가요계에 적이 많았던 이하늘 특유의 시니컬함이 발동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경험이라면 경험이고 편견이라면 편견인 부분인데 뭐 개인이 어떤 사고를 가지든 무슨 문제겠습니까.
그런데 그 과정에서 존나 쓸 데 없이 뜬금포로 '미아리...' 발언이 나옵니다.
3-1) 미.. 암튼 그 특정 단어는 사실 이하늘이 만든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에서 돌던 단어였고 악의적이었죠. 빠따.. 발언에서 보여지듯 하늘씨는 당시 인터넷 문화에 심취했던 모양인데
역시 여과없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큰 실수를 합니다. 그것도 여러번 말이죠... 여기서 이 이슈는 사실 끝났습니다.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했으니 자연스럽게 모든 논쟁은 그치고 이하늘의 워딩만이 문제가 되었죠.
3-2) 그리고 훗날 이하늘은 저 단어 사용에 대해서는 사과를 합니다. ;;
- 일단 일련의 흐름은 위와 같습니다. 그냥 쉽게 넘어가기엔 좀 복잡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여기서 두 번째 이슈로 넘어가 봅시다.
음... 너무 길어졌으니 일단 절단 신공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