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다.
어느날엔가 TV에 나온 남자 주인공이 너무 잘생겼단 생각은 했지만 영화를 볼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뭘 의미하는지 아리송했다.
다리를 쓸수 없어 평생을 집에서만 살아야 하는 여자주인공 조제는 할머니를 졸라 새벽에 유모차를 타고 나온다. 낮에는 자신을 보는 세상사람들 눈이 두려워 사람이 없는 새벽에, 세상을 볼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이불더미로 유모차를 덮어 무엇이 유모차안에 있는지 알수 없도록 한 채로. 그리고 조제는 칼을 늘 들고 있다. 혹여 덮치는 남자들을 방어하기 위한 호신용으로. 마작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남자 주인공은 마작판에 떠도는 소문(유모차에 뭐가 있으며 할머니의 정체가 뭔지등등)을 듣게 되는데 그날 새벽 할머니가 놓친 유모차가 담장에 부딪히면서 조제와 만나게 되고 할머니의 아침식사권유로 조제와의 만남을 지속하게 되면서 영화는 전개된다.
학교라곤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할머니가 주워오는 책들을 너무읽어 다 외워버릴정도가 되버린다. 조제는 사강의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인데 사강의 책들을 너무 읽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기를 조제라고 한다. 호랑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장 무서운 것을 보고 싶었단다. 호랑이를. 동물원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본다. 물고기들의 의미는 수족관을 처음으로 왔지만 휴관이어서 돌아오는 길에 객실이 수족관처럼 되어있는 곳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래서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이란 제목이 붙었다.
난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울어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라고 했다가 정말 가려고 하자 가지말라고 슬피 우는 장면에서. 여성장애우의 아픔이 내가슴을 파고 들었다. 1년여의 동거생활후 남자가 부모에게 인사시키려다 결국은 포기하게 되고 이미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한 조제는 담백하게 이별을 한다. 그날 다른여자를 만난 남자는 오열을 하고, 조제는 원래 혼자였던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과 마주하면서.
사랑앞에 무엇이 장애물이 될수 있을까마는 영화속에서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여성이 장애인이 경우에는. 시설에서 자라다 도망쳐 세상과는 유리된채 살았던 조제! 하늘위에 떠가는 뭉게구름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단 조제! 남자와 세상구경을 하면서 처음 접하는 모든것에 흥분했던 조제!
우린 너무나 가진게 많다. 너무 많다. 그런데 늘 없다고 아우성치면서 산다. 조제에겐 떠다니는 구름도 마음대로 볼수 없는데 말이다. 나 역시 욕심쟁이다. 늘 더 갖고 싶어 안달이다. 조제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본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큰 말씀을 주신것이다. 영화를 통해서. 우리들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고.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살라고.
마음을 파고든 조제의 아픔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귀한 계기가 되는 4월의 봄날에......
첫댓글 제가 책을 많이 안읽어서 좀 무식, 사강의 어떤 소설인지 잘모르겠음.
저 이영화를 다음케페에서 본 영화 된..
보리님의 글속에서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감사!
이 영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현재는 사시네마에서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말씀은 교회에서 드리지요.
어제 아무 말이 없어서
김빈들님 보리님이 아니고 나무님인데요
하늬 누구세요? 저는 김용분이고 제가 보리거든요. 그런데 보리님이 아니고 나무님이라고 하는것은 무슨말? 나무는 이경남집사님이에요. 하늬님 궁금해요.누구세요?
조제란 이름은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 중 1957년 작 <한달후, 일년후>와 1961년 <신기한 구름>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입니다. 아주 고집이 세고, 자의식이 강한 주인공입니다.이작품에서 호랑이와 물고기를 제목으로 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리님
풀잎님! 누구세요? 넘 궁금해요. 인사나누기로 해요.
조제에게 세상은 아주 무서웠습니다. 조제는 자신을 숨기고 다녔지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조제는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항상 칼을 갖고 다니면서 실제로 사람을 찌르기도 할 만큼 세상을 두려워했는데, 조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무서움을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봅니다. 그 무서운 세상을 호랑이
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제는 숨어 살았지만 늘 밖으로 나오고 싶었습니다. 문 닫힌 수족관에서 벽 너머에 있는 물고기들을 향해 헤엄쳐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소리치는 것이었겠지요. 그러나 조제는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겠지요.
조제에게 호랑이는 세상에 나가기 위한 관문이며 사랑하는 사람은 통로가 아닐까? 또한 여자로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기도, 제목에서 '물고기들'로 표현한 것은 복수의 개념으로 사회을 의미, 그 사회에서 조개가 되어도 좋으니 섞여 있기를 바라며, 그사회는 결코 평화롭지만 않은 듯, 모텔에서의 물고기의 표현은 위협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