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뿐만 아니라 어떤 종교들에서나 행해지는 공통적인 속성을 들자면 그건 기도일 것인 바, 인간의 기도 자체가 전지전능한 신에게 도움을 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도와달라고 애원을 해도 신께서 겨우 눈을 돌릴까 말까 한데 기도조차 하지 않으면 신이 인간의 사정을 어찌 알고 도움을 주실까 말이다.
해서리 마태복음 제 7장 제 7~8절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고 단언하고 있잖은가? 하지만 로마 카톨릭은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을 기적이라 하여 1516년 제5차 라테라노 공의회의 결정 이후 엄정히 관리되어 현재까지 70여 회의 사실만이 공식적인 기적으로 인정되어 왔다는데, 이는 인간의 애절한 갈구에 비해 신의 응답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사정이 그러 하니 성직자들이 눈을 감고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기돗발이 듣지 않음을 나무랄 게 아니라 연약한 존재인 인간이 신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Skeeter Davis가 1961년 발매한 앨범은 「여기에 응답이 있으니(Here's the answer)...」라 하였는데 응답이라니 그게 뭔 말인 겨? 하긴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가 노래하는 응답이라는 건 신의 응답으로서의 기적이 아니라 인간간 상호작용으로서의 응답일 건 자명하다. 하긴 뭐 응답이 없다는 건 상대를 개무시하는 경멸(contempt)이요,경멸은 곧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니, 아마도 그녀가 노래로서 말하는 응답은 앞의 노래에 대한 반응이라 짐작할 수 있으리라.
가수 Skeeter Davis는 듀엣으로 출발하여 차츰 이름을 알리던 중 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는 바람에 솔로로 나서게 되었으나, 듀오로선 화음으로 커버되었던 그녀의 약점인 가녀린 목소리가 솔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나. 해서리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오버더빙(overdubbing)이라 해서, 먼저 자신의 음성으로 녹음한 사운드에 역시 자신의 음성이지만 멜로디를 달리한 사운드를 덧입혀 녹음하는 편집방식을 사용하였다는데...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죽으란 법은 없다더만 스키더 데이비스는 자신의 부족한 성량을 듀오의 음성으로 편집하여 상쇄시켰다나 뭐래나.
여기에 올린 음악 세 곡(두번째 곡 Last date는 연주곡임)은 다른 사람의 음악에 대한 응답곡(answer song)으로 스키터 데이비스가 불렀는데, 물론 그녀의 노래는 자신의 음악에 멜로디를 달리하여 덧입혀 오버더빙한 것으로 수록곡은 다음과 같다(앞이 원곡이고 뒤가 answer 곡).
1. He'll have to go(Jim Reeves) - He'll have to stay(Skeeter Davis)
2. Last date(Floyd Cramer) - My last date with you((Skeeter Davis)
3. Tell Laura I love you(Ray Peterson) - Tell Tommy I miss him(Skeeter Davis)
첫댓글 정교장님!
음악이 너무 감미롭네요. 힐링해주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