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은 욕심으로 되는 것 아냐…역할 주어지면 안 피해” 정재성 기자 | 2008-03-10 15:21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6차전 남-북한전 서울 원정경기 때 인공기 게양과 북한 국가연주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쳐 주목된다.
정 축구협회장은 10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치러진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런던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 친선축구대회에 참석해 “북한 원정전이 열리지 못하게 됐지만 6월22일 예정된 북한의 서울 원정 때는 국제축구연맹(FIFA) 원칙에 따라 인공기와 국가를 연주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3차 예선이지만 남북이 동시에 최종 예선에 올라갈 경우 북한에서 또 한 번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며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북한이 이번처럼 하지 말고 애국가를 연주하고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6일 북한 원정이 취소된 것에 대해선 “이라크와 같은 전시 상황에 놓인 국가에서는 경기를 할 수 없지만 북한의 경우 FIFA가 특수성을 어느 정도 감안해서 내린 결정인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FIFA가 규정과 원칙을 지키는 노력을 일관성 있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축구협회도 FIFA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일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에서 개최 예정이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은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에 난색을 표해 FIFA의 중재에 따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게 됐다.
때문에 북한이 FIFA의 규정을 어기고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불허한 것에 대해서 보수진영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정 회장은 FIFA 회장 도전에 대해 “FIFA 부회장으로 14년간 일하면서 세계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스스로 평가한다”며 "FIFA 회장은 욕심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역할이 주어진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