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뭐 자동차 회사의 광고인가? 기억이 납니다. '길이라도 좋다, 길이 아니라도 좋다' 라고 했던.... 자동차왕국 미국에는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모든 차량이 총 망라된 곳이죠. 그래서 문 두짝 달렸다고 아무거나 스포츠 카라고 부르지 않고, 짚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또 무조건 오프로드 라인으로 넣주지도 않는 곳이 미국되겠습니다. 저도 한국서 하이텔 시절부터 자동차 동호회 모임을 했을 정도로 자동차 광이었는데요. (지금은 그냥 굴러만 가면 된다는....) 요사이 인터넷이나 뉴스들을 보면 한국의 자동차 튜닝이나 동호회 문화도 상당히 발전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요?..... 말해서 뭐합니까. 여기는 말 그대로 매니아(그냥 취미가 아니라 거의 생업 수준)들이 주축이 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각 메이커별로 레전드 급에 해당하는 모델들에는 전국적인 모임과 산하 모임들이 조직적으로 운영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죠. 앤틱이나 수퍼카들은 수십만불대 튜닝이 이루어지는 것도 예사구요. 놀라운 것은 이런게 튜닝도니 차들이 또 팔려 나가고 다시 유통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매니아 모임만 있는 것은 아니죠. 이런 모임 안에도 오너스 클럽이라 해서 가장 작은 단위의 모임도 존재합니다. 지난 주 저희 동네에서 이런 모임이 있었는데요. 지나는 길에 예원이와 잠깐 들러 봤습니다. 분위기 함 느껴 보시죠. 집 근처에 있는 소닉버거입니다. 미국에서만 가능한 비즈니스중 하나죠. 레스토랑 없이 차를 대고 음식을 주문하면 직원들이 날라다 주는 시스템. 그런데 지나는 길에 보니 이 소닉버거 주차장이 떠들썩합니다. 궁금한 것은 절대 그냥 못 지나가는 성격이죠. 제가... 예원이와 함께 차를 돌려 들어가 봅니다. 저녁인데도 볕이 장난이 아니네요. 그런데 저 뒤에 보이는 장면은......? 아니 딜러도 아니고 버거집 앞에 웬 짚들입니까???? 그것도 한 두대가 아닌 수십대.... 게다가 모두 양산형 모습이 아닙니다. 죄다 튜닝을 한 듯한 포쓰가....ㄷㄷㄷㄷ 한국 말로 쑈바를 높혔다고 하죠. 일본말인가...? 암튼 써스펜션을 높이고 광폭 타이어를 낀 오픈 짚. 모습이 제대로입니다. 근데 뒷자리에 아이가... '너 거기 앉아서 타고 왔니?' 참으로 용감한 지고.... 그리고 그 옆으로 같은 모양의 엉덩이를 주욱 들이미는 차량의 행렬... 차 주인들인 듯 옹기종기 모여 대화가 한창입니다. 서로 자기 차 자랑하믄서리... '저기 실례한데요~~~?' 낯선 동양인의 질문에도 반갑게 답해주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인터넷으로 만난 JEEP 동호회라고 하네요. 매월 정기적으로 모이는데, 어쩌다 한 회원이 번개를 칠 경우엔 이렇게 예정에 없던 만남이 이루어 진다고... 짙은 밤색 반팔의 친구. 오늘 이 자리를 모으신 주인공이랍니다. 위스콘신서 플레이노로 이사를 왔는데, 말하자면 신고식 번개를 치룬거라고.... 이럴 땐 우리 같으면 모은 사람이 밥을 사야죠. 그런데 여기는 미국. 각자 돈 내고 저녁을 먹는.... 암튼 저 승차감 제로인 오프로드 차를 타고 위스콘신에서 여기까지 왔다니 정말 입이 안다물어 집니다. 족히 이틀은 걸렸을 것인디.... 온 김에 면면히 살펴 봅니다. 이른바 'Men's best toy' (Men's best friend 는 Dog이죠.)라 불리는 짚. 그래서 남자라면 누구나 화창한 날, 저 짚을 타고 바닷가를 달리는 걸 상상하죠.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꼬옥~~ 갖기를 소원하는.... 오토바이가 남자의 첫번째 로망이라면 얘는 두번째. 오프로드를 다녀왔는지 안팍으로 터프함을 내 뿜습니다. 오픈카 위를 차양막으로 살짝 덮는 저런걸 여기선 비키니 탑이라고 하죠. 그런데 뒷좌석 보니 애기도 태우고 다녀 오신 듯.... 이건 뭐 장갑차 같은 분위기입니다. 높이도 그렇고 타이어 넓이가..... 문이 4개인 게 신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구형 루비콘인데, 장축을 늘려서 뒤로 익스텐션을 시켰군요. 철강합판으로 뒷편을 댓습니다. 무쟈게 단단해 보이는... 강판을 가까이서 보니 두께가 족히 3센티는 넘어 보이는... 무슨 전쟁 나가는 것도 아니고..... 오프로드용의 대명사 루비콘입니다. 윈치와 써스펜션 튜닝은 기본이죠. 저 윈치만 있으면 진흙이나 늪에 빠져도 거뜬.... 그러나 주위에 견인줄을 걸만한 나무나 바위가 없다면 헛 일이죠. 써스펜션을 높이고 기어 박스도 전문가용으로 교체했다는 데 차량 값 빼고 튜낭비만 2만 달러가 넘었다는... 이 차의 교체 부품이 비싼 부품이었는지 꽤나 눈길을 끌더군요. 하나같이 윈치는 기본 옵션입니다. 뒷좌석을 떼내고 저렇게 선반을 만들어 넣기도 하네요. 밑에서 올려다보면 흡사 로보트 같은... 트랜스포머 본 이후론 이런 차들이 죄다 살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오프로드에선 사고가 잦은 만큼 운전자를 꽉 잡아줄 버킷시트도 필수겠죠. 미국의 오프로드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단지 뻘밭이 아닌 산악으로도 몰고 올라가기에 차가 구르는 일도 잦죠. 역시 또 하나의 필수옵션 무전기 되겠습니다. 동호회 성격보단 구난용 목적이 강하죠. 뒷범퍼를 없앤 대신 댐퍼를 강화시킨 모습도 한결 같습니다. 게다가 저런 사냥개 한마리 뒷좌석에 태우면 폼 좀 나지요. 캬~~~ 새퍼트 자세 죽이네요. 제가 가까이가니 동양인 처음 보는지 잡아 먹을 듯이 짖어 대던... 미국선 그런 일 잦습니다. 흑인 동네서만 자란 개들이 백인 보고 짖고, 백인동네서만 자란 개들이 유색인종 보면 짖는... 자기만의 색깔을 낸 차들도 보이는군요. 그데 이름이 왠 비틀쥬스.... 예원이가 가장 맘에 들어하던 차였습니다. 역시 신형을 알아보는군요. 여자분이 주인이신듯... 깔끔한 안팎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사실 이런 차들은 자런 자동기어가 안어울리죠. 터프하게 수동으로 몰아야 제 맛. 그리고 승차감은 제로이기에 출퇴근용으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름도 많이 먹고...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이런 제품도 상당수 팔리는 실정. 예원이가 정말 맘에 들었는지 눈을 못 때는... 예원아 너 어렸을 때 아빠도 이거 있었단다. 유지비 많이 나와 팔았지만... 암튼 즐기는 데는 못 당하는 미국인들입니다. 우리와는 다르죠. 돈 = 성공이란 등식이 많은 우리들에겐 즐기기 위해 사는 이들의 모습이 하염없이 게으르고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건 다른 것이지 잘못된 게 아니죠.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할 때 이 큰 미국이란 나라가 또 돌아가는 게 아닐지 싶네요. 짚차 소개하면서 별 소릴 다하네요. 그럼 또 다음 포스팅으로 뵙겠습니다. |
출처: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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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알 보았습니다....
덕분에 좋은 사진 잘봤습니다 . 사진대비 설명 정말로 좋았습니다 . 딸을 정말로 사랑하는 아빠군요 ? 예원아빠 행복하십시요 ?
저집 장사 저걸루 끝이내요,이실직고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