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향기로 새해 맞이하세요.
향초와 디퓨저 집에서 만들기
창문 틈이 조금만 열려 있어도 황소바람이 들이닥치는 겨울.
꽁꽁 닫고 잠그고 살다 보면 실내 공기가 금방 퀴퀴해진다.
건강을 위해 춥더라도 규칙적인 환기는 필수지만, 음식 냄새는 환기를 해도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
디퓨저와 향초는 겨울철 갑갑한 실내에 향기를 더해 주고 정서 안정에도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다.
직접 만들어 쓰면 돈도 아끼고 내 취향에 딱 맞는 나만의 향기를 연출할 수 있다.
안 쓰는 향수로 집 안 공기를 화사하게!
화장대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 가는 오래된 향수들, 향수를 처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디퓨저 만들기다.
손재주가 없어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에탄올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주는 게 전부다.
우선 준비할 것들이 있다.
안 쓰는 향수, 입구가 좁은 작은 유리병, 에탄올, 산적 꼬지 등 가느다란 막대기, 니퍼, 가위, 일자 드라이버 등 공구도 필요할 수 있다.
준비를 마쳤다면 먼저 향수 펌프와 마개를 딴다.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바로 이때 니퍼 등 공구를 활용하면 좋다.
향수병을 안전하게 열었다면 디퓨저로 쓸 유리병에 향수를 조심조심 붓는다.
디퓨저로 활용할 유리병은 반드시 향수병보다는 커야 한다.
화장품 빈병이나 빈티지한 음료수 병에 담으면 한층 멋스럽다.
단, 입구가 넓으면 향이 너무 빨리 날아가니 목이 좁은 병을 선택하는 게 좋다.
참고로 미니어처 양주병을 강력 추천한다.
용량도 적당하고 인테리어 효과도 만점이다.
준비한 병이 너무 작다면 여러 개를 준비해 너눠 담고 서너 개를 늘어놓아도 좋다.
옮겨 담은 향수에 에탄올을 섞는다.
비율은 향수 3 에탄올 7이 적당하다.
에탄올은 휘발성이 있어서 방향제의 발산을 도와주고 향수의 농도를 조절해 준다.
보통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에탄올이면 충분하다.
무수 에탄올(알코올 함량 99%)을 사용하면 향이 더 부드럽게 퍼진다.
향수는 오래 방치되어 있을수록 향이 빨리 날아가므로 향수의 상태를 고려해 에탄올의 비율을 조절해도 좋다.
섞는 작업이 끝났다면 준비한 발향 스틱을 꽂아 준다.
방향제가 흡수되어 스틱을 타고 올라가면서 향기가 발산된다.
마땅한 스틱이 없다면 명절에 쓰다 남은 산적 꼬지를 잘라서 쓰면 된다.
코팅되지 않은 나무를 사용해야 향이 잘 발산된다.
길고 짧게 길이를 달리 해서 자르면 꽃았을 때 더욱 멋스럽다.
몇 개의 스틱을 꽃는가에 따라 농도와 지속성을 조절할 수 있다.
은은한 향기에 로맨틱한 조명까지, 향초하나면 충분
천연성분인 콩기름 왁스로 만든 소이 캔들(soy candle)은파라핀 양초보다 인체에 해가 없고 재료를 구하기도 쉽다.
소이 왁스는 인터넷에서 1kg당 8천 원에서 만 원 정도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아로마 오일은 100ml 기준으로 보통 만 원, 심지는 3백 원 수준이다.
'초기 자본'이 들어가지만, 시중에 판매하는 향초가 2~3만 원을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 만들어 쓰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준비할 재료는 다음과 같다.
유리병이나 안 쓰는 컵, 소이 왁스, 아로마 오일, 비커나 중탕용기, 온도계, 심지, 양면테이프 그리고 나무젓가락 정도면 충분하다.
준비물을 모두 챙겼다면 우선 향초를 만들 유리병이나 컵을 깨끗이 씻어서 말려 둔다.
가장 무난한 용기는 안 쓰는 유리컵, 뚜껑이 필요하다면 잼병이나 스파게티 같은 소스병도 괜찮다.
나중에 향초를 켰다가 끌 때 뚜껑을 닫아 연기도 안 나고 안전에도 좋으니 금상첨화다.
다음 순서는 고체 형태의 소이 왁스를 녹이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용기에 넣어 중탕하거나, 유리 비커에 꽉 채워 담은 뒤 전자레인지에 넣어 5~6분 가량 돌려도 된다.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는 가볍게 랩을 씌워야 추후 전자레인지 대청소의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왁스가 녹는 사이에 용기와 심지를 준비한다.
용기 바닥에 심지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양면테이프로 붙이면 더욱 쉽다.
왁스가 다 녹으면 아로마 오일을 넣고 섞는다.
오일은 보통 왁스의 5% 정도를 넣는 것이 좋다.
단, 너무 높은 온도에서 향을 섞게 되면 향이 모두 날아가므로 55~60도로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향을 섞고 나면 왁스가 굳기 전에 바로 용기에 부어 준 뒤 심지가 가운데 설 수 있도록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고정한다.
모든 과정을 마쳤다면 이제 굳을 때까지 기다리자.
제대로 굳을 때까지 보통 3시간이 걸리는데 용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Tip
바닥에 신문지를 꼭 깔아야 한다.
다퓨저에 배합하는 향수도, 향초에 들어가는 아로마 오일도 자칫 방바닥에 흘리면 하루 종일 방안에 향기가 꽉 찬다.
더욱이 오일은 닦기도 힘들다.
특히 향초를 만들 때엔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
왁스를 붓고 나서는 용기를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굳을 때까지 가만히 놓아 둘 자리를 미리 마련하고 작업을 시작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