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시사철 다른 색깔을 뽐내는 청송...지금은 가을빛깔에 흠뻑 물들여져 있다 |
처음으로 직접 차를 끌고 떠난 여행지로 청송을 선택했다. 유명 관광지처럼 교통 표지판과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시골길을 달리는 듯한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
어 여행길이 즐겁기만 한 곳이다.
처음 도착한 곳은 주왕산국립공원. 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슴이 벅차다. 너무도 푸른 가을 하늘, 그
아래‘멋지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기암절벽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등산을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었지만, 주왕산을 처음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트래킹을 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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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폭포 | 제3폭포 |
주왕산에서 빠뜨릴 수 없는 비경 제1폭포를 거쳐, 제2폭포, 제3폭포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 힘들
면 제1폭포 정도만 보고 돌아올 요량이었는데, 놀랍게도 제3폭포까지의 길은 거의 산책로 수준이
다. 주변에는 임산부와 갓 걸음마를 뗀 듯한 어린 아이들까지도 제 힘으로 산행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산세가 험한 정도와 산의 아름다움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너무도 편안
한 발걸음에 비해, 순간순간 마주하는 절경은 가히 놀랍다. 각각의 폭포들도 멋있었지만, 중간 중
간 마주치는 기암절벽들은 비슷하면서도 느낌이 저마다 다르다.
주왕산에서 내려오자 어느덧 늦은 오후. 약간의 여유 시간이 있는 것 같아 둘째 날 새벽 일정으로
잡아두었던 주산지로 차를 몰았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장으로 더욱 유명해
진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다. 몇 년 전 우연히 발견한 주산지의 사진 한 장
에 반해,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청송으로 정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주
산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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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에 잠긴 왕버드나무가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주산지는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가야 한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그곳엔 사진
에서처럼 물 속에 잠긴 왕버드나무 30여 그루가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닥에 거울을 깔
아놓은 것 마냥, 푸른 하늘부터 그 아래의 나무기둥과 나뭇가지의 모습이 섬세하게 그대로 물 위
에 그려진다. 해질 무렵이 되자 똑같은 나무의 모습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튿날 아침 주산지를 다시 찾았다. 비록 물안개 끼어있는 주산지를 보진 못했지만, 전날과는 다
른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카메라로 볼 때는 전날이 훨씬 멋져 보였지만, 실로 보는 것은 아
침녘의 주산지가 더욱 아름답다. |
| 달기 약수터 | 청송에서의 마지막 여행 코스는 달기약수터. 하탕, 중탕,
상탕, 신탕 등 10 여개의 약수터들이 모여있다. 꼭 설탕을
뺀 사이다 맛인데, 탄산수이기 때문이란다. 근처엔 이 달기
약수로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식당 수 십 여개가 모여 있다.
백숙과 닭불고기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토종닭불백을 먹
으며 청송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청송에서의 1박 2일 덕분에 새로운 일주일을 더욱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Tip 청송 여행 이모저모
* 먹거리
청송은 달기약수를 넣어 만든‘달기약수 백숙’이 유명하다.
약수터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메뉴를 선보
이고 있다. 추천하고 싶은 곳은 경남식당(054-873-4859)으로‘토종닭 불백’을 맛보기를 권한다.
닭고기를 다져서 닭고기를 다져서 고추장 양념에 잘 버무려 숯불에 석쇠로 구워내는 닭불고기가
나온다. 그 다음 커다란 토종닭다리 백숙과 노란색과 갈색이 섞인 듯한 국물이 인상적인 닭죽이
함께 나온다. 양도 푸짐해서 2명이 먹으면 좀 많고, 3명 정도면 적당하다. 가격은 3만원.
* 잠잘 곳
청송에는 아직 펜션이나 고급 숙박업소는 없는 듯. 주왕산국립공원입구 근처에 민박과 모텔이 밀
집되어 있어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
비수기 평일에 민박집을 이용하면 대부분 1인당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 방과 거실, 주
방, 욕실이 갖춰져 있다. 주산지 근처에는 주산지민박(054-873-4093)이 가장 가깝다. 새벽에 물
안개가 자욱이 낀 주산지를 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가족여행객이라면 고택체험도 좋은 추
억거리가 될 수 있다. 99칸짜리 송소고택(054-873-0234)은 2인 기준으로 하루에 5~7만원이다.
* 교통편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안동 IC로 나온 후 31번 영덕·,청송 방향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청송
은 대중교통이 좋은 편이 아니다. 주왕산의 경우 동서울, 부산, 대구에서 주왕산 국립공원행 버
스가 있지만, 주산지나 달기약수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은 무리다. |
|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주왕산과 기암절벽의 모습 |
* 1박 2일 추천 코스
청송의 1박 2일 코스로는 주왕산-주산지-청송민속박물관-달기약수터 코스가 적당하다. 조금 부지
런을 떤다면, 양반의 고장 안동의 반나절 투어도 가능하다. 하회마을, 하회탈박물관, 병산서원의
경우 이동거리가 가깝고, 서안동 IC도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축하합니다
11월호 당선자는 고현주씨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잘 어울리는 주산지와 가족이 함께 여행하기에
무리가 없는 주왕산 트래킹 코스와 특별한 맛을 제공하는 달기약수터에 대한 소개를 잘했다. 주
산지는 사진작가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자연의 특별함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
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정리 / 최영진 기자 |
| 해질무렵 주산지에서 나오는 길 |
| 작성기준일 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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