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하신분이 있어
지난 편에 이어서 제약영업의 분류편을 적어보려합니다.
제약영업은 약물에 따라 2가지 파트로 나눌수가 있습니다.
1. OTC 영업
이 OTC(Over the Counter)는 대중약이라는 뜻으로 의사의 처방, 즉 처방전이 없이도 구매가 가능한 약물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약국에서 '그냥' 살 수 있는 약은 이 otc의 범주에 속하게 됩니다.
훌리분들이 잘 아시는 우루사, 이가탄, 마데카솔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따라서 otc 영업 담당자들은 의사가 아닌 약사에게 영업을 하게 됩니다. 거래처 또한 약국에 한정되어있죠.
약국을 방문하며 해당 약국에 자사의 otc 제품을 집어넣고 판매까지 유도하는것이 주 업무입니다.
환자가 와서 "감기약 하나 주세요"라고 했을때 한미약품의 써스펜을 줄지, 다케다 제약의 화이투벤을 줄지는 오롯이 약사의 마음입니다.
고로 영업사원은 약사가 자사의 약에 한번이라도 더 손이 갈수 있게 친분을 쌓고 영업을 해야합니다.
약사가 약을 도매상을 통해서, 혹은 영업사원을 통해서 주문하게됩니다. 영업사원을 통해 주문하는 경우를 약국 직거래라고 하며,
이 경우에는 영업사원은 1~2달, 길게는 3달에 1번씩 약국을 방문해서 주문한 약품값을 수금해야 합니다.
도매상을 거치는 경우 일정부분의 %마진을 도매상에 지불해야합니다.
허나 약국 직거래를 하게 되면 도매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절약되니 떙큐입니다.
이를 약사들이 잘 알고있기 때문에 약국직거래를 할 경우 '에누리'라는 금액을 제약회사는 약사에게 넘겨줍니다.
도매상의 마진보다는 적게 주며 주로 현금으로 줍니다.
2. ETC 영업
ETC(Ethical drug)는 전문의약품을 뜻하는 말로 의사의 처방, 즉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한 약물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etc영업의 주 고객은 의사이며 영업장은 1,2,3차 병원으로 나뉘게 됩니다.
간단히 1,2,3차 병원을 말씀드리자면 1차병원은 훌리분들이 흔히 볼수있는 '동네병의원'입니다. 로컬병원 이라고도 불립니다.
2차병원은 진료과가 4개 이상이며 30병상 이상의 병상수를 보유한 병원입니다. 작은 종합병원 느낌이죠 ㅎㅎ
3차병원은 연대 세브란스, 서울성모 같은 모든 진료과목에 전문의가 있으며 의뢰서 없이는 진료를 못보는 상급종합병원을 의미합니다.
1차 병원과 2,3차 병원의 영업환경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밑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tc 영업 또한 추구하는 바는 같습니다. 의사가 자사의 약물을 많이 처방하게 하는것이 단 하나의 목적입니다.
의사들이 많으면 4~5개의 약물중 1개를 처방하기도 하기때문에,
우리 약물에 마우스 클릭을 한번 더 하게하려면 확실히 각인이 되어야합니다.
지금까지는 약물에 따른 분류였고 이제는 사업장에 따른 분류를 해보겠습니다.
1. 약국
약국은 위의 otc영업에서 자세히 다루었기 때문에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2. 1차병원 (로컬)
로컬병원은 원장이 1명인 곳부터 많게는 4인 진료까지 보는 큰 로컬까지 규모가 다양합니다.
1인진료 병원에서는 그 원장이 절대권력자이며, 4인진료보는 곳에서는 대표원장(주인)이 절대군주입니다.
원장이 ok만 한다면 자사의 약물이 바로 다음날부터도 처방이 가능하며 영업사원과의 친분과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더해서 요즘엔 서울,수도권의 로컬경쟁이 아주매우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에 병원 홍보 또한 영업사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다보면 병원 광고(버스,지하철,엘베 등등), 찌라시, 판촉물등을 쉽게 접할수있습니다. 예. 다 저희가 구상하고 만들어준 것들입니다 ㅎㅎ..
병원을 상대로 하는 로컬영업도 약사와 거래를 하는 약국직거래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통계'때문입니다.
로컬영업사원은 매달 실적에 대한 평가를 받고 이를 통해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과연 그 실적은 무엇을 근거로 할까요? 바로 해당 병원에서 제약회사의 약품을 처방한 양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를 그 근거로 합니다.
헌데 이것을 제약영업사원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원장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통계자료가 자칫 잘못해서 유출되면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근거자료가 될수 있기때문입니다. (리베이트에 대한 설명은 내 전글 참조)
병원에서 우리약을 얼마나 처방했는지 모른다면 실적을 증빙할 자료가 없어집니다... 이럴때 바로 문전약국과 직거래를 하게됩니다.
해당 병원 앞에있는 약국에서 우리 약이 얼마나 판매됐는지를 알수있다면 100%는 아니지만 '얼추' 그 병원이 우리약을 얼마나 썼는지 짐작할수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사원이 직접 약을 주문하고 수금하며 해당 병원의 실적을 가져오는것이죠 ㅎㅎ
통계자료에 근거해서 산정된 리베이트 금액은 해당 병원의 회식, 현금, 상품권, 스포츠, 접대 등의 경로를 통해 제공됩니다.
2. 2,3차병원
쉽게말하면 '큰 병원'들은 약을 집어넣는 방법이 다릅니다. 로컬같은 경우는 원장이 내키면 내일이라도 처방이 가능하지만,
큰 병원들은 DC(Drug Committe)라는 심사를 통과해야지만 처방이 가능합니다.
1년에 1~2번 열리는 이 DC는 병원장, 약제과, 전문의, 교수들이 모여서 우리 병원에서 쓸 약물을 정하는 심사입니다.
이 DC에서 떨어지면 내년까지는 약이 1톨도 처방이 안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심사입니다.
각종 임상자료와 경쟁약에 대한 우월성증명, 그리고 로비활동이 잘 어우러져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C를 통과했다고 해서 약이 처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DC에 통과되어있는 기존 약물들과도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2,3차병원 영업은 돈과 친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학술과 의사(교수)들의 저명도에 얼마나 도움을 줄수 있는지가 큰 관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기본엔 어차피 리베이트가 깔려있습니다 ㅎ
종합병원, 즉 종병영업은 한번 뚫기가 힘들지만 대신 한번 뚫어놓으면 매출이 쭈우우욱 나온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내가 들어가기 힘들었던것 만큼 남들도 진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후아... 병원 첫콜 찍기전에 카페에서 한두자 적다보니 꽤 많이 적었네요
저는 원장님한테 모닝커피한잔 드리러 가보겠습니다 ㅎㅎ
첫댓글 게임같겠다 처음엔 신기하고 재밌을듯 퀘스트하는거 같고
허허 제약 영업하는구나
ㅋㅋ 아 그래서 약국에 커피들고 처방건수좀 알려달라고 오는거였구나 고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