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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의 문학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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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집 그리고 추억 스크랩 [마구로(참치) 이야기] 낙찰가 19억원 `보석 생선` 감동의 맛 `혼마구로`
ginasa 추천 0 조회 347 15.09.15 22: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마구로(참치) 이야기]

최고 낙찰가 19억원 ‘보석 생선

어떤 부위를 먹어도 감동의 맛
일본 아오모리현 오마의 명물 혼마구로



막 잡혀온 혼마구로
1, 3 오마항으로 막 잡혀온 혼마구로를 옮기기 위해 배에서 들어올리고 있다. 어부가 직접 외줄 낚시로 잡아온 것이다. 2 혼마구로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내장 을 빼고 무게를 잰 다음 바로 얼음에 재워 냉장 처리를 한다. 오마산 혼마구로를 증명하는 고유의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4 혼마구로를 잡아온 어부의 함박웃음에는 자랑스러움과 행 복감이 묻어나온다. 한 마리에 몇천 만원이 넘으니 로또가 따로 없다.

아오모리 가는 방법
▲ ** 아오모리 가는 방법
대한항공에서 매주 3회(수·금·일) 운항한다.
오마는 아오모리시에서 약 세 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나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문의: 아오모리현 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1-6191
생선 한 마리에 19억원이라니! ‘0’을 잘못 세었나 하고 신문 기사를 몇 번이나 다시 들여다 봤다.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오마(大間)에서 잡힌 혼마구로(ほ んまぐろ·참다랑어) 한 마리가 1억 5540만엔에 낙찰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환율로 18억 7000만원이다. 222kg짜리니 1kg에 무려 840만원이나 된다.

그 어마어마한 가격을 지불하고 낙찰받 은 사람은 사진 속에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활짝 웃고 있었다. 2013년 1월 5일 열린 일본 도쿄 쓰키지(築地) 시장 새해 첫 경매 소식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가격이라는 것은 수요와 공 급의 접점이 만들어낸다. 비정상적인 가격이 나올 수도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한 뿌리 가격이 소 1000마리와 맞먹었던 웃기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니 가격은 뭐 그럴만한 대단 한 이유가 있다고 치자.

하지만 대체 오마에서 나오는 혼마구로는 어떤 연유가 있기에 그런 귀한 대접을 받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매년 츠키지 시장 새해 첫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혼마구로가 바로 오마산이다. ‘검은 다이아몬드’ ‘생선의 보석’이라고까지 불린다.

마구로라면 우리가 참치라고 부르는 생선인데 몇 만원이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무한 리필’ 참치 회에 익숙해져 있는 마당에 그렇게나 고급스러운 참치라니, 상상이 잘 안 되었다. 이럴 때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자칭 타칭 미식가의 자세가 아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오마를 직접 찾았다.

혼마구로를 잡은 배
5 혼마구로를 잡은 배(왼쪽)가 빨리 냉장 처리를 하기 위해서 항구로 급히 들어오고 있다. 이런 행복한 귀선을 꿈꾸며 바다로 향하는 배와 교차한다.

어장인 앞바다로 나가는 길목
6 오마 항구에서 혼마구로 어장인 앞바다로 나가는 길목. 등대들이 배들을 맞는다. 7 오마는 일본 본토의 최북단에 있다. 최북단 기념비가 있는 곳에 이 지역을 상징하는 오마 혼마구로의 동상이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 동상에 관심 과 애정을 표시하곤 한다.

아오모리현 오마는 일본 본토의 가장 북쪽에 있다. 홋카이도(北海道)와의 사이에 있는 쓰가루(津?) 해협을 찌르는 듯한 모습으로 튀어 나와 자리 잡고 있다. 아오모리시에서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찾아간 8월 오마 항구의 풍경은 좀 썰렁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작은 어선들만 부둣가에 옹기종기 엉덩이를 맞대 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혼마구로를 잡는 시즌이 7월부터이니 이미 시즌 시작인데 너무 한가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저녁 무렵, 부둣가 스피커에서는 느릿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문리버(Moon River)’라는 팝송이다. 저녁 6시를 알리는 음악이었다.

부둣가에서 갑자기 술렁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바다 쪽을 쳐다보니 배가 한 척 빠르게 들어오고 있었다. 마중 나 온 듯한 여자 분의 얼굴에는 기대감인 듯 웃음이 스며있다. 배가 도착하고 조심스레 지게차로 생선을 들어올리는데, 꽤 크다. 혼마구로였다. 내장을 뺀 다음 내부를 깨끗이 씻고 무게를 잰 다.

그리고 바로 얼음에 재워 놓고 나무 상자를 가져와 이동을 위한 포장을 마쳤다. 이 모든 과정이 겨우 10분 정도나 될까 하는 짧은 시간 사이에 착착 빠르게 진행됐다. 잡아온 어부는 서 류 한 장을 받아들고 씩 웃으면서 배를 타고 다시 떠났다. 오마 혼마구로와의 만남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귀한 분을 잠깐 알현한 것처럼.

하마스시 혼마구로 스시
▲ 하마스시 혼마구로 스시. 왼쪽부터 오오토로, 츄우토로, 아카미의 순이다. 각각 독특한 나름의 맛이 있다.

치쿠린보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
▲ 치쿠린보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 아직 맛이 덜 들었다고는 하지만 냉장 상태로 맛보는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는 입안에서 그저 살살 녹는다.

낚시로 잡은 뒤 첨단 시스템으로 신선도 유지

오마에서 마구로를 잡 아온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라고 한다. 인근에 있는 5000여 년 된 조몬(?文) 유적지에서도 그 뼈가 발견됐다. 마구로는 여러 종류 중에서 혼마구로를 최고로 친다. ‘혼’은 ‘진짜’라는 뜻이다. 오마에서 잡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 다른 곳에서도 혼마구로가 잡히기는 하지만 오마의 것이 가장 인기가 있고 비싼 가격에 팔리는 데에는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오마의 바다 지형 때문이다. 혼마구로는 멀리 타이완 해협에서부터 이동해 온다. 양질의 먹이를 찾아 봄부터 쓰시마 해류를 타고 북상하다가 일본 본토와 홋카이도 사이에 있는 쓰가루 해협을 통해 오마 앞바다로 들어오게 된다. 쓰가루 해협의 대부분이 깊은 바다인 것과는 달리 이곳에는 얕은 바다 지형이 발달해 있다. 깊은 바다의 플랑크톤이 이곳으로 올라와 모 이면 혼마구로가 좋아하는 먹이인 오징어, 새우, 고등어 같은 것들 역시 모여들게 된다. 먼길을 오면서 깊은 바다의 거친 물살을 헤치고 살아남아 육질이 단단해진 혼마구로는 이 오마 앞바 다에 머물며 휴식을 하고 마음껏 영양 보충을 한다. 그래서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맛을 좌우하는 지방질이 잘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낚시로 잡는다는 것이다. 그물로 잡게 되 면 갇혀서 날뛰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이 올라가고 그러면 육질이 떨어진다. 낚시로 잡으면 그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오마는 특히 사람이 직접 외줄낚시로 잡는 것으로 유명한데 , 지금도 60% 정도의 어부가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실력 있는 어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40%는 바늘이 여러 개 달린 주낙을 이용한다. 어장이 좁아서 저녁 6시를 기준으 로 외줄낚싯배와 주낙 배들이 교대한다는 룰을 정해 놓고 있었다.

셋째, 신선도를 유지하는 처리 시스템 덕분이다. 앞바다에서 혼마구로를 잡은 다음에 배가 바로 항구로 돌아오면 거 의 10분 이내에 모든 처리를 마치는 효율적 시스템 덕분에 최고 수준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오마에서는 냉장 유통을 기본으로 한다. 모든 생선의 맛은 역시 냉장한 것이 냉동 보다 더 낫다. 이런 시스템이 오마 혼마구로의 맛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마지막 이유는 바로 희소성이다. 일본 전역에서 소비하는 혼마구로는 약 4만t이다. 한 마리에 평 균 100kg이라고 크게 잡아도 40만 마리나 된다. 오마에서 잡히는 혼마구로는 잘해야 연간 2000마리가 고작이다. 웬만한 스시 요리사들도 평생 오마 혼마구로를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경우 가 많다고 한다. 이러니 비싸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교사이센타 놋게동(덮밥)
▲ 교사이센타 놋게동(덮밥). 쿠폰으로 자신이 원하는 해산물을 사서 밥에 얹어 덮밥을 만들어 먹는다. 저렴하고 아주 싱싱하다.

하마스시 혼마구로 덮밥
▲ 하마스시 혼마구로 덮밥. 오마 혼마구로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오오토로, 츄우토로, 아카미 세 부위를 따뜻한 밥에 얹어 만든 덮밥을 먹는 것이다.

오마 혼마구로 부위
진한 우유를 먹은 듯 고소한 뱃살


오마 혼마구로를 직접 먹어봤다. 여자가 멋진 남자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보다가 남자 친구 얼굴을 쳐다보니 ‘오징어’로 보였다는 농담이 있는데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아카미(赤身·등살), 츄우토로(中とろ·옆구리살), 그리고 오오토로(大とろ·뱃살) 등 부위에 상관없이 모두 입에 착 달라붙으면서 살살 녹는 것이 지금까지 먹어본 것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생선 같았다.
오오토로는 마구로에서 가장 비싼 고급 부위지만 기름기가 너무 많고 느끼해서 지금까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마 혼마구로는 지방의 맛이 아주 산뜻한 것이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한 우유를 먹은 것처럼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뒷맛도 전혀 잡미가 없고 깔끔하게 사라지는 느낌이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오마에서 혼마구로 전문 ‘하마스시(浜壽 司)’를 27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토 아키히토(伊藤晶人·50) 사장은 “오마 혼마구로가 다른 지역의 것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지방질”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지역의 것은 지 방질이 딱딱하고 느끼해서 금방 질리는데 비해 오마의 것은 부드럽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감칠 맛이 가득 느껴지는 아카미도 역시 일품이었다. 가장 살이 많은 부위여서 값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지방이 거의 없고 철분에서 느껴지는 풍미가 경쾌해서 젓가락이 가장 많이 갔다. 아카미와 오오토로를 연결하는 중간 부분인 츄우토로는 두 부 분이 갖고 있는 맛의 장점이 잘 혼합돼 있어 좋았다.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모두 “아직 오마 혼마구로의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잡는 시즌은 7월부터 시작하지만 제대 로 맛이 나는 것은 10월부터라고 한다. 오마가 아직 썰렁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기온이 내려가고 수온이 차가워지면 지방질이 더 맛있게 차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내 입맛에는 충분히 맛있고 대단했다. 아직 맛이 덜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명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솔직히 1kg에 70만엔(당시 840만원)이라는 가격은 그래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일본 사람들에게 오마의 혼마구로가 왜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 대단한 가격은 알고 보니 역시 정상 이 아니었다. 애국심까지 곁들여진 과도한 경쟁 때문이었다. 그 거품이 사라진 작년과 올해의 신년 첫 경매 가격은 1kg에 2만5000~3만2000엔(약 25만원~32만원)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저 렴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마리에 몇 천만원 수준이다. 당첨금이 낮아졌어도 어부들에게는 여전히 ‘복권’인 것이다.

오마 항구에서는 오늘도 저녁 6시가 되면 노래가 흐를 것이 다. “오! 꿈을 꾸게 하는 그대, 내 마음을 애타게 하는 그대여, 그대가 어디를 가더라도 나는 그대를 따라갈 거에요(Oh, dream maker, you heart breaker, wherever you’re going, I’m going your way)”라는 가사처럼, 혼마구로를 쫓는 어부들의 바램은 어두워지는 하늘을 따라 꿈으로 내려앉을 것이다.

오래도록 이어져온 그 황홀한 꿈의 한 자락을 엿보고 왔다. 꿈결 같은 맛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

*아오모리현에서 오마 혼마구로를 즐길 수 있는 곳

하마스시(浜壽司)

하마스시(浜壽司)
靑森? 下北郡 大間町 浜町 69-3. 전화 0175-37-2739
br> 오마 혼마구로를 전문으로 하는 곳. 오마 항구 바로 옆에 있다. 1964년에 창업했으니 51년이 되었다. 현재 2대째 운영하는 중이다.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 및 스시, 덮밥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혼마구로 한 마리의 모든 부위를 다양한 요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코스 요리가 독특하다.

치쿠린보(竹林坊)

치쿠린보(竹林坊)
靑森? 靑森市 本町 5丁目 4-23. 전화 0120-149-998

아오모리 시내에 있는 고급 이자카야. 일요일은 휴일이다.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를 먹을 수 있고 다양한 창작 현대 일본 요리들을 하는 곳이다. 지도리 이시야키(닭고기 돌구이)가 특히 유명하다. 인테리어가 아주 훌륭하고 고급스러워서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곳이다. 규모가 큰 편이어서 단체로 갈 수도 있다

카에루(かえる)

카에루(かえる)
靑森? 靑森市 古川 1丁目 20-5. 전화 017-752-1061

아오모리시에서 오마 향토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 오마에서 나온 식재료만 사용한다. 오마 혼마구로 사시미도 물론 있다. 오마 출신의 주인이 요리를 하면서 운영한다. 작지만 정감 있는 옛날 느낌의 서민적인 이자카야. ‘오마 어부들이 밤에 먹는 야식’이 요리의 메인 콘셉트다. 일정시간 동안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술 뷔페도 있다. 일요일은 휴일.

아오모리 교사이센타(靑森漁菜センタ?)

아오모리 교사이센타(靑森漁菜センタ?)
靑森? 靑森市 古川 1丁目 1-11- 16. 전화 017-734-1311

생선과 채소를 파는 시장이지만 100엔짜리 쿠폰을 사서 그것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생선회 덮밥(놋게동 のっけ?)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 다양한 종류의 생선회와 수산물이 있다. 오마 혼마구로도 나올 때가 있다. 가격은 철에 따라 달라진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고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한 다음 즉석에서 즐길 수 있다. 화요일이 정기 휴일이 고 영업시간은 오전 7시~오후 4시.


주영욱 ● 주영욱
* 경영학 박사. 베스트레블 대표
* 음식·사진·여행을 좋아하는 문화 유목민. 마음이 담긴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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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전호성 객원기자·중앙포토

    ● 출처 : 중앙SUNDAY / http://sunday.joins.com/archives/108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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