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균병(露菌病)
▶ 발병 환경 및 피해 증상
노균병(露菌病)은 양파 재배 시 피해를 많이 주는 병 중의 하나로, 토양 전염과 공 기 전염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토양 전염은 연작한 밭의 흙 속에서 병원균이 병든 잔재물과 함께 난포자(卵胞子) 형태로 수년 동안 생존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공기 전염은 병든 양파 잎 표면에 생성된 분생포자(유주자낭)가 바람에 날려 퍼지면서 전염되는 것으로 수명이 1~3일에 불과하고 활물기생을 한다.
노균병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조건은 병원균의 밀도, 습도, 온도이 다. 병원균은 식물체 표면에 습도가 95% 이상이고 물방물 맺힘이 2시간 이상 지속 될 때 기공(숨구멍)을 통해서 침입한다. 평균기온 15℃에서 다발생하고 균이 침입 하는 적온은 10~13℃, 침입 가능 온도는 4~25℃이다.
질소질 과용으로 식물체가 연약하게 자란 포장이나 배수가 불량한 곳에서 발병이 심하며 전 해에 발병했던 곳에서 계속 발병한다.
주로 잎에서 발생하며, 이른 아침 이슬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을 때 자세히 살펴보면 회 색 또는 보라색의 줄무늬 병반에 보드라운 털 같은 병원균의 균사체가 관찰된다
노균병은 식물체의 외형상 나타나는 표징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데 닭 발병, 염소뿔병(잎 조직 경화), 늘어짐병(비정상적인 잎 신장), 꼬챙이병(잎 고사로 입집만 남김), 바이러스병, 얼룩병(잎에 하얀 반점), 잿빛곰팡이병, 그을음병(잎 표 면에 회색 또는 검은 포자 밀생), 안개병(안개 낀 날 발생) 등이 모두 노균병이다
양파 노균병은 양파의 생육 단계, 피해 증상에 따라서 1차 피해와 2차 피해로 나눌 수 있다. 1차 피해주는 주로 가을에 감염되어 겨울철에 병원균이 포기 전체에 번진 다. 이후 일정한 잠복기를 거쳐 2월 하순~3월 상순에 피해 증상이 나타난다. 기온 이 높아지는 3월 하순~4월 상순경 분생포자가 발생하여 퍼지면서 건전한 양파에 2 차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2차 피해주는 4월 이후, 장타원형의 작은 백색 모자이크 같은 흰색얼룩반점 또는 회색의 버짐 증상을 보이다가 담황 또는 담황 백색인 장타원형의 큰 병반을 만든 다. 그 위에 백색 또는 짙은 회색의 곰팡이가 생기는데 더욱 진전되면 증상이 잎 전체로 퍼져 병든 잎은 심하게 구부러지며 뒤틀린다. 이후 피해 잎 안에서는 여름 을 지낼 수 있는 난포자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피해 잔재물과 함께 토양 내에서 수년 동안 생존하면서 반복적으로 병을 일으킨다.
▶ 방제법
양파 노균병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잎이 연녹색으로 변하다가 후기에 잿빛 포자를 형성하여 분생포자 형태로 퍼진다. 초기 어린 양파에 나타나는 피해 증상은 흑색 썩음균핵병 등 다른 병과 혼동하기 쉽기 때문에 동정이 필요하다. 잎에 포자가 형성되면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어 셀로판지(예를 들어 담뱃갑 포장지) 위에 붙인 다음에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노균병 포자는 서양배 모양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노균병은 주로 병원균에 오염된 밭에서 1차 감염되기 때문에 양파를 포함한 파속 작물이 아닌 다른 작물을 선택하여 윤작한다. 노균병 균은 토양 속에서 수년간 생존하므로 3~4년 정도 양파를 재배하지 않는다.
양파 노균병은 피해 양상에 따라 단계별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월동 전 양 파가 어렸을 때부터 피해를 주는 1차 노균병은 묘상, 정식 전, 월동 전후 세 시기에 예방적 방제를 해준다. 월동 후 봄에 발생하는 2차 노균병은 1차 피해주의 잎에서 회색분말 가루나 검정 그을음 같은 포자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방제한다.
묘상 방제는 여름 고온기(7~8월)에 태양열로 토양을 소독하면 된다. 10a당 석회질 소 50kg을 로터리로 토양 혼화한 뒤 휴폭 120cm, 골 30cm로 두둑을 만들고 비닐멀 칭하여 토양을 소독한다. 이후 비닐을 벗겨낸 다음 양파 종자를 파종한다. 본밭은 양파 정식 전에 적용약제를 살포하거나 관주하여 토양 혼화한다. 정식 후에도 평균기온이 15℃ 전후이거나 안개가 잦으면 적용약제를 추가로 살포한다. 또한 월동 직후(2월)에 기온이 오르고 안개가 잦거나 비가 자주 내리면 약제를 뿌린다. 비닐 멀칭 위 흙 속까지 약제가 충분히 스미도록 준다.
1차 피해를 입은 양파는 회복이 불가능하고 2차 노균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잡초라고 생각하고 즉시 뽑아 버려야 2차 전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2차 피해 노균병을 막기 위해서는 1차 피해주의 잎에 회색의 분생포자가 발생되기 시작하는 3월 하순~4월 상순경에 적용약제를 7~10일 간격으로 살포한다.
동일 약제를 연용하면 병원균이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서로 다른 계통의 약제를 번갈아 쓰는 것이 좋다. 병든 잎에 난포자가 형성되어 다음 발병의 전염원이 되므로 수확 후 줄기나 잎을 포장에 방치하지 말고 모아서 소각한다.
약제 방제는 묘상부터 철저히 하고 본포에서는 4월 중순 비가 오고 나면 방제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