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짐을 풀고 나오니, 아주머니는 계시지 않고, 두 개의 고구마, 두 그릇의 식혜ㅡ 주인 아주머니, 사람을 웃게 하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카페에 책이 제법 있었는데, 거의가 여행 서적입니다. 뒤져 봤지만, 아프리카 여행 서적은 따로 없었고, 커피 기행이라는 책 속에 케냐와 탄자니아와 에티오피아가 있네요. 그리곤 한 권으로 끝나는 법이 없는 만화책들, 만화책 잘 읽지 못하시지요. 저도 그래요, 눈이 뱅글뱅글 :)
책 몇 권 챙겨가서 읽는 둥 마는 둥, 따뜻한 방에서 뒹구르르르를르를ㄹ르르, 낮잠을 잡니다.
똑똑똑똑, 주인 아주머니의 노크 소리, "식사들 하세요!" 주인 아주머니가 해주는 무겁고, 맛있는 식사 후, 커피를 두어잔 마시고도, 또 다시 깊은 잠, 이거 거의 파주 지지향에 갔던 그 겨울과 동급입니다. 기억하시지요?
쪼개진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조각들, 이제껏 가본 숙소 중에, 빛을 방에 들여놓는 방식이,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고개를 돌릴 것도 없이, 바로 폭이 좁고 가로로 긴 하늘이 보입니다. 밤인지, 아침인지, 날이 흐린지, 맑은지, 시계를 보지 않아도, 침대에서 일어나 커텐을 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해주는 친절한 창 아래에서, 눈을 떴다, 다시 감고, 눈을 떴다, 다시 감고를 반복하다, 아침도 먹고 산책도 하기로ㅡ
주인 아주머니가 손수 만드셨다는 복숭아쨈이 참 맛있습니다. 당신도 아마 무척 좋아할 겁니다.

아침 식사 후에, 숙소 뒤를 걸어 올라가봤습니다. 동네 개들이 자꾸 짖어댑니다. 언젠가 문학상 당선 단편 소설집쯤에서 읽은 소설이 생각날듯 말듯 합니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양평에, 아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손님이 오는지 설레이고 기다려진다는 비아지오 주인 아주머니, 말이지요. 다음에 함께 가요, 우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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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흠... 너무 예쁜 펜션이로군요. 기회가 되면 한번 가 봐야지...
끄덕, 가보지 않았지만, 강화도쪽에 무무게스트하우스도 같은 설계사라고 하니 참고하시길ㅡ
야~ 정말 믓진 여행이었겠어요. 근데..저 사진...꼭 무슨 여행수필책 표지인줄 알았어요. ^^
여름엔 잘 안그러는데 시린계절엔 종종 저렇게 굳이 남의 동네까지 가서 딴거 않고 실컷 잠만 자다 오고 그래요ㅡ (그런데 이 순간, 시간 아깝다 돈 아깝다 외치는 누구누구 목소리의 환청이 들립니다. ㅍㅍㅍ,.ㅍ) / 그러고 보니, 겨울잠 출장 여행에 카메라 동행은 처음 :)
저도 더운 여름엔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쌀쌀한 바람이 불 때부터 신이 납니다. 딴 데 가서 딴 거 안하고 실컷 잠만 주무시고 온다니.... 우와~ 쥐님 마음이 부자세요. 정말 럭셔리한 삶을 누리고 계신 거에요....흠, 그치만 하나도 안부럽다구욧!! ㅠㅜ / 저 사진은 그 유명한 쥐님표 얼굴 잘라내기의 또 다른 기법이로군요 ㅎㅎ
네네~ 바로 여기서 따박 따박 행복을 찾고 누리는 지혜로운 쥐님의 모습은 존재의 환희죠? 빛도 공간도 어렴풋이나마 그려집니다. 저 위의 타일사진이 룸인가요?
네 타일 사진이 알펜 화이트의 바닥 사진입니다.
후고 아저씨! 얼른 완쾌 하셔서 답장 하세요. 아틀란타 가시기 전에 바쟁 얼굴 보고 가셔야죠^^ 박쟁의 인기가 너무 좋아서 얼른 답장 안 하시면 못 보고 가실수도 있어요. 이번 여행은 쉼 이였네요...
ㅍㅍㅍㅍㅍ,.ㅍ 글이 복잡했군요, 저와 후고 아저씨 사이에 한 사람이 더 있습니다. 편지의 수신자인 당신은, 저와 후고 아저씨 관계의 통역사ㅡ / 아픈 사람은 후고 아저씨 아니고, 이 편지의 수신자 :) 답장을 보내야하는 사람도 후고 아저씨 아니고, 이 편지의 수신자 :) 아틀란타로 갈 예정인 사람은 후고 아저씨 맞아요 :) / 중요한 건, 한 사람의 독감이 빨리 나아야, 삼자회동이 바로 추진될 거라는거지요!!
미루님이 많이 편찮으시군요. 아~ 걱정 많이 되네요. 죽이라도 끓여 드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얼른 쾌차 하시길... ㅎㅎㅎ 이런 모질이 후고 아저씨 죄송해요^^ 멀쩡한 사람을 아픈사람 취급해서 ㅋㅋ
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 후고 아저씨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여행 후기 써주세요 / 전 철딱서니 없이 하와이 여행 후기 기다릴래요!! 아이리스님과 하늬의 한 달 열흘!!
진짜 물리선생님 맞아요? 문학 또는 미술샘이 더 어울릴듯~^^* 나도 두번째 사진이 수필집 책표지나 전시 포스터인줄 알았다우. 사진도 예술이네요~~ㅋㅋ~ 근데 폴라로이드 사진안에 들어있는 얼굴...쥐님 맞죠? 음...역시 화려한 싱글답당~ 부러버~~~ 글구 저 예쁜 펜션, 이름과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꼭 가보고 싶네요.
넵 사진 안에 들어있는 얼굴 저 맞습니다ㅡ 낙엽길에서 보호색 테스트 중인 쥐선생 :) / 펜션의 이름은 비아지오구요, 본문에 파란색 밑줄 viaggio 링크 걸려있으니까, 들어가보세요. 연락처는 비아지오 홈페이지 하단에 바로 보이네요ㅡ 010 3076 8875
어느 방에서 묵으셨수? 알펜 화이트 맞구나.. 방 세개를 보면서 어느방에서 묵었을까? 상상을 해보았지롱 .ㅋㅋ핑크빛 방에서 쿠울쿨 ~ 잤구나..ㅎ. 벨지안 브라운은 원목으로된 2층이 있어서 멋지구. 세상에~! 난 에게안 블루방 보면서..가슴이 조금 시리고 그러지 않겠수? 에게해와 블루..그리고. 하얀색 타일..게다가 그리 따땃하다니..거기서 지중해를 조금 맛볼 수도 있겠다..ㅎ 아유..예쁜것을 보면 이리 좋으니....ㅋㅋ 역시 난 부뉘기 약한가봐~ 밀밭여우 언냐가 만나면 이 믓찐 인테리어를 쪼매 설명해줘유.
^^ 참 기분 좋아지는 여행수다..였습니다~ 짧은 동화를 읽은 느낌!
:)
양평... 습기가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언제부터인가 작가들이 집을 짓고 얻고 그렇게 들어가 사는곳....편안한 휴식의 모습입니다~ ^^ 언제든 훌쩍 떠날수있음이 부러울뿐... ^^
넘 부러워요..자유로운 여행...^^ 양평은 가끔 가보곤 했는데 좋은 기억들이 남아있는 곳이에요 ㅎㅎ...
안녕하세요 쥐님, 어제 제 친구가 이곳 비아지오를 다녀왔다고 해요. 친구의 '좋더구나' 그 한마디에 천마디 말 담겨 있더라구요. 고맙습니다.
아~ 이곳 책에서 본적 있어요! 멋진곳을 다녀오셨네요
세렝게티 드로윙 - 잼있어서 [쥐죽은듯]님 글 보고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