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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몽키티를 아세요?
갑신년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차 즉 몽키티(Monkey Tea) 이야기부터 한자락 펴야 할 것 같다.
원숭이차를 중국 사람들은 원후차 또는 선후차라고 부른다. 이것을 영국 사람들은 몽키티라고 불렀는데
특히 선후차에 대해선 세인트 몽키티(St Monkey Tea)라고 까지 성인(聖人)의 반열로 격상시켜 부르고 있다.
원숭이에 선(仙)이나 성(聖)이란 접두어를 붙이게 된 유래는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 손오공(孫悟空)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구태여 설명할 나위도 없을 줄 믿는다.
그러나 어쨌든 ‘선’이나 ‘성’이란 글자가 표방하는 상징성은 최고의 경지를 일컫는 것이다.
말하자면 차 이름의 세인트 몽키티라는 상표성은 최고의 명차(名茶)를 뜻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몽키티 또는 세인트 몽키티에 대해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고
이 차를 맛보고 즐겼다는 사람을 나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이나 홍콩, 싱가폴, 대만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등의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명차로 회자 된지 이미오래다.
나는 일찍이 이차를 구해 차동인(茶同人)들과 더불어 모임을 갖은 일이 있었다.
이 때의 차 맛과 향기 그리고 효능에 대해선 극상의 칭송을 아낄 수가 없었다.
이른바 명차에 속하는 차에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맛이 뛰어나다던가,
향이 빼어나다던가, 차의 건강 효능이 좋다는 따위 등이 그것이다.
한데 내가 맛본 세인트 몽키티, 즉 선후차는 이 모든 특징이 한데 어울려 중후하게 승화된 느낌을 주었다.
몽키티는 이름 그대로 원숭이와 연관이 있다. 이 차는 원숭이의 손이 닿은 차라는 점에서 여느 차와 뚜렷이 구분된다.
몽키티의 산지(産地)는 중국 명차산지의 하나인 무이산(武夷山)이다.
무이산은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높이 1,155m의 기암(奇岩)과 기봉(奇峰)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바위산인데
이곳 바위틈에서 자란 차나무에서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총칭해서 무이암차(岩茶)라고 부른다.
무이암차 가운데 유명한 것으론 대홍포(大紅袍)란 이름의 최고급차를 빼어놓을 수 없다.
몽키티는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가파른 바위 위로 원숭이를 올려 보내 차 잎을 따 내려오게 하여 만든 차이다.
따라서 몽키티 제조의 첫째 관문은 원숭이의 찻잎 따기 훈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철 차 따기 철이 오면 원숭이에게 사람처럼 차 전대를 메게 하여 차나무에 올라
찻잎을 가득 채워 내려오는 훈련을 거듭 시킨다고 한다.
이때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바나나 같은 과일을 보여주고 시키는 대로 잘하는 놈에게는
포상하지만 성공률은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바위에 올라 차나무 타기에만 열중하고 찻잎 하나도 따지 않는 원숭이가 속출한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는 아예 산속으로 숨어 도망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몽키티는 수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희소가치마저 더해져 매우 고가(高價)에 거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차 따기 시즌이 지난 다음의 원숭이는 딴 짓으로 지새워 훈련으로 익힌 차 따기를 깡그리 잊는다고 한다.
다시 차 시즌이 시작되면 원숭이를 새로 훈련시켜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은 거듭되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요즘에는 몽키티 제조를 포기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쨌거나 내가 아직도 소량이나마 갖고 있는 선후차로 여러 벗들과 더불어 입춘대길(立春大吉)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다.
2.보이차 맛있게 마시는 방법
보이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첫째의 조건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좋은 보이차를 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좋은 보이차를 어떻게 설령 구입했다고 할지라도 보이차를
어떻게 우려내느냐에 따라 차 맛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이때 차 맛의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요인은 차 잎의 양(量)이라고 일컬어진다.
다시 말해서 차 잎을 많이 넣어서 우려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 맛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차 잎을 많이 넣으면 차의 농도가 짙게 마련이고 차 잎을 적게 넣으면 차의 농도는 묽게 되는데서 오는 조화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찻물의 온도가 알맞아야 한다는 조건이다. 어떤 의미에서
차 맛을 결정하는 조건은 차 잎 못지않게 물의 비주이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부터 다인(茶人)들은 이른바 다수(茶水)가 차 맛을 규정한다고 주장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gms히 찻물의 최고는 깊은 산에서 나오는 청수(淸水)라고 손꼽히는 것도 결코 우연히 생겨난 말은 아니다.
실제로 똑같은 질의 차를 물을 바꿔서 우려내 보면 차 맛에 어떤 차이와 변화가 있는지 금새 판별 할 수 있다.
요즘 흔히 찻물로 사용되는 생수와 수돗몰을 정화시킨 것
그리고 산에서 떠오는 약수물을 비교해 보면 물에서 오는 차 맛의 오묘함에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차 맛은 물도 물이려니와 물을 어떻게 끓이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물이라도 온도가 몇도냐에 따라 차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옛 다인들은 찻물의 온도변화를 다섯가지 표현으로 상징화시켰다.
이름하여 맹탕(萌湯), 하안(蝦眼), 해안(蟹眼), 어안(漁眼), 연주(連珠)가 그것이다.
여기서 맹탕은 찻물의 첫 끓음을 나타내는 말이고,
하안은 그 다음단계로 찻물 끓임의 물방울이 두꺼비 눈 같이 솟아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해안은 게눈 같은 물방울을 말하고, 어안은 생선 눈같이 커다란 물방울을 뜻하는 것이다.
연주는 물이 펄펄 끓어 물방울이 구슬처럼 연이어 샘솟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보이차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바로 물의 온도가 연주의 상태에 이르렀을 때 차를 우려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차를 맛있게 하는 세번째 조건은 으른바 추출(抽出)시간이다.
차 잎을 다호에 넣고 물을 부은 다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차를 우려내느냐에 따라 차 맛은 다르게 마련이다.
추출시간이 길면 길수록 차의 농도나 향기가 짙을 것이고 그 시간이 짧게 되면 그 반대의 성향이 나타난다.
차를 잘 다루는 전문가들은 추출시간에 따라 똑같은 질의 차에서 다섯 가지 차 맛을 시현하기도 한다.
비록 이런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차를 맛있게 즐기려면 앞에
말한 세 가지 조건의 상호 연관성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3.보이차 기운 느끼는 끽다법
보이차(普耳茶)는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차 종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보이차의 산지인 중국의 운남성(雲南省)은 차의 고향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지금도 운남성에는 몇백년씩 자란 차나무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에서 차왕수(茶王樹)라고 불리는 800년 된 차나무도 바로 이곳의 기념비적 존재로 손꼽힌다.
이처럼 오래된 차나무에서 채취한 차 잎으로 만든 차는 당연히 여타지역의 차와 구분 될 수밖에 없다.
이곳의 찻잎은 강한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햇차를 그대도 먹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약용으로 쓰던가, 음식처럼 끓여서 먹는 방법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났다.
하긴 한의학의 원초적 교과서라고 불리는 신농(神農)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차가 약의 일종으로 명기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보이차 가운데는 “신농차”라는 이름의 차도 있는데
이것은 바로 차의 역사와 보이차의 내력이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보이차란 이름은 운남성 보이현의 지명(地名)에서 유래한다. 중국 사람들은 보이차를 푸얼(Pu`er)차라고 부르는데
이는 보이(普耳)의 중국 발음에 따른 것이다. 한데 홍콩이나 광동 같은데서는 푸얼차라고 하지 않고 포레(Po-lee)차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사투리 발음인 셈이다. 홍콩이나 광동 같은데서는 보이차 마시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음차(飮茶)라고 해서 으레껏 보이차가 서브된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몇잔이고 잔에 보이차를 가득 채워준다. 이때 제공되는 차는 물론 보이차이긴 하지만 값싼 차이다.
이른바 골동품에 속하는 명차를 식당에서 맛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한편에 1천만원이 넘는 복원창(福元昌)같은 차를 식당이나 차 가게에서 구경이라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그처럼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을 터이다.
보이차는 흔히 흑차(黑茶)라고도 불린다. 보이차의 탕색이 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
러나 보이차가 모두 흑차는 아니다.
보이차는 흑차인 것도 있지만 꼬냑 색깔처럼 맑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색깔의 차이는 두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첫째는 보이차의 제다(製茶)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고, 둘째는 빈테이지, 즉 발효된 햇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차 색깔이 꼬냑처럼 맑으면 오래된 좋은 보이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닌 것 또한 보이차의 함정이다.
오래되지 않은 값싼 보이차 가운데도 그런 차 색깔의 것은 얼마든지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차는 마셔본 경험이 없고서는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이차를 홍콩에서는 음차라고 하는 보이차 마시기의 본령(本領)은 끽다(喫茶) 임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일반적인 차도 그렇지만 보이차는 단순히 마시는 것을 뜻하는 음(飮)과는 차원이 다른
차도(茶道) 또는 다법(茶法)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옛 선인들은 보이차를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니 단순히 마시려고 하지 말고 끽(喫)하라고 했다.
보이차는 뜨거운 물에 우려내서 찻잔에 부은 다음 “한 모금 입에 물고 혀 전체에 실어
조용히 인후로 넘겨 뱃속에 수장하면서 기운을 느껴야 하는 법”이다. 이것이 바로 “끽다”의 참 뜻이다.
4 - 보이차로 체득한 다선일미
차 모임에서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차 마시기와 선(禪)을 닦는 것이 한 가지 맛(一味)이라는 이야기이다.
한데 차 마시기와 선 닦기가 왜 같은 것인지를 아는 이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물론 다선일미라면 고불(古佛) 조주(趙州)스님의 끽다거(喫茶去) 즉 “차나 한잔 마시고 가게”라는
화두(話頭)와도 직결 된다.
하지만 ‘끽다’가 차 마시기의 최고경지를 일컫는 말임을 모르고선 화두의 실체조차 파악하기 힘든 법이다.
그러나 어쨌든 마음공부를 하고 선을 닦는 사람들이 ‘끽다’라는 이름으로
차 마시기를 즐기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요즘에 와서는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몸 건강에 좋다고 해서 차 마시기를 즐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마음이나 몸의 건강을 꾀하기 위하여 마시는
차가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보게 되는 일이다.
차 마시기를 오래한 사람은 차 때문에 건강을 해친 경험이 한두차례 있게 마련이다.
그런 경험을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차 생활 또는 차 문화 정립에 기틀이 되리라고 믿는다.
건강에 나쁜 차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차를 재배하면서 과다하게 농약과 비료를 사용한 것이고,
둘째는 차 성분에서 몸을 차게 하는 효능이 뛰어난 차가 그것이다.
이런 두 가지 요인을 명확하게 인식한다면 차 마시기의 바른 길은 쉽사리 찾을 수 있을 터이다.
물론 농약과 비료로 재배한 차를 마시지 않으려면 이른바 야생차(野生茶)를 구해서 마시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야생차를 구하는 일은 쉽지도 않으려니와 값도 만만치가 않다.
설령 좋은 야생차를 구했다손 치더라도 그 차의 성분이 몸을 차게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몸을 차게 하는 야생차는 마시면 상쾌하고 날아갈듯 싶지만 오래 마시면 몸을 버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몸을 덥게 하고 진정으로 건강에 좋은 차는 무엇일까.
그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발효차(發酵茶)이고 그 가운데서도 후발효차(後發酵茶)이다.
일반적으로 발효식품이 몸에 좋은 것처럼 차도 발효시킨 것은 건강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다.
특히 후발효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보이차(普耳茶)의 건강 효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비록 보이차라고 할지라도 엄청난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쉽게 말해서 보이차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오랜 세월을 두고 자연스럽게 발효된 보이차는 좋은 보이차이지만 속성으로 급조된 발효차는 나쁜 보이차이다.
전자(前者)와 후자(後者)의 구분은 찻잎의 상태, 차의 향기와 탕빛깔 그리고 차 맛에서 판별된다.
진짜 좋은 보이차를 마셔보면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참뜻이 무엇인지 어림 할 수 있게된다.
선에서 이루어지는 깨달음의 경지를 차 마시기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좋은 보이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몸과 마음에 신선함이 스며든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은 이런 보이차를 두고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비록 물(水)일지라도 한 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약도 한 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와인(wine)도 한 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이 못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좋은 보이차만은 예외이다. 나는 보이차를 밤을 지새우다시피 마셔본 경험이 있다.
이때 정신은 더욱 맑아졌고,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었다.
보이차 예찬론을 펼치는 버릇도 이때부터 비롯되었다.
5 - 열탕으로 우려야 제맛나는 보이차
보이차(普耳茶)를 제대로 즐기려면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는 좋은 보이차를 구입하는 일이다. 어떤 보이차가 좋은 차인가를 판별하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어드바이스를 받던가, 전문 차 가게에서 산다면 크게 실수는 하지 않을 듯싶다.
둘째는 좋은 물로 차를 우려내는 일이다. 물의 질 또는 물맛은 차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돗물을 정수하여 끓여서 차를 우려내는 것 보다 생수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좋다.
셋째는 좋은 다호(茶壺)를 비롯한 다구(茶具)를 갖추는 일이다.
보이차를 즐기면서 아무런 다호를 마구 쓴다면 그처럼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을 터이다.
비싸고 좋은 차일수록 거기에 걸맞는 다호가 사용되어야 하는 법이다.
실제로 동일한 차일지라도 다호에 따라 차 맛과 효능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보이차에 알맞은 다호로는 일반적으로 자사호(紫砂壺)가 애용되고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이 갖추어졌더라도 보이차를 완벽하게 즐기려면 철저하게 지켜야만 할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열탕(熱湯)의 원칙이다.
다시 말해서 물의 온도를 펄펄 끓는 상태에서 유지시켜야 보이차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를 열탕에 우려서 마시는데 익숙치않다.
그것은 어쩌면 녹차마시기의 습관에서 유래된 것일런지도 모른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녹차는 흔히 낮은 온도에서만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고 권장되고 있다.
자칫 열탕으로 우려냈다간 써서 마시지 못할 정도가 돼 버리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어디까지나 재배차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야생녹차의 경우는 열탕으로 우려내도 맛과 향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보이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철저하게 열탕으로 차를 우려내야 하는데,
이때 우려낸 첫물은 버려야 한다. 어떤 사람은 값이 비싼 보이차 한방울의
금전적 가치를 생각하면 버리기조차 아깝다고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발효가 진행된 보이차는 이물질(異物質)이나 나쁜 균이 함유될 수 있기 때문에
열탕으로 우려낸 첫물은 반드시 버리지 않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보이차는 어떻게 우려내느냐에 따라 맛에 신묘(神妙)한 변화가 일어난다.
같은 보이차라도 엷게 우려내느냐 또는 진하게 우려내느냐에 따라 맛에 차이가 생긴다.
대개의 경우 처음으로 보이차에 입문(入門)하는 사람은 엷은 쪽을 선호한다.
그러나 보이차에 익숙해지면 진한 쪽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이차의 신비스런 맛의 경지는 찻잔이 혀끝에 닿는 순간부터 느껴지게 마련이다.
청순한 물보다도 더욱 깨끗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혀끝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찻물이 입속으로 번지며 절로 인후로 넘어가고 이윽고 위장이 따스함으로 휘감긴다.
이때 등줄기에선 한줄기 땀이 흘러내리며 입속에선 단침이 샘솟는다.
이런 일은 좋은 보이차를 즐기면 누구나 경험 할 수 있는 것이다.
6 - 보이차 즐기기 9계명
운남성의 수도 곤명(昆明)지역에서는 보이차를 특별히 구도차(九道茶)라고 일컫는다.
구도차란 글자 그대로 아홉 가지의 도(道)를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보이차의 품격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이차를 즐기는 절차와 방법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아홉 가지의 절차를 밟는 것이 보이차를 즐기는 참된 방식이라는 이야기다.
구도차의 첫째는 상차(賞茶)이다. 진귀(珍貴)한 보이차를 감상 또는 감정한다는 뜻이다.
보이차는 종류와 형태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상표 또한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찻잎생긴 대로 발효시킨 산차(散茶)가 있는가 하면,
벽돌 모양의 전차, 버섯모양의 긴차(緊茶),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타차,
빈대떡 크기의 병차(餠茶) 또는 원차(圓茶)등이 그것이다.
이런 차 가운데 오래된 진품을 쟁반위에 올려놓고 차의 생김새와
색깔 향기를 음미 하면서 보이차를 담론하는 것은 바로 상차의 극치이다.
둘째는 결구(潔具). 좋은 보이차는 좋은 자사호(紫砂壺)를 사용해야 제격이다.
이때 좋은 자사호를 감상하면서 뜨거운 물로 씻어낸다.
아울러 찻잔을 비롯한 다도구를 말끔하게 뜨거운 물로 부셔낸다.
셋째는 치차(置茶). 다호에 적당량의 보이차를 넣는 것을 일컫는다.
넷째는 포차(泡茶). 차를 넣은 자사호에 뜨거운 물을 절반쯤 부어 채운다음 한동안 기다린다.
다섯째는 침차(浸茶). 포차한 자사호에 다시 뜨거운 물을 넘치도록
부운다음 자사호에 담긴 보이차가 완전히 물 기운에 용해되도록 하는 절차이다.
이때 우러나온 찻물은 반드시 버리는데, 이것을 일컬어 세차(洗茶)라고 하기도 한다.
여섯째는 균차(均茶). 세차한 자사호에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차의 농담(濃淡)을 고르게 한다.
일곱째는 짐차(斟茶). 찻잔에 보이차를 고르게 채워 주는 것을 뜻한다.
짐차 할 때는 찻잔의 배열에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를 부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찻잔에 찻물을 채울 때는 한꺼번에 하지 않고 두세순배로 나누어 하는데 이렇게 해야만 차의 농도가 균일해 진다.
여덟째는 경차(敬茶). 차를 대접하는 주인은 찻잔을 받침에 놓은 다음
장유유서(長幼有序)에 따라 예의를 갖추어 찻잔을 배분한다.
차를 대접하는 주인은 흔히 팽주(烹主)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인 차 모임에서는
그 모임의 주재자(主宰者)가 팽주 역할을 한다.
아홉째는 품차(品茶). 보이차를 마신 다음의 절차는 당연히 차를 평가하는 품차일 수밖에 없다.
보이차의 향기와 맛 그리고 탕색과 빈테이지에 이르기까지 이야기의 꽃이 만발하게 마련이다.
7 - 동서양 황실의 보이차 사랑
우리나라에서 보이차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이후부터 라는게 중론인 듯싶다.
그러나 문헌에 보면 우리나라에 보이차가 들어 온 역사는 꽤 오래인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조 정조(正祖)의 부마도위인 홍현주가 지금부터 181년 전인 1823년(癸未)에 지은
다시(茶詩)에는 보이다고월단(普耳茶膏月團)을 즐겼다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고월단’이란 달덩이처럼 생긴 이른바 떡차를 가르키는 것이 분명하다.
또한 고종(高宗) 3년(1866년)에 왕비의 가례책봉주청사의 서장관으로 지금의
베이징인 옌칭을 다녀온 홍순학이 지은 연행가(燕行歌)에 보면 “뭉치 뭉치 보이다(普耳茶)”를 노래한 대목이 나온다.
홍순학이 보이차를 ‘보이다’로 부르고 그 생김 생김을 “뭉치 뭉치”로 표현한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이밖에도 흑차(黑茶)를 마신 기록은 임진왜란 때의 선조(宣祖)실록에서도 보인다.
당시 명나라 장수가 공품으로 흑차를 선조임금에게 바쳤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흑차 또는 보이차는 황실이나 귀족 또는 양반사회에서 다양하게 애용되던 것이었다.
청나라 때의 궁중 규방소설의 백미로 손꼽히는 ‘홍루몽(紅樓夢)’에는 보이차를
즐기는 궁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보이차가 황실의 공차(貢茶)로써 뚜렷이 자리매김 한 것은 청나라 이후였다.
궁중에서 즐기는 온갖 진수성찬을 거뜬히 소화시켜 주는데
탁월한 효능을 지니는 불로장수의 명차로 평판이 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보이차는 비단 홍루몽뿐만 아니라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도 등장한다.
이것은 청나라 황실이 보이차를 러시아 황실에 공품으로 보낸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하긴 영국황실에서도 보이차가 애용되고 있다고 전해진지 오래다.
엘리자베스여왕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보이차의 고장인 운남성을 찾았을 정도이다.
영국에서 발간된 ‘티라이프(Tea Life)\'에 보면 영국황실은
엘리자베스여왕의 할아버지 때인 죠지3세 이래로 보이차를 즐긴다고 쓰여 있다.
이런 모든 기록들을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보이차를 즐기거나 마신 것이
훨씬 빨랐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보이차가
이른바 황실문화나 양반문화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 궁중의 다규범(茶規範)이나 다례(茶禮)가 중국의 그것과 다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를 보면 보이차가 반드시 궁중이나 귀족사회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
티베트나 몽골 등에서는 백성들의 일상용품이 되었으며 나아가서
승려들의 수도과정에서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것이 이른바 다선일미(茶禪一味)와
보이차가 불가분의 관계에 접어든 한가닥이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 보이차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 산문(山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그런 연관성을 시사해 준다.
8 - 군자차로 마무리 하는 다도
차 모임에서 보이차를 즐긴 다음 반드시 치루어야 할 끝마무리로 이른바 군자차(君子茶) 마시기라는게 있다.
어떤 의미에서 군자차를 마시지 않고선 보이차의 참맛을 알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자차란 백비탕(白沸湯) 또는 백탕(白湯)을 일컫는 것인데,
맹탕으로 끓인 물을 뜻하는 말이다. 옛 다인(茶人)들이 맹탕으로 끓인 물을 군자차라고 이름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군자란 누구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 학문과 덕이 높고 행실이 바르며 품위를 갖춘 이가 바로 군자이다.
한데 맹탕으로 끓인 물, 잡맛이 완전히 배제된 아주 순수한 물을 군자에 비유했다는 것은
군자의 성품이 그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다도(茶道)의 본질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보이차를 즐긴 다음 끝마무리로 군자차를 마시면 그야말로 황홀하기 이를데 없다.
군자차를 마시는 순간 그때까지 마셨던 보이차의 참맛과 향기 그리고 기운이
고스란히 입속에서 되살아난다. 뿐만 아니라 그 여운이 온몸으로 번져감을 느끼게 된다.
차인의 세계에선 오래전부터 “수위차지모(水爲茶之母)” 곧 “물은 차의 어머니”라는 말이 관용구처럼 쓰여 왔다.
심지어는 “차성발어수(茶性發於水)” 곧 “물은 차의 성질을 바꾼다.”고까지 일컬어 져 왔다.
아무리 좋은 차일지라도 수질이 떨어지는 물로 차를 우려내면 나쁜 차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수질이 좋은 물로 차를 우려내면 비록 질적으로 떨어지는 차일지라도 수질에 정비례하여
차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완전발효차인 보이차의 경우는 더군다나
수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물이 가장 좋은 물일까. 중국의 다성(茶聖)으로 손꼽히는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에는 물을 세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상등(上等)의 물은 산에서 솟아 흘러내리는 청수(淸水)이고,
중등(中等)의 물은 강물 또는 냇물이고, 하등(下等)의 물은 정수(井水) 곧 우물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공해가 심한 요즘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차인(茶人)들 가운데서 초의(草衣)선사 같은 이도 물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초의와 더불어 차를 즐긴 추사(秋史)김정희는 구체적으로
관악산 물과 제주도의 물이 좋다고 이야기 했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차인들 사이에서는
보이차를 우려낼 때 제주 생수를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그러나 진짜로 차 맛의 진수를 알려면 그 차가 생산된 산지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차 잎이 생육된 고장의 물로 차를 우려내면 절로 제 맛이 돋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보이차는 본고장인 운남성의 산속 깊은 청수로 우려내는 것이 최고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보다는 군자차를 마시면서 보이차의 진미를 음미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아니할 수 없다.
9 - 보이차 구입시 주의해야할 4가지
보이차는 흔히 비싼 차로 여겨지기 때문에 ‘비싼 값 = 좋은 보이차’의 등식이 성립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좋은 보이차가 값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보이차가 반드시 값이 비싸야 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오히려 보이차 가운데는 값싼 차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숙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보이차는 일반적인 차의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이차가 거래되는 상황을 살피면 얼토당토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값싼 보이차가 값비싸게 거래되는가 하면, 품질이 조악한 것을 좋은 보이차라면서 파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이것은 어쩌면 보이차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이차를 제대로 구매하려면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빈테이지가 오래된 보이차를 빙자한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후 발효차인 보이차는 햇수가 오래된 것일수록 차 맛이나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래된 보이차가 흔치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군다나 골동 보이차의 반열에 드는 것들은 일종의 족보 같은 것이 있게 마련이다.
가령 50년 이상 된 보이차라면 그 차의 상표도 상표려니와
그동안 어떤 경로를 통해서 유통돼 왔느냐를 분명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단 의심해 보아야 한다.
둘째, 값비싼 보이차는 반드시 시음(試飮)을하고 사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보이차 맛은 볏짚 썩는 곰팡이 냄새나 흙냄새가 난다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런 냄새의 맛이 반드시 오래된 보이차의 맛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런 맛은 이른바 숙성된 차의 독특한 맛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오랜 세월 건조한 곳에서 보관된 보이차라면 그런 냄새나 맛이 순화된 상태에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시음 할 때는 한두잔 맛보기로 끝내서는 안 된다.
몇 잔이고 마셔가면서 차 맛이나 탕색의 변화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보이차는 변화의 폭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좋은 보이차는 탕색이 투명한 법이다.
좋은 와인이나 좋은 꼬냑의 빛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된 보이차 가운데도 투명성이 떨어지고 짙은 흑홍색의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탕색일지라도 윤기가 있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넷째, 보이차의 차잎상태를 잘 살피고 상표에 지나치게 민감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골동보이차일수록 가짜가 많고 상표 또한 진품의 것을 붙여서
팔기 때문에 상표에 대한 지나친 신뢰는 금물이다.
그보다는 차잎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발효가 잘된 좋은 보이차는 마치 좋은 메주덩이같이 짙누런 색이나 검붉은 색의 기운이 감돈다.
이때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곰팡이가 먹었느냐의 여부다.
만약 곰팡이가 생긴 흔적이 지나치게 뚜렷하면 좋은 보이차라고할 수 없다.
10 - 좋은 자사호 고르는 법
차문화(茶文化)를 이루는 삼대요소(三大要素)는 차와 다구(茶具)와 차인(茶人)의 정신 또는 자세라고 일컬어진다.
다구는 다호(茶壺)를 비롯한 찻잔 등 용기 일체를 뜻하는 말이다.
이 가운데 특히 다호는 차를 즐기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옛 문헌에 보면 “다호는 차의 아버지”라고 까지 쓰여 있다.
차와 다호의 관계가 그만치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이야기다.
보이차를 즐기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다호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자사호(紫砂壺)이다.
자사호는 중국 이싱(宜興)지방의 특수한 흙으로 만든 것으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오래전부터 차인들 사이에서 애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사는 오색토(五色土)라고 불릴 정도로 신비한 색상을 낼 수 있는 흙이다.
하지만 다섯가지 색깔 가운데 붉은 색의 주니호(朱泥壺)가 으뜸이란 평판이다.
자사호는 고온에서 구워 낼뿐만 아니라 이른바 유약 처리가 안된 순수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호는 숨쉬는 다호의 대표라고 지칭되기도 한다.
사실 자사호로 보이차를 우려내지 않고선 본래의 맛과 향과 색깔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점은 보이차를 다른 다호로 우려내 보면 금새 판별할 수 있다.
좋은 자사호로 보이차를 우려내면 자사호가 찻물을 머금은 생명체인 양 느껴진다.
게다가 자사호의 조형미나 인각된 글씨 또는 그림은 예술성의 극치가 무엇인지를 아울러 맛보게 해 준다.
좋은 자사호를 선별하는 기준은 몇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자사호의 뚜껑으로 몸체를 살짝 비벼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다호에서 깨어진 소리가 들리면 잘못된 것이고,
무거운 소리가 나면 낮은 온도에서 구워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자사호는 모름지기 높고 맑은 소리가 나야 좋은 법이다.
둘째, 다호의 모양이 균형감이 있는지의 여부와 출수(出水)가 잘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출수할 때 자사호의 뚜껑 쪽에서 물이 새어 나오면 사용하기에 불편을 겪게 마련이다.
셋째, 다호의 내부를 살펴 볼 일이다.
자사호 내부의 처리된 상태를 보면 그 자사호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 된 것과 정성스럽게 손으로 만든 것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된 전제아래 다호의 색깔과 다호의 표면의 장식,
그리고 다호의 크기 등이 마음에 들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려면 큰 다호가 필요 하겠지만,
서너명이 즐기려면 작은 다호를 사용하는 쪽이 권장된다.
한데 문제는 자사호의 가격이다. 좋은 자사호는 당연히 값이 비싸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사호라는 이름의 것이면 무조건 비싼 것이고 그것이 좋은 것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자사호에도 저가의 조악품이 많기 때문이다.
11 - 용의구슬 용주차를 아십니까?
소문은 바람을 탄다던가.
보이차의 고장인 운남성의 수도 쿤밍(昆明)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드디어 보이차 가게까지 차렸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보이차에 대한 열풍 같은 것을 느끼면서 발 빠른 행동력에 새삼 선견지명이 무엇인지를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한데 인연이란 묘한 것이어서 그 장본인들이 ‘차이야기’를 읽고 불쑥 내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장본인을 복수로 표기한 까닭은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주인공이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단 차 가게만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차단지(團地)를
경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보이차 농사를 하고 있다는 상황설명까지 하는 것이었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이는 아네스(Agnes) 황(黃)이라는 여사장이고 부군인
요한 한(韓)은 충실한 보좌역이라면서 겸양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었다.
이들 두 사람에게선 이익만을 탐하는 이글거리는 눈빛이 전혀 없었다.
선량한 수도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파에 물들지 않은 청순함이 풍겨 왔다.
하긴 이들이 보이차 사업을 하게 된 까닭이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에만 있지 않음은 쉽사리 알 수 있었다.
공리와 공익을 위해 이런 사업이 성공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해 마지않는다.
이들 부부는 운남성의 유명한 차인이 만든 귀한 보이차라면서 용주차(龍珠茶)를 내 놓았다.
‘용주차’란 일찍부터 보이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돼 오던 명차의 하나이다.
‘용주’란글자 그대로 용의 ‘구슬’이란 뜻이다.
예부터 용의 구슬은 여의주(如意珠)라고 해서 만사형통(萬事亨通)을 이루는 천보(天宝)로 여겨져 왔다.
용주차란 이를테면 마심으로써 건강장수를 비롯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 셈이다.
아네스 부부가 내놓은 용주차는 지름 0.5cm의 작은 구슬꼴을 하고 있었다.
얼핏보아 오룡차(烏龍茶)종류인 주차(珠茶)같은 모양이었다.
주차는 차 잎을 돌돌말아 구형(球形)으로 만든 것을 이름하는 것인데
이들 부부가 가져온 용주차는 역시 인공(人工)적으로 구슬처럼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진짜 용주차는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마셔 본 진품 용주차는 두가지 종류의 것이었다.
하나는 좁쌀알보다도 더 작은 모양을 한 용주였다.
이 차는 차잎을 갉아먹은 차벌레 똥을 긁어 모은 것인데 차 벌레의 배설물 곧 발효차의 진수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용주차의 맛은 독특하다. 탕색에 기름기가 흐르면서 마시면 부드럽게 인후를 넘어가고 금새 속에서 온기를 느끼게 된다.
또 하나 내가 마셔본 용주차는 오래 보관하고 있던 차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벌레 똥이었다.
이 용주차는 앞에 말한 용주차와는 맛이나 효능에서 완전히 차원을 달리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인공적으로 만든 용주차일지라도 분명 귀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
벗들과 더불어 품다(品茶)의 자리를 갖고 싶은 마음이다.
12 - 운남칠자병차
보이차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흔히 운남칠자병차(雲南七子餠茶)를 손꼽는다.
이 차는 둥근 빈대떡 모양을 한 것인데 무게 약 360g, 지름 20cm, 중심 부분의 두께 2.5cm가 규격 사이즈라고 한다.
차 이름에 유별나게 칠자(七子) 곧 일곱 아들을 붙인 까닭은 두 가지로 설명되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부귀다남(富貴多男)사상을 표출시킨 것이라는 풀이다.
말하자면 보이차는 부귀다남을 이룰 수 있는 좋은 차이기에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이다.
또 하나는 옛날부터 보이차는 일곱 덩어리를 한 묶음으로 하여 출시(出市)한데서 유래했다는 풀이다.
보이차는 일곱 개를 한 단위로 거래되었다는 점에서도 여느 차와 확연히 구분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오늘날 차 가게에서는 일곱 개를 단위로 거래하기 보다는 낱개로 판매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한데 아이러니칼하게 ‘칠자병차’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칠자병차’의 이름이 상표로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반의 문혁(文革)이후이다.
당시에 생산되던 녹인(綠印)병차를 ‘운남칠자병차’로 개명하여 포장을 바꾼 것이 시발이라고 한다.
그때까지는 보이병차는 홍인(紅印) 또는 녹인이 대표적인 것이었다.
여기서 ‘홍인’이라는 것은 병차 상표의 한 가운데에 붉은 글씨의 차(茶)자가 찍힌 것을 이름하는 것이고
‘녹인’은 녹색으로 글자가 찍힌 것을 말하는 것이다.
60년대 초까지 보이병차의 상표나 포장은 중차패원차(中茶牌圓茶)라고 해서
한자의 정자체(正字體) 곧 번자체(繁字體)로 표기되었었다.
그러나 문혁을 계기로 이것이 간체자(簡體字)로 바뀌면서 상표도 아예 ‘칠자병차’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버렸다.
따라서 보이차는 문혁이전의 것과 그 이후의 것이 하나의 구획점(區劃点)이라고 할 수 있다.
60년대 이전의 보이차는 골동품 중의 골동품 급에 속하는 진귀한 보이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골동품급 보이차의 구획점을 73년으로 규정짓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보이차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시점이 73년이후라는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73년 이후에 생산된 ‘칠자병차’ 가운데도 이른바 명차로 손꼽히는 것이 적지 않다.
예컨대 7432, 7532, 7542, 7572 따위가 그것이다.
‘운남칠자병차’란 상표에 7432라는 숫자가 표기되어 있으면 이차는 74년에 만든 것이고
3급 차 잎에 2호 공장에서 제조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상표에 표기된 숫자만 보면 대충 이 차의 상태와 제조공장 그리고 맛을 짐작 할 수 있다.
한데 70년대에 만들어진 이런 차들도 이미 30년 이상 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고 값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보이차를 값싸게 제대로 즐기려면 5년 이상 10년 정도 된 보이차 가운데서 좋은 것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3 - ‘진년 보이차’의 효능
보이차의 상표 가운데 이른바 ‘진년(陳年)보이차’라고 표기 된 것들을 흔히 보게 된다.
둥근 병차(餠茶) 모양의 겉표지에 붓글씨로 ‘진년 보이차’라고
세로나 가로로 쓰여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예 인쇄된 활자로 명기(明記)되어 있는 것들도 있다.
인쇄된 상표보다는 붓글씨로 쓰여진 것이 더욱 매력적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상표의 표기 방법이 그 보이차의 질이나 맛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모든 차 가운데서 ‘진년’이란 접두어가 붙을 수 있는 차는 오직 보이차에 한정(限定)된다.
여기서 ‘진년’이란 ‘빈테이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년’이란 낱말을 풀이하면 햇수(年數)가 오랜(陳) 것이라는 뜻이다.
한데 오래된 차를 나타내는 말 가운데는 ‘진년차’ 말고도 ‘노차(老茶)’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진년차’와 ‘노차’는 격을 달리하는 것이다.
‘노차’란 ‘해를 넘긴 차’ 또는 ‘묵은 차’를 이름하는 것이다.
묵은 녹차나 묵은 오룡차를 일컬어 ‘노차’ 또는 ‘오룡노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이차는 이미 만들어질 때부터 발효시켜 몇 년씩 묵혀 상품화 되는 것이기 때문에 ‘
노차’의 반열을 넘나드는 것이라고 설명된다.
그렇다고 해서 5년정도 묵은 보이차따위에 ‘진년’이란 이름이 붙여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10년 정도 묵은 보이차라야만 ‘진년’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공론(公論)인 듯싶다.
심지어는 10년이 아니라 20년은 넘어야 ‘진년’이란 접두어가 붙여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차인(茶人)들도 있다.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후자(後者)의 주장에 동의하고 싶다.
10년 정도 묵은 보이차는 ‘진년’의 초입(初入)에 속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진년보이차’의 효능에 대해서는 대충 열 가지가 손 꼽혀 진다.
첫째, 이 차를 마시면 소화가 촉진된다.
둘째, 이뇨(利尿)작용을 한다.
셋째, 피로회복에 기능을 한다.
넷째, 비만(肥滿)예방 또는 감비(減肥)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변비방지에 효과적이다.
여섯째, 구취(口臭)제거에도 기능을 한다.
일곱째, 숙취(宿醉)를 깨어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덟째, 소독과 살균(殺菌)에도 기능을 한다.
아홉째, 얼굴 미용과 미부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열째, 혈액을 정화(淨化)하는데도 작용을 한다.
진년보이차와 연관된 이런 효능들은 어쩌면 차 일반론에도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구태여 보이차와 여느 차의 차별성을 따진다면 차의 발효 상태에서 판가름 나는 것이기 때문에
진년보이차의 효능은 탁월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좋은 보이차는 ‘진년’의 것일수록 향과 맛과 빛깔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14 - 보이차의 원조를 찾아서
보이차의 고장인 중국 운남성에서는 이른바 차조(茶祖)로 제갈공명(諸葛孔明)을 받들고 있다.
유비(劉備)의 군사(軍師)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펼쳐 삼국시대를 전개시킨
제갈공명은 촉(蜀)나라 남쪽에 위치한 운남에도 진출하여 오늘날의 보이차 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을 남기고 있다.
그가 남나산(南糯山) 근처까지 출병했을 때 사병들 사이에 눈병 환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치병(治病)의 비책(秘策)으로 공명은 갖고 있던 나무 지팡이를 남나산 중턱에 심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지팡이에서는 금세 잎이 돋아났고 그것을 끓여 마신 사병들은 모두 완쾌됐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보이차 나무의 원조(元祖)나무라고 지칭된다.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오늘날의 보이차 가운데 최상품의 것은
남나산의 자연산 교목(喬木)에서 채취한 대엽종(大葉種)이라고 손꼽히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대엽종은 예사크기의 것이 아니다.
손바닥 크기의 것으로 잎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고 일컬어질 정도다.
남나산에는 수령 몇백년이 넘는 노다수(老茶樹)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다왕수(茶王樹)로 지정된 나무도 바로 이곳에 있으니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 다문화(茶文化)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금당(錦堂)선생은 일찍이
다왕수를 찾아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는 이곳의 차나무는 비단 보이차의 원조일 뿐만 아니라 모든 차의 원조라고 주장하기를 서슴치 않았다.
남나산의 대엽종으로 만든 보이차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덩어리 차인 병차(餠茶), 타차(沱茶),전차(磚茶)이고 또 하나는 산차(散茶)이다
산차는 차 잎을 그대로 발효시켜 만든 것인데 남나산의 대엽종 산차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보이산차는 가장 구입하기 쉬운 것에 속한다.
홍콩이나 싱가폴 등의 식당에서 일상적으로 마시는 보이차는 모두 산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치 값도 싸고 흔하다는 이야기다.
한데 산차에는 여러 가지 등급의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산차에도 진년(陳年)이 50년 정도 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는 골동차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는다.
이런 산차는 물론 대엽종을 자연 발효시켜 오랜 기간 잘 보존한 결과물인 것이다.
이에 못지않은 산차로는 진년 보이차의 산괴(散塊) 또는 부스러기 잎들을 모아 상품화 시킨 것이 손꼽힌다.
그러나 이것은 엄격한 의미의 산차라고 할 수 없고,
차의 맛이나 향 그리고 색깔도 전혀 다르다.
산차는 산차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는데 반해서 산괴차는 덩어리차의 맛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산차의 맛은 뒷맛이 텁텁한 것이 특징이다.
얼마 전 아주 귀한 노산차(老散茶)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텁텁한 고유의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산차는 보이차 가운데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속성 발효시키기도 쉽거니와
유사품이나 모방품을 만들기도 쉬운 것이 사실이다.
이 점은 산차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까지 지적된다.
15 - 보이 공차(貢茶)에 속지말자
보이차 가운데 ‘공차(貢茶)’, ‘공병(貢餠)’, ‘공명(貢茗)’이란 이름이 붙은 것들이 있다.
여기서 공(貢)이라는 글자는 “조공(朝貢)으로 임금이나 황실에 바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공차’, ‘공병’, ‘공명’은 글자 그대로 황실에 진상하는 훌륭한 보이차임을 표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에선 옛 왕조시대와 같은 ‘공차’가 상품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상인들이 보이차에 ‘공’이라는 글자를 덧붙여 마치 특별한 차인양 돋보이게 하는 상술만이 존재 할 뿐이다.
물론 옛 왕조의 실물 공차를 구경할 수는 있다.
청(淸)나라 때 황실에서 즐겼던 보이금과공차(金瓜貢茶)는 이른바 국보(國寶)급으로 인정되어
고궁(故宮)박물관에 전시되었을 정도였다.
이 차는 크기가 사람머리만 하다고 해서 인두차(人頭茶)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인두차의 모방품조차 나도는 것이 오늘날의 상황이기도하다.
이른바 공차 가운데 오늘날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광운공병(廣雲貢餠)이 아닌가 싶다.
한데 ‘광운공병’은 명칭과 실체가 별개라고 아니할 수 없다. ‘
광운공병’은 일부의 광동병차(廣東餠茶)에 대해서 대만의 전문가가 의도적으로 이름붙인 것이기 때문이다.
본래 광동병차는 세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광동성에서 채취된 차 잎으로 만든 흑차이고, 둘은 운남성의 차 잎과 광동성의 차 잎을 섞어서 만든 것,
그리고 셋은 운남성의 차 잎만으로 광동지방에서 만든 것이 그것이다.
‘광운공병’은 이 가운데 세 번째 것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 이름으로 말미암아 ‘광동병차’는 모조리 ‘광운공병’으로 불리는 일들이 전개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광운공병’은 차 맛이나 질이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고 할 정도로 편차가 심하다.
‘광동병차’ 가운데도 진년(陳年)이 오래된 것은 그리 흔치 않다.
60년대에 만들어진 것은 대나무 차통에 담겨있고,
70년대 이후의 것은 종이 차통에 묶여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일반적인 ‘광동병차’는 낱개로 포장되어 ‘광운공차’로 호칭되면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두어야 할 것 같다.
이 밖에 ‘공’이란 글자가 상표화 된 것으로 사보공명(思普貢茗)과 복록공차(福祿貢茶)라는 보이차가 있다.
이들 차의 특징은 운남성의 좋은 차 잎을 원료로 운남성 이외의 지역에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차들도 진년이 오랜 것은 나름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본래의 운남성 차창에서 만든 진년노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조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한동안 호사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복록수희(福祿壽喜)공차”도 공차반열에서 빼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차는 네모진 방차(方茶)로 네 덩어리가 한 세트인데, ‘복’, ‘록’, ‘수’, ‘희’의 글자가 각각 양각되어 있다.
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이 차는 차성(茶性)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발효가 더
진전되어야만 제 맛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싶다.
16 - 보이숙병 대량 유통의 문제점
보이차의 품질을 가름하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흔히 생병(生餠)과 숙병(熟餠)이 논란된다.
생병이란 생차(生茶)로 만든 빈대떡 모양의 보이차를 말하는 것이고,
숙병은 숙차(熟茶)로 만든 보이차를 지칭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생차와 숙차의 구분이다.
생차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자연 발효된 보이차를 일컫는 말이다.
이에 반해서 숙차는 인공(人工)으로 속성 발효시킨 보이차를 뜻한다.
한데 이런 구분은 어떤 의미에서 시대적인 산물의 범주에 속한다.
왜냐하면 70년대 초부터 시작된 보이차의 대량생산체제가 정립되기 이전에는 구태여
생병과 숙병을 구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73년 이전에
생산된 보이차는 예외 없이 모두가 생병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1973년을 기점으로 보이차는 숙병이 대종(大宗)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이차의 생산출하비율은 숙병이 95%이고 나머지가 생병이었다는 통계가 그것을 말해준다.
생병 보이차는 그것이 상품으로 출하되려면 적어도 5년 내지 8년의 자연발효 숙성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숙병은 인공적인 속성 발효과정을 통해서 단기간 안에 상품화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숙병의 출현은 그런 차원에서 보이차 시장의 지평을 새롭게 전개시킨 셈이다.
뿐만 아니라 숙병의 대량 공급과 함께 보이차 본래의 색향미(色香味)의 품질에 변화와 차별성이 필연적으로 생겼다.
따라서 오래된 보이생병은 점점 귀중품 취급을 받게 되었고 나아가서 골동차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숙병은 숙병 나름대로의 품질 경쟁에 불이 붙어 보이차 시장을 더욱 넓혀갔다.
보이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숙병 가운데 반생반숙(半生半熟) 또는 삼분숙(三分熟)이라는
이름의 보이차는 그런 경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반생반숙이란 생차 50%에 숙차 50%를 섞어 만든 것이고,
삼분숙이란 숙차 30%가 섞인 차이다.
생병과 숙병을 나누는 또 하나의 기준은 차나무가 교목(喬木)이냐 관목(灌木)이냐의 차이라고 일컬어진다.
교목은 야생(野生) 차나무를 뜻하는 것이고 관목은 재배형 차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야생 차나무로 생병을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대량 재배된 관목으로
숙병을 만드는 것이 현대화된 생산방식이라고 하겠다.
보이숙병의 대량유통과 함께 오늘날 문제시되고 있는 기준으로 이른바
건창(乾倉)과 습창(濕倉)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건창은 숙병을 건조한 창고에 보관해서 상품화 시켰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습창은 습도가 높은 창고에 보관했거나 정상적으로 보관상태에 있던
숙병에 더욱 수분(水分)을 스며들게 하여 숙성도를 높인 것을 말하는 것이다.
품질 면에서 볼 때 후자인 습창은 전자인 건창에 비하여 열악한 것임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17 - 청차(靑茶)와 청병(靑餠)
보이차 가운데 청병(靑餠) 또는 청차(靑茶)가 빈번하게 화제에 오른다.
이른바 흑차(黑茶)라고 규정된 보이차에 청차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기 때문에 화제는 논란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보이차의 내력을 살피면 운남청차가 곧 보이청차 또는 보이청병으로 불리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구태여 청병 또는 청차로 구분지어진 까닭은
1970년대 초의 인공(人工) 후발효차인 일반적인 보이차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된다.
홍콩이나 광동성(廣東省)등에서는 청차를 운남성에서 들여와 이른바 발수차(發水茶)로 만들었다는기록도 있다.
여기서 발수차란 청차에 물을 뿌려 인공속성으로 발효시킨 보이차를 일컫는 것이다.
이런 인공적인 속성발효차가 본래의 보이차의 품질과 커다란 격차를 보인다는 사실은 길게 부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한데 일반적으로 청차 또는 청병은 흑차나 홍차와 완전히 구분짓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
홍차는 완전 발효차이고 흑차는 후발효차인데 비해서 청차는 이른바 반(半) 발효차라고 규정된다.
중국차 가운데 청차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세 가지 종류의 것이 손꼽힌다.
하나는 대만의 오룡차(烏龍茶)이고 둘은 복건안계(福建安溪)의 철관음(鐵觀音)
그리고 셋은 무이산(武夷山)의 암차(岩茶)이다.
이들 청차는 반발효차이기 때문에 발효도가 50%의 차인양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발효도가 낮은 것이 오히려 좋은 청차라고 평가되고 있다.
대개 오룡차는 발효도가 5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철관음만 하더라도 오룡차보다도 발효도가 낮은 것을 장점으로 손꼽고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무이암차는 삼홍칠록(三紅七綠)의 차라고 까지 불리고 있다.
30%가 발효된 것이고 70%가 녹차인 상태로 만든 것이 무이암차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무이암차는 비록 ‘삼홍칠록’의 닉네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발효도에 있어서 매우 다양한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암차의 경우 60%내지 70%의 발효도를 지닌 차가 있는데 이런 차는 명차중의 명차로 손꼽힌다.
사실 오래된 암차는 진년보이차에 못지않을뿐더러 값 또한 보이차보다도 훨씬 비싸다.
무이암차나 오룡차 또는 철관음으로 대표되는 청차는 맛도 맛이려니와 향을 중시한다.
청차의 맛이나 향 그리고 색깔은 차의 발효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 만드는 사람의 장인기질이 가장 완벽하게 들어나는 것이 청차제다법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제다방법에 따라 청차는 거의 녹차에 가까울 정도의 낮은 발효차에서부터
완전 발효직전의 상태에 이르는 차까지도 만들어 내는 그런 커버리지를 지니고 있다.
18 - 향으로 보이차 구분하기
운남에서 명차로 손꼽히는 난귀인(蘭貴人)이란 반발효차를 맛보았다.
난꽃 향이 감칠맛 있게 배어있는 이 차는 마신 뒤의 단맛이 긴 여운을 남겼다.
난귀인 같은 명차가 운남성에서 나오는 연유는 그야말로 자연환경의 소산이랄 수밖에 없다.
운남은 세계적으로 야생란의 보고(寶庫)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자연과 더불어 공생(共生)하는 이곳의 야생난은 차나무와의
교류를 통해 난향을 짙게 스며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난향은 비단 난귀인 같은 차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이차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차들이 난향을 지니고 있다.
가령 오래된 동경(同慶)원차라던가, 조기홍인(早期紅印)
또는 일부의 녹인(綠印)원차는 난향이 은은하게 풍긴다고 해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보이차 향의 특성으로 손꼽을 수 있는 첫째 항목은 장향(樟香)
즉, 녹나무 향이 아닌가 싶다. 녹나무 향은 운남에서 자생한 교목(喬木) 즉,
야생 차나무의 특성을 규정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운남의 야생 차나무는 녹나무와 더불어 군락을 이루어 자란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키가 크고 울창한 녹나무의 보호아래 차나무가 성장하고 있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생 차나무에는 자연스럽게 녹나무 향이 녹아들게 마련이다.
보이차 가운데 최고의 명차로 손꼽히는 복원창(福元昌)이나
백년송빙(百年宋聘), 경창(敬昌)원차 등은 예외 없이 녹나무 향을 지니는 것들이다.
이밖에 보이차 가운데는 연꽃향이나 청향(靑香)의 것들이 있다.
특히 청향은 오늘날 생산되고 있는 생차의 주종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향이란 차나무 본래의 향을 말하는데 이는 재배종인 관목(灌木)의 소엽(小葉)차나무에서 두드러진다.
그리고 연꽃향이 나는 대표적인 보이차로는 흔히 백침금연(白針金蓮)이 손꼽힌다.
이 차는 산차(散茶)로 만들어진 것으로 가는 차 잎에 연꽃향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한데 일반적으로 보이차 애호가들을 당혹케 하는 보이차의 향기는 흙냄새나 볏짚 썩는 냄새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런 향내도 보이차의 독특한 향의 하나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런 향은 이른바 숙병(熟餠) 또는 습창(濕倉)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런 향은 인공으로 속성 발효시킨 보이차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향을 지닌 보이차 가운데도 운남칠자철병(七子鐵餠) 같은 명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보이차 가운데는 흙냄새 이외에 아주 역겨운 냄새의 차가 있다.
이런 차는 냄새 그 자체가 품질이 조악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료로서 적당치 않다.
이런 차는 우려낸 찻잎 자체도 썩은 듯 검은 색깔을 짙게 풍긴다.
19 - 차잎 상태로 분류한 보이차
운남에서 나오는 명품차의 하나로 ‘금아(金芽)병차’가 있다.
이 차는 엘리자베드 영국여왕이 즐기면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서 더욱 유명해 졌다.
기록에 보면 영국여왕은 부군인 필립공과 함께 1992년에 쿤밍(昆明)을 방문하여 제다(製茶)과정을 살피고
전남진품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선물로 받은 전남진품의 하나가 바로 금아병차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전남진품의 ‘전남’은 운남의 옛 이름을 뜻한다. 따라서 전남진품이란 운남차의 진품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차의 세계에서는 단순히 전이라고 말해도 그것이 운남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가령 전청이라고 하면 운남청차를 말하는 것이고, 전홍이라고 하면 운남홍차를 뜻하는 것이라고 알면 틀림없다.
그런데 금아병차의 ‘금아’는 흔히 일컬어지는 보이차의 차잎과 다르다.
대개의 보이차는 대엽종(大葉種) 차나무의 큰 차잎으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금아병차는 글자그대로 금(金)아(芽)로 만든 차이다.
다시 말해서 차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싹으로 만든 차가 바로 금아병차라는 이야기다.
이 차는 귀하다고 해서 금이란 글자까지 덧붙여 진품취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차의 차맛이나 향은 여느 보이차와 확연히 구분된다.
내가 마셔본 경험으로는 오래 묵은 야생잎차처럼 구수한 맛에 은은히 향기가 입속을 감도는 것이 일품이었다.
보이차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차 잎의 상태로 분류하면 대충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춘차(春茶)이다.
운남에서는 청명(淸明)을 전후하여 음력3월에서 4월초에 만드는 차를 춘차라고 한다.
한데 춘차도 세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춘첨차(春尖茶)이다.
이 차는 청명이전에 새싹이 돋아난 것을 채취하여 만든 것으로 모첨(毛尖),
백첨(白尖) 또는 백모첨(白毛尖)이라고도 불린다.
둘은 춘중차(春中茶)이다.
이 차는 곡우(穀雨)에서 입하(立夏)사이에 만든 차를 일컫는 것이다.
셋은 춘미차(春尾茶). 봄의 끝머리인 소만(小滿)에 만든 차로 소만차라고도 불린다.
둘째는 하차(夏茶)이다.
여름철에 만든 차라는 뜻인데 이수차(二水茶)라고도 불린다.
셋째는 곡화차이다.
운남의 차나무는 여름을 지나 음력 9월이 다가오면 다시 차잎이 돋아난다고 한다.
입추(立秋)를 전후하여 만든차가 바로 곡화차이다.
벼꽃이 피는 계절의 차라고 해서 곡화차라고 하지만 관용적으로 곡화(谷花)차라고도 불린다.
넷째는 양춘차(陽春茶). 입추이후의 마지막 차 잎이 이른바 조차(粗茶)로서 거칠고 억세다는 뜻에서 양춘차라고 불린다.
이런 네 가지 차 잎 가운데 가장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는 춘첨과 곡화가 손꼽힌다.
20 - 좋은 보이차 선택을 위한 4가지 원칙
보이차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좋은 보이차 고르기에 대한 문의가 적지 않다.
좋은 보이차를 구입하려면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른바 보이차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황당한 꼴을 경험하기 십상이다.
일반적으로 차를 선별하는 원칙은 보이차라고 해서 그것이 예외적일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런 원칙을 지키면 큰 실패는 회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보이차를 고르는 원칙의 첫째는 차향을 살피는 일이다.
일반적인 차의 경우 차향을 구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차의 종류에 따라 차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이차는 차향이 일정치가 않기 때문에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차 잎과 제다방법 그리고 빈테이지 즉 진년(陳年)에 따라 보이차는 차향에 편차가 심하다.
그러나 잘 숙성된 좋은 보이차는 인체 친화적이기 때문에 향에 전혀 역겨움이 없다.
이런 사실을 명심하고 차를 고르면 실패가 없을 터이다.
둘째는 차 잎의 상태를 살피는 일이다. 보이차는 흑차(黑茶)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일반적인 녹차나 청차의 차 잎과 구별된다. 다시 말해서 차 잎의
숙성정도에 따라 검은색의 색조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좋은 보이차는 황금빛이 가미된 검은색 또는 자홍색이나 자황색을 짙게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윤기조차 전혀없는 시꺼먼 보이차라면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 틀림없다.
셋째는 차의 형태를 살피는 일이다.
보이차는 여러 가지 형태의 것들이 다양하게 상품화된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생김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령 보이산차(散茶)의 경우, 차 잎의 색깔이나 모양이 뚜렷해야 좋은 차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산차에서 먼지가 푸석거린다던가 차 잎이 부서져있으면 품질에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병차(餠茶)의 경우에는 보통의 원차냐 철병(鐵餠)이냐에 따라 차의 모양이나 질에서 차이가 난다.
철병은 쇠판으로 압착시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돌덩이같이 딱딱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원차는 숙성이 오래된 것일수록 차의 원형이 쉽게 부서지기도 한다.
넷째는 차 맛을 검증하는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이차는 눈으로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차이기도 하다.
차를 마셔보고 만족을 느낀 연후에 사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개의 사람들은 차 맛보다도 차 값의 높낮이로 차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려 든다.
심지어는 비싼 차를 삼으로써 만족감을 만끽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것은 다인(茶人)이라면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
차는 마셔보면 반드시 차의 정체를 알게끔 되어있는 것이다.
보이차를 외국에서 살 때는 마셔본 다음 그 차를 그대로 포장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칫 한눈 팔다가는 낭패를 겪을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첫댓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글이네요 이러다 보이차 박사되는거 아닌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