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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렁탕과 곰탕 >
필자는 그동안 많은 주제를 가지고 요리책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요리책의 주제가 변하지 않고 계속 출판되는 내용은 국,찌개,전골이였습니다. 아무리 먹을 것이 많아졌다 해도 한국인의 식성인 국물 좋아하는 습관은 버릴 수 없어 국.찌개,전골 요리책을 가장 많이 찾는다 합니다.
국은 반찬이 없어도 김치만 있다면 밥을 말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더군다나 그 국이 고기국이라면 한끼 든든하게 먹었다는 느낌 때문에 하루종일 안심이 됩니다.
> '탕'과 '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국을 ‘탕’이라고도 하는데 어느 것은 ‘탕’, 어느 것은 ‘국’이라 부르니 뭐가 다를까요?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국들을 어떻게 부르는지 볼까요?
콩나물국,시금치국,배추된장국,미역국,무국 등으로 부르고 탕,설렁탕,갈비탕삼계탕,도가니탕,대구탕,추어탕 등으로 부릅니다.
여러분도 다르다는 걸 금방 아시겠지요?
채소로 끓인 것은 국이라 했고, 고기나 생선으로 끓인 것은 탕이라 했습니다.
국은 일상적으로 물기 없는 밥을 잘 먹게 하는 국물로의 역할이며, 특히 된장국은 국물에 짠맛과 감칠맛까지 주니 찬 없는 밥상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은 한문으로 표기하면 갱(羹),탕(湯)이라하나 지금은 제사상에서 갱과 탕이란 말을 구별 지어 씁니다. 메(밥) 옆에 맑은 국물만 있는 것은 갱이라 하고 앞줄에 육탕,어탕,봉탕의 세 그릇을 놓는데 여기에서도 채소국은 밥용이고 고기국은 안주용으로 놓여집니다.
어쨌든, 탕은 지금에 와서 한 그릇 음식으로 한 끼의 식사를 잘 할 수 있는 식단입니다. 설렁탕집이 엄청난 규모로 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 설렁탕과 곰탕
설렁탕 |
궁중에서는 설렁탕은 오랜 시간 고아야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먹은 기록이 없습니다. 대신 곰국이 많이 나오지요.
고음이란, 쇠고기뿐만 아니라 양,붕어,닭,전복,해삼 등을 흐물흐물할 정도로 고아서 그 국물의 엑기스를 보양식으로 먹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정조 때 혜경궁홍씨의 나들이에 중도에서 먹는 음식으로 가장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음은 그대로 두면 동물성 아교질이 굳어 ‘족편’이 되지요. 옛사람들은 가장 맛있는 술안주로 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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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 족편 |
요즘 설렁탕과 곰탕을 구별하지 못하고 쓰고 있는 것 같은데요.
곰탕은 뼈 없이 고기살,내장,꼬리 등을 넣고 고기가 알맞게 물러질 때 까지 끓여 건져내어 양념을 합니다. 끓일 때 통무를 같이 넣어 건지로 같이 쓰고 양념은 간장, 마늘,후추로 합니다.
따라서, 곰탕이 설렁탕보다는 상등인 셈이지요.
음식이란, 시간이 흘러 역사가 바뀌고 잘 알지 못하는 상식을 그대로 쓰다보면 원래 본질은 사라지고 의미조차도 달라지고 됩니다.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를 잘 이해하여 식당에서도 메뉴 이름을 잘 붙이고, 먹는 이도 상식으로 알아둔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