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
다음검색
출처: 좋은글 아름다운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팔인치자주포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 전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 사는 가을의 神이여
올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했는데
가을이 가려 하네요
통나무로 만든 멋스런 길도
가을도 타보지 못했는데
벌써 입동 준비 서둘러야 하니
더 깊은 곳으로 바삐 갈 걸음 멈추고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만남 없는 약속에 맨송한
옷장에 그대로 있을 옷가지 꺼내어
가족과 혹은 혼자서
눈과 눈썹 사이의 거리만큼 가까운
木石草花 어우러진 곳에라도 가서
햇무리 받아야겠어요
마음 구석구석 다 녹여
온몸 따스하다 전해 줄게요
잘한 일이라 전해 줄게요
술에 취한 사람이 자기는 똑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젊은이는 자기를 영리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체스터 필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