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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뉴스, 건강한 뉴스’를 표방하며 매일 밤 9시가 되면 변함없이 시청자들을 찾아가는
MBC 뉴스데스크. 역대 최장수 앵커로서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엄기영 앵커와 지난 해 3월부터 엄 앵커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혜진 앵커가 9일, 신년
을 맞이하여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 함께 했다. 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솔
직하고 소탈한 모습을 들여다봤다. Q : 지난해 11월 말부터 뉴스데스크의 포맷이 바뀌었는데, 대내외적인 반응이 어떻나 A :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다. 기자들이 가장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것 같지만, 의외로 보수적인 면이 많다. 지금껏 스무 꼭지가 넘는 뉴스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길들여져서 편하긴 했지만, 이제야 뉴스다운 뉴스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심층보도를 준비하는 기자들은 부담스럽겠지만, 이제는 시청자들도 깊이 있는 뉴스를 원하고 있다. 달라진 뉴스 포맷에 시청률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심층보도 중에는 시청률이 상승,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 같다. Q :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A : 일단,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웃음). 대한민국에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고, 기자로서 언론계에 헌신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나 같은 사람에게 정치는 안 맞는 것 같다. 이만큼 나이가 들었지만 뉴스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기사를 전할 때는 가슴이 쿵쾅거리고, 감동으로 울컥한다. Q : 아나운서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어떻게 생각하나 A : 출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뉴스진행자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뉴스를 진행한다면 이상하지 않겠나. 요즘 오락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출연자들을 망가뜨리는게 예사이다. 앵커라면 지켜야 할 똘레랑스가 있고, 이런 문제로 회사 내부적으로 늘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Q : 2007년 새해 첫 날 뉴스데스크에서 버버리를 입고 진행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 원래 자켓만 입고 진행하려고 했는데, 박혜진 앵커가 두툼한 코트를 입고 와서는 나더러 버버리를 입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을 했다. 생각해보니 혼자만 자켓을 입고 있으면 추워 보이고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서 버버리를 걸쳤다. 버버리는 기자들한테 참 잘 어울리는 옷 같다. 그래서 더 즐겨 입는지도 모르겠다. Q : 프랑스 파리 특파원 경험이 있는데, 불어 실력은 어떤지? A : 솔직히 나 때문에 프랑스가 골탕을 먹었다(웃음). 특파원을 준비하면서 불어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엉터리 같은(?) 불어로 참 열심히 취재했던 것 같다. 함께 지냈던 다른 언론사 기자들 중에 전공한 분들도 있었는데, 내 앞에서 불어로 대화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전공을 했어도 불어가 쉽지 않은 탓인가 한다. 요즘 젊은 기자들은 워낙 외국어 실력이 좋아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Q : 기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 1977년에 중부경찰서를 출입할 때였는데, 치안본부에서 비행기를 빌려 타고 강릉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김포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갑자기 공중으로 치솟더니 고꾸라졌다. 이제 죽었구나, 싶었는데 조종사가 다행히 논바닥으로 비행기를 몰아서 동행했던 카메라 기자와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조종사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부조종사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사망했다.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약 두 달 정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 있었다. 지금 카메라로는 잡히지 않지만, 왼쪽 눈가에 흉터가 있다. 당시 일간지 톱을 장식했던 사건이었는데, 행운의 숫자 7이 두 번이나 들어간 해라며 좋아했다가 큰 코 다친 셈이 되었다. 그 때 나는 죽었고, 다시 태어나 지금의 내가 있다. Q : 올해 대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A : 뉴스데스크에서만 네 번째 대선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특히 이번 대선은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 같다. 변화무쌍할 대선 정국을 뉴스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후배 기자들의 활약을 기대해보겠다. Q : 그동안 많은 여성 파트너들과 함께 했는데, 박혜진 앵커는 어떤지. A : 굉장한 내공을 가진 후배이다. <생방송 화제집중>을 진행하던 박 앵커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프로를 위해 MBC에 입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웃음). 박혜진 앵커는 뉴스데스크 본 방송 전에 ‘주요뉴스’를 따로 준비해야 해서 나보다 훨씬 바쁜데, 매번 주어진 시간이 다른데도 정확하게 맞춰 방송한다. 칼 같이 시간을 맞추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가끔 나의 앵커 멘트에 코멘트를 해주는데 미처 나도 몰랐던 부분을 지적해주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나운서로서의 기본적인 능력을 넘어 스스로 엄청나게 노력하는 앵커이고, 물론 나도 배울 게 많다. |
<박혜진 앵커>
Q : 3월이 되면 평일 뉴스를 진행한지 1년이 된다. 소감은 어떤지
A :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내게는 너무나 짧았기 때문에 특별한 소감을 말하기가 어렵다. 운이 좋게 평일 뉴스를 맡으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시도되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올해 대선이라는 큰일을 앞두고는 설레기도 한다. 앵커로서 색다르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는데, 방송에서 보여드리겠다.
Q : 타사 앵커들에 비해 이미지가 강한 것 같은데, MBC 여성 앵커만이 갖는 특색이 있다면
A : 특별히 오랫동안 고수되어 온 이미지나 캐릭터는 따로 없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성격이나 분위기가 반영이 될텐데 나 같은 경우에는 선배인 김주하 앵커와 차별성을 두려했다. MBC 뉴스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뉴스를 지향하기에 이런 뉴스의 성격에 맞춰 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려 한다. 일부러 강하게 보이려 눈에 힘을 주지는 않는데...(웃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Q : 혹시 보도국 기자를 꿈꾸는지
A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주요뉴스를 준비하면서 기사를 길게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1분이 채 안되는 주요뉴스를 스스로 정리하고, 직접 방송 예고편을 만들다보면 도움이 많이 되는 걸 느낀다. 뉴스를 진행하기 전에는 기자들과 같이 일할 기회가 없어서 뉴스 한 꼭지를 위해 기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몰랐다. 뉴스를 하면서는 기자들과의 친밀감도 생긴다. 입사할 때, 좀 더 고민하고 열의를 가졌다면 좋았을 텐데, 생각한 적도 있다.
Q : 후배 앵커로서 엄기영 앵커를 어떻게 보나
A : 시청자들에게 다정다감하고, 편안하게 뉴스를 이끌어가는 방법을 아신다(웃음). 특히, 전달하기 어려운 뉴스에서는 그만의 ‘연륜’이 확실히 묻어나온다.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난 훨씬 더 노력해야할 거다. 코디를 따로 두지 않을 정도로 옷 입는 센스도 뛰어나고, 가정적이기 까지 하시다. 배울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 선배이다.
◎ 엄기영 앵커 프로필
이름 : 엄기영
출생 : 1951년 8월 5일
학력 :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직책 : MBC 보도본부 특임이사, 現 뉴스데스크 앵커
입사 : 1974년
경력 : 프랑스 파리 특파원(1985), 뉴스데스크 편집팀 앵커(1989), 보도국 부국장 겸 정치부장(1996), 보도제작국장(1998), 보도국장(1999), 임원식 특임이사(2002), 한국언론인협회 부회장(2003)
수상 : 한국방송60년 유공상(문공부장관, 1987), 한국방송대상 앵커부문(한국방송협회, 1996), 위암장 지연상 방송부문(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 2000), 제23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 (1996)
◎ 박혜진 앵커 프로필
이름 : 박혜진
출생 : 1978년 8월 20일
학력 : 홍익대 불문학과 졸업
직책 : MBC 뉴스스포츠 아나운서부
입사 : 2001년
경력 : 해피통신(2002), 줌인 게임천국(2003), 박혜진의 모두가 사랑이에요(2004),
주말 뉴스데스크(2004), 생방송 화제집중(2005), 평일 뉴스데스크(2006-현재),
라디오 우리말 나들이(현재)
수상 : MBC 연기대상 특별상 진행자부문 (2005)
인터뷰 : 이은형
첫댓글 요즘 끊임없이 이어지는 엄기영 앵커님 뉴스 퍼레이드에 정신을 못차리겠어요..ㅋㅋ 정신없지만 즐겁습니다.. 막 신나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요..ㅎㅎ ^^ 아저씨 뉴스는 네버엔딩 스토리... 아저씨께서 전하시는 뉴스도 네버엔딩 스토리.... 영원하세요 아저씨~~!!! 영원하라 엄기영 앵커님의 뉴스데스크여~~!!!
미소짓는 아저씨 사진도 정말 호감가고 멋지네요..부드럽고 따뜻한 카마가 이십니다..온화하고 인자해 보이시는 모습에서 선량하신 인품이 느껴집니다. 오늘도 아저씨 사진..기사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근데 '끊임없이' 와 '끝임없이'... 여기서 '끊임없이' 가 맞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가끔 '끝임없이' 라고 쓰는 이유가 뭘까? 끝없이.. 끊임없이.. 아마 이것때문에 헷갈리나 봐여.. ㅋ
후배 박혜진 앵커가 보는 엄기영 앵커님! 엄기영앵커님이 보시는 박혜진 앵커! 서로를 칭찬하시는 모습도 참 정겹고 아름다우세요..^^ 박혜진 앵커 제대로 보시네요.. 아저씬 그 이상이세요..^^ 후배앵커를 극찬하시는 아저씨 인품이 느껴져서 또 한번 반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