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는 꼬리가 없다.
"줄곧 인상 쓰고 있던 남편이 현주를 보자 눈꼬리가 내려가면서 완전히 딴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 말에서 '눈꼬리'가 이상하지 않나요?
눈에는 '꼬리'가 없습니다.
그 대신 '초리'가 있지요.
'초리'란 '어떤 물체의 가늘고 뾰족한 끝 부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눈초리' 대신 '눈꼬리'를 쓰는 사람이 흔합니다.
거의 다 "눈꼬리가 어쩌고저쩌고" 하지
"눈초리가 어쩌고저쩌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날카로운 눈빛을 얘기할 때는 백이면 백 "눈초리가 사납다"라고 합니다.
이것을 보면 사람들이 시선을 얘기할 때는 '눈초리'를,
눈의 가장자리를 얘기할 때는 '눈꼬리'를 쓴다는 거지요.
하지만 아직은 사전에 '눈꼬리'는 '눈초리'의 잘못이라고 밝히고 있으니
무조건 '눈초리'를 써야 합니다.
* 눈쌀을 찌푸리지 맙시다.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한글맞춤법에는
'한 형태소 안에서 받침이 없거나 ㄴ, ㄹ, ㅁ, ㅇ 받침 뒤의 첫 소리가 된소리로 나면 된소리로 적는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빠, 잔뜩, 글썽, 움찔, 몽땅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눈쌀'도 당연히 그렇게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한 형태소'라고 했습니다.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입니다.
'오빠'에서 '오'와 '빠'는 아무 뜻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때의 '오'와 '빠'는 형태소가 아닙니다.
'오빠'가 형태소입니다.
따라서 '잔뜩', '글썽', '움찔', '몽땅'이 한 형태소입니다.
하지만 '눈쌀'은 아닙니다.
'눈쌀'은 한 형태소의 말이 아니란 얘깁니다.
이미 '눈'이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태소가 둘 이상 더해진 말은 형태소 각각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합니다.
그게 법입니다.
그래서 '눈쌀'은 소리가 그렇게 나더라도 '눈살'(눈+살)로 적어야 합니다.
'눈'의 '살'을 찌푸리는 것이잖아요.
눈의 받침 'ㄴ' 때문에 뒤에 있는 말 '살'이 '쌀'로 소리나는 것일 뿐입니다.
'눈동자'나 '눈빛'도 그렇습니다.
또 '이맛살'은 '이맛살'이 맞습니다.
'이마'와 '살'이 더해지면서 그 사이에 사이시옷이 붙은 겁니다.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뜻하는 말로
"탐관오리의 등쌀에 시달리는 백성들"에서는 '등쌀'입니다.
탐관오리의 등에 붙은 살 때문에 백성들이 시달리는 건 아니잖아요?
'등쌀'은 둘로 나눌 수 없는 한 형태소의 말인 겁니다.
- '건방진 우리말 달인 1'(엄민용/다산초당)에서
첫댓글 오늘부터 한 영역 넓히겠습니다. 우리말 공부를 차근차근 해보겠습니다 . 연습...'아까는 남편의 눈초리가 올라갔더니, 지금은 싱긋 웃어주네요"...선생님 ,맞습니까?
잘 하셨습니다. 공부라 생각지 말고 그냥 함 읽어두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유익한 글입니다.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자주 오시다 보면 실생활에 조금 도움이 될 때도 있을 겁니다.
가게 지키지 않고 놀다 왔다고 남편의 눈초리가 날카롭습니다...ㅋㅋ. 제가 가게 밖을 나가기만 해도 눈살을 찌푸리지요..내가 아까운가???ㅋㅋ
그렇지, 그렇지. 당근 콩쥐님을 밖에 내보내기가 아까워서지요. 사랑의 눈초리 맞습니다. 그러니 부군이 절대로 콩쥐님 등쌀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세요.^^*
눈초리, 눈살, 등쌀... 우리말 공부가 반복 될수록 국어점수가 내려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과락을 면해야 눈살이 안 찌푸려질텐데... ^^
공무원 시험에 나오는 맞춤법은 이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구석에 있는 문제를 내느라고 출제자들이 얼마나 고심을 하는지. 그래서 공무원이 된 사람들은 국어가 정말 어렵다고 얘기하지 싶어요. 이런 건 사실 좀 틀려도 괜찮은데...
한 형태소 안에서 받침이 없거나 ㄴ,ㄹ,ㅁ,ㅇ 받침뒤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면 된소리로 적는다...제대로 이해는 했습니다. 잘 사용할지는 제 기억력의 한계를 알고 있으므로 자신이 없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굳이 그걸 다 욀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그까지는 기억하지 못하는걸요. 위 내용에 있는 3가지만 기억해도 도움이 될 겁니다.^^
눈초리, 눈살(눈+살), 이맛살(이마+살), 등쌀과 오빠는 한 형태소지요? 선생님^^*
그렇습니다. 낱말을 더 잘게 '오+빠'로 나누면 뜻이 없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