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매각?'
롯데그룹이 야구단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야구단 출신으로 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부산지역의 한 야구관계자는 "최근 그룹 고위층이 비서진에게 야구단 매각을 검토하도록 지시했었다"고 증언했다.
82년 프로야구 창단멤버로 21년 동안 야구단을 운영해온 롯데그룹이 야구단 매각을 검토한 것은 야구단이 그룹 이미지에 지나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구단은 지난해 최하위에 이어 올해에는 한국 프로야구사상 첫 '100패'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이 예상될 만큼 침체에 빠져 있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팬들의 반응이라는 게 그룹 내부의 공통적 의견이다. 롯데는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년 동안 마해영 전준호 조경환 김민재 등 주요 선수를 팔거나 트레이드해 부산팬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또 올해는 백인천 감독이 취임하며 사실상 2군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바람에 열광적인 부산팬들의 분노를 자극, '롯데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있었다.
부산시민들은 롯데가 부산에 호텔과 백화점을 유치해 큰돈을 벌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있는 야구단에 대한 투자가 인색하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구단을 매각하지 않는 이유가 최근 옛시청 자리에 짓고 있는 107층짜리 롯데월드 때문이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또 부산 출신의 유망주인 추신수 백차승 송승준 등이 미국으로 떠난 것도 롯데가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올해 광주일고 에이스 김대우를 지명하고도 놓친 것 역시 돈을 아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롯데구단에서 단장을 지낸 A씨는 "우승을 하면 연봉을 많이 인상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우승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몇년 사이에 나빠진 팬들의 감정뿐만 아니라 창단 이후 20년 동안 굳어진 '투자하지 않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사장이나 감독 경질만으로는 치유되지 않을 만큼 악화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구단 관계자는 "매각 검토가 일단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지역 여론이 좋아지지 않고 있어 구단 매각은 언제든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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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프로야구단 매각 검토…팬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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