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富士山 3,776m]
‘비교할 수 없는 고봉’ 이란 뜻의 후지노따까네[不二노高嶺]라는 별칭처럼 명실공히 일본의 최고봉으로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후지산은 높이가 해발 3,776m로 혼슈[本州] 중부 야마나시현[山梨縣]과 시즈오카 현[靜岡縣]의 태평양 연안에 접해 있다. 이 산은 지금부터 약 1만년 전 섬이었던 이즈반도가 지각변동에 의해 혼슈에 부딪히면서 융기해 생긴 활화산으로 10여 차례의 분화를 기록하고 있다. 1707년 마지막으로 폭발한 이 산은 기저의 둘레가 125㎞에 이르며, 경사각은 정상 32-35도, 산기슭이 2-3도로 완만한 편이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식물군은 1,300여 종이며, 약 13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한다.
후지산 기슭에는 일명 富士五湖라 부르는 야마나까호[山中湖]와 카와구치호[河口湖], 사이호[西湖], 쇼지호[精進湖], 모또스호[本栖湖] 등 5개의 작은 호수가 있는데, 가와구치호는 호수의 잔잔한 수면에 후지산의 영상이 거꾸로 비치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지하수와 개울이 풍부해 제지·화학 산업과 농업에 유리하며, 무지개송어 양식과 낙농업도 행해진다. 대칭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산꼭대기가 눈으로 덮인 이 원뿔형의 화산은 일본에서 많은 예술적 주제가 되어왔다. 후지산은 일본의 상징으로서 자기 동일시의 가치를 지녀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수천 명의 일본인이 산꼭대기의 신사로 등산을 하는 등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富士箱根伊豆國立公園]의 주요지형물이다.
후지산은 7월과 8월이 공식 등반시즌으로 개산식은 7월 1일이고, 폐산식은 8월 31일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보통 눈이 녹고 날씨도 비교적 온화하며 대중 교통수단으로 쉽게 갈 수 있고, 모든 산장이 문을 열게 된다. 개산식이 열릴 때면 일본인 뿐만 아니라 아마 전체 등반객 중의 1/3 정도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후지산 등반 성수기는 7월 20일~8월 말까지 계속되는 방학기간이다. 성수기 중의 성수기는 8월 중순의 오봉(추석) 기간으로, 등산객들이 말 그대로 길에서 줄을 서 있어야만 하는 때이다.
오봉 기간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품고 산을 올라가는 독특한 모습과 우정이라는 후지산 등반의 가장 즐거운 점 중 하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후지산 정상에는 ‘샌겐대신’ 을 모시는 오꾸미야[奧宮]가 있다. 개산식이 열리는 날 치르는 ‘오와라지[おわらじ, 짚신]봉납’ 때에는 사람 키의 2배나 되는 길이 3m, 폭 1.2m, 무게 80kg의 초대형 짚신을 오꾸미야에 바치고 후지산의 무시등반을 기원한다.
몇몇 산장은 공식 등반시즌이 시작하기 며칠 전에 문을 열거나 9월 중순까지 문을 열고 있다. 보통 10월까지는 후지산에 눈이 없거나 거의 눈이 내리지 않지만, 쇼울더 시즌(성수기의 다음 시즌)에는 정상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갈 수 있으므로 등반유경험자들만 6월 말 또는 9월 등산을 고려해야 한다. 10월부터 6월 중순까지 정상에 오르는 것은 강한 바람과 기상조건, 눈, 얼음, 눈사태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등반시간을 조정한다. 또한 구름이 끼지 않은 산을 보려면 이른 아침시간대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첫날 7고메나 8고메의 산장까지 등반한 뒤, 둘째 날 일찍 정상까지 등반하기 전에 산장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여름의 일출은 새벽 4:30~5:00 사이의 매우 이른 시간이다.
잘 알려진 또 다른 방법은 저녁 10시에 5고메에서 등반을 시작하여, 밤새도록 등반하여 일출 시간에 정상에 도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피곤한 등산법이며 고산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분화구 근처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후지산에서 가장 높으며 일본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은 요시다구치 길로 정상까지 가는 반대편에 있는 기상관측소 옆에 위치하고 있다.
♠♠♠ 후지산 등산루트 ♠♠♠
후지산은 산기슭의 1고메(合目)부터 정상인 10고메까지 나누어져 있다. 해발 1400~2400m 정도인 5고메까지는 포장된 도로를 이용해서 갈 수 있다. 산의 다른 방향에 4개의 5고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서부터 정상까지의 등반을 시작한다.
▶카와구치코(河口湖) 5고메(合目) (야마나시현/山梨県)
▪ 고도: 약 2300 m
▪ 하산: 3-4 시간
▪ 등산: 5-6 시간
정상까지 등반하는데 가장 인기 있는 베이스 캠프로 후지5호(富士五湖)지역과 도쿄(東京) 중심부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5고메이다. 이 5고메까지의 길은 후지 스바루선으로 유료 도로이며(2300엔), 여름 휴가 성수기 동안에는 개인차량으로 갈 수 없다.
요시다구치(吉田口) 길은 가와구치코 5고메에서 정상까지 이어진다. 많은 산장들이 7고메와 8고메 부근의 길에 늘어서 있으며, 등산길과 하산길이 나뉘어져 있다. 이쪽 방향에서는 일출을 볼 수 있다.
▶스바시리구치(須走口) 5고메 (시즈오카현/静岡県)
▪ 고도: 약 2000 m
▪ 등산: 5-6 시간
▪ 하산: 3-4 시간
이 5고메는 해발 20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바시리구치 길의 베이스 캠프이다. 스바시리구치 길은 요시다구치 길과 8고메 근처에서 만난다.
JR 고덴바역에서 5고메까지 버스가 연결된다.(1시간 20분)
5고메 주변은 초목이 무성하여 분위기가 좋은 편이나 이용자가 적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하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고텐바구치(御殿場口) 5고메 (시즈오카현/静岡県)
▪ 고도: 약 1400 m
▪ 등산: 7-9 시간
▪ 하산: 3-4 시간
가장 낮은 5고메로, 다른 5고메에서 정상 등반하는 것보다 훨씬 길다. 고텐바구치 길은 고텐바 5고메에서 정상까지 이어진다. 7고메와 8고메 부근에 약 4개의 산장이 있다. 하지만 등산로가 워낙 길어 일반인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우며, 주로 하산로로 많이 이용되는 등산로이다. JR 고덴바역에서 신5고메까지 버스가 연결된다.(40분)
▶후지노미야구치(富士宮口) 5고메 (시즈오카현/静岡県)
▪ 고도: 약 2400 m
▪ 등산: 4-6 시간
▪ 하산: 3-4 시간
정상에 가장 가까운 5고메인 후지노미야구치 5고메는 후지노미야구치 길을 경유하여 북쪽으로 접근하는 베이스 캠프이다. 등산로의 경사가 심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도쿄와 오사카[大阪] 사이의 도카이도 신칸센[東海道新幹線] 철도역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으며, 등로를 따라서 약 6개의 산장이 있다. 후지노미야구치 5고메까지의 길은 무료이고, 등반 시즌이 절정일 때는 개인 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
♣♣♣ 산장 ♣♣♣
카와구치코 길에는 7고메와 8고메 사이에 12개 이상의 산장이 있다. 다른 길들은 카와구치코 길보다 산장이 훨씬 적다. 보통 1박에 1인당 약 5000엔으로, 두 끼의 식사를 포함하면 1인당 7000엔이다. 성수기에는 산장이 아주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 산행시 준비물 ♣♣♣
신분증(여권), 중형배낭(35-40L 정도), 산행시의 도시락, 행동식, 간식, 수통, 고글(선글라스), 방풍복, 등산화, 등산모, 장갑, 예비내의, 예비복, 헤드렌턴, 세면도구, 카메라(디지털 카메라), 스틱, 비상의약품, 필기구 등
♣♣♣ 고산병 ♣♣♣
사람의 몸은 갑작스런 고도 증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두통, 나른함, 메스꺼움 등의 위험이 있다. 후지산을 등반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고산병에 걸린다.
고산병을 피하기 위해서는 잦은 휴식을 취하며 느린 속도로 산을 공략하기 바란다. 7고메나 8고메 근처 산장에서 1박하는 것은 정상까지 바로 등반하는 것에 반대되는 것으로 추천된다. 작은 산소통을 5고메와 산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이는 고산병을 예방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