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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The New York Times 2015-11-29 (번역) 크메르의 세계 태국 검열 삭제 <뉴욕타임즈> 기사 번역 제1편 [르뽀] 쿠데타 발발 일년 반 : '태국은 괜찮을 것'이란 경제 신화가 무너졌다 Thai Economy and Spirits Are Sagging (http://www.nytimes.com/2015/11/30/world/asia/thailand-economy-tourism.html) 기사작성 : 토마스 풀러 (Thomas Fuller) (사진: Giulio Di Sturco for The New York Times) 방콕 '왕궁'의 중국인 관광객들. 이 도시의 부유한 지역들에는 여전히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방콕) --- 태국의 왕궁에 중국 관광객이 군중으로 몰려들고, 여종업원들이 인위적 미소로 인사하는 가운데 방콕의 럭셔리 호텔들에서 진행되는 비지니스 오찬 모임들에 몰려드는 참석자 수나 도로의 교통정체 현상을 보고 속아넘어 가서는 안 된다. 태국은 틀에 박혀 있다. 태국 경제는 빈사상태이고, 태국의 가계부채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거의 신적인 숭배를 받으며 이 분열된 국가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은 다음 달이면 88세가 되는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1927년생) 국왕이지만, 그는 현재 투병 중이고 지난 9월 이후로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2014년 5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사정부는 --- 종종 폭력사태까지 동반해가며 --- 지난 10여년간을 소모해버렸던 [문민]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조속히 이양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금년 들어와 강도 및 경제범죄가 60%나 증가했다. 상인 솜펫 핌시(Sompetch Pimsri) 씨는 방콕 짜오프라야 강변의 유명 관광지 '새벽사원' 뒷편에서 과일과 채소를 팔고 있는데,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더 이상 미소지으려 하지 않는다. 생활이 너무 힘들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사진: Giulio Di Sturco for The New York Times) 방콕 시, 톤부리 지역의 한 시장 모습. 과일 및 채소 상인들은 손님들이 더 이상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태국은 한때 자유와 번영의 선구자였다. 인도차이나 지역 상업의 중심지였고, 표현 자유의 수호자였고, 이웃국가 난민들의 안식처였다. 그러던 이 나라 국민들은 지난 수년 동안 마치 전쟁으로 파괴되어 경제가 마비된 듯한 국가적 상황을 보았다. 하지만 이제 태국인들은 자신의 이웃국가들을 보며 동정심을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다. 태국의 서쪽을 보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찌(Aung San Suu Kyi: 1945년생)가 자신을 탄압했던 군사정권 기성체제를 상대로 11월 초 치뤄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후, 미얀마는 민주주의 개화릐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태국의 동쪽으로는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경제가 활력을 보이면서, 태국에서 이탈한 외국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몬 투라판(Samorn Thurapan: 51세) 씨는 음식 판매대가 달린 오토바이 수레를 끌고 방콕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국수를 판매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뒤로 가고 있고, 그들이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최근 한 인기 있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는 자신의 청취자들에게 태국에 관해 더 좋은 감정을 가지는 유일한 길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진행자 웨라 티라팟(Vera Theerapat)은 "해외 휴가"를 떠나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영리한 사람들로부터 국가의 난국에 관해 "현자의 조언"을 구했다고 밝히면서, 자신도 이민을 고려 중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사람들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사진: Giulio Di Sturco for The New York Times) 방콕 시내에서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88주년 생일을 기념해서 진행하게될 자전거타기 행사인 '바이크 퍼 댓'(Bike for Dad) 홍보용 티셔츠가 팔리고 있다.
그러나 태국이 모든 생명력을 잃은 것은 결코 아니다. 주요 쇼핑가와 상업지구를 비롯한 방콕의 부유한 지역들에는 여전히 내국인 및 외국인 인파가 몰리고 있다. 돈 많고 확실한 기반을 가진 엘리트 계층들은 여전히 불황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고 있고, 어떤 밤에는 레스토랑들에서 여전히 웃음과 환호가 튀어나오곤 한다. 하지만 "타격받지 않는 태국"(Teflon Thailand)이란 관념 만큼은 사라져버렸다. 태국은 그 동안 정치적 마비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어오던 국가였던 것이다. 군사정권은 지난 8월 태국이 침체에 빠졌음을 인정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전문가 솜킷 짜뚜시피탁(Somkid Jatusripitak, สมคิด จาตุศรีพิทักษ์: 1953년생)을 경제 부총리에 임명했다. 솜킷은 이번 달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우울함을 느낀다"면서, 태국을 "추위에 떨어 병 걸린 환자"에 비유했다. 태국의 정신적 불안감은 거의 10여년에 걸친 정치적 소요기 이후에 생겨난 것이다. 2013년 말, 태국의 엘리트 계층 사람들은 "선거 민주주의 보류"(=민주주의 반대)를 외치며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군부가 그 요구에 부응하면서, 2014년 5월 선거로 선출된 정부를 실각시키고 정권을 장악했다. 이 쿠데타가 발발한 직후, 다양한 정치적 신념을 지닌 태국인들이 몇 달 간의 가두시위와 폭력사태가 끝나서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군부 통치는 무기한 계속될 것처럼 보이고 있고, 군부는 비판자들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교수, 정치인, 언론인, 학생들을 구속시키고, 그들을 자신들이 "태도 교정"(attitude adjustment: [역주] 태국판 '삼청교육대'라고 불러야 할듯)이라 부르는 과정에 집어넣고 있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구속된 이의 자필 각서를 받기도 하는데, 그 내용은 만일 군사정권을 비판할 경우 구속자의 재산을 몰수하는 데 동의한다는 것이다. 군사정권 지도자이자 총리 쁘라윳 짠오차(Prayuth Chan-ocha: 1954년생) 장군은 지난 10월 국영 TV 연설을 통해 "국가의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해, 많은 태국인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인들의 격렬한 반응과 외국 기업들이 당황해하자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사진: Giulio Di Sturco for The New York Times) 방콕 클렁산(Khlong San) 지역에서는 많은 가게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았다. 쁘라윳 발언 파문과 거의 같은 시기에, 태국 언론들은 정부가 태국 내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단일한 게이트웨이"(single gateway)를 통해 유통시킨다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은 군정이 인터넷의 모든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에 관해서도 논란이 커지자, 군정은 이 계획에 관해 평가절하했지만, 계획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SNS 상에서, 태국인들은 나라가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탄식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개인적으로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하곤 한다.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 '왕실모독죄' 혐의로 구속됐던 사람들 중 최소 3인은 옥중에서 사망했다. 이들의 죽음에 관해, 정부는 그들이 자살하거나 병으로 사망했다는 모호한 설명만을 내놓고 있다. 3건 모두 사인을 조사하기도 전에 시신들이 화장됐다. 수감 중 사망한 이들 가운데는 마하 와치라롱꼰(Maha Vajiralongkorn: 1952년생) 왕세자와 연줄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와치라롱꼰 왕세자는 투병 중인 부왕보다 국민적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미스테리한 죽음은 어렴풋이 다가오고 있는 왕위계승에 관한 불안(참조☞ 왕위계승)만 더욱 고조시키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태국인들은 점차 범죄에 대한 두려움에도 떨고 있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군사정권의 통치는 절도, 빈집털이, 강도의 빈번한 발생과도 우연히 일치하고 있다. 경찰은 금년 9월까지 일년 간 발생한 절도 및 여타 범죄가 7만5,557건이라 기록하여, 전년 대비 6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폭력 사건 역시 이 기간 중에 17%나 증가했다. 국수 상인 사몬 투라판 씨는 경제 불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다혈질로 변하게 만들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이 쉽사리 싸움을 시작한다. 불교의 가르침은 그들을 더 이상 자제시키지 못한다. 불경기가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어 버렸다." 일상적 근심거리 가운데 경제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특히 상인들이나, 혹은 경제학자들이 "비공식" 부문이라 부르는 전체 노동자 3분의 2에 달하는 미등록 노동자들에겐 더 더욱 그러하다. 과일 및 채소 상인들은 더 이상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서미 시다맛(Rasami Sidamat: 49세) 씨는 그린 파파야와 통닭을 파는 상인인데,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일 아침 나누는 이야기가 이런 거다. 상황이 얼마나 나쁜가 하는 것 말이다. 지독하고, 지독하고, 지독해." 한달 이자를 20%나 받는 고리대금 일수업자는 매일 아침마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돈을 거둔다. 하지만 심지어 이런 사채업자들조차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케이 싱'(K. Singh)이라고만 밝힌 한 사채업자는 불경기란 채무자들이 돈을 빌려가서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사람들은 가게 문을 닫고 '바이 바이' 해버린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을 결코 찾을 수 없다." 통요이 패수완(Thongyoy Phaesuwan: 29세) 씨는 방콕의 의류 도매상가에 가게를 갖고 있는데, 이곳의 많은 가게들이 '세일'을 하거나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객들이 예전보다 더욱 조심성 있고 절약하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치 사람들이 몰려다니면서 생선 뼈에 남아 있는 조그마한 살점을 뜯어먹는 양상이다. 예전에는 큰 생선 같은 것이었지만, 이제는 조각들만 남았을 뿐이다." 군사정권은 그 동안 악명 높았던 사회적 무질서를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두어왔다. 하지만 통요이 씨는 군정이 경제정책에서 실패했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상적인 정부 따위는 꿈도 안 꾼다. 우리는 그저 생존할 수 있기만 바랄 뿐이다." (자료사진) 이 기사가 삭제된 채로 발행된 <뉴욕타임즈> 태국판 11월30일자 1면의 모습. 이 기사의 필자인 토마스 풀러가 촬영한 것이다. * 관련기사 : 검열 삭제 <뉴욕타임즈> 기사 번역 제1편 - [기고] 태국 왕실과 그 재산 관리 :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New York Times 2015-12-3) * 상위화면 : "[기사목록] 2015년 태국 뉴스" |
첫댓글 태국은 그 동안
총기와 폭탄이 동원되는 폭력시위 사태들에도 끄덕이 없었습니다만..
군사정권이 들어서서 일년 반 동안 "질서유지"를 하고 나니
나라가 이렇게 되는군요..
최근 들어
태국에 체류하는 전문가들로부터
"태국이 예전과는 완연히 다르게 위축된 사회 분위기"라는 보고들이 들어왔습니다만..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됐는데요..
신뢰할만한 기사를 통해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읽어보니 정말 우울한 기사이군요.
뉴욕타임지의 이 기사 부분을 태국에서는 삭제한체 백지상태로 내보냈다니...
제3세계의 연구하시는 분의 자료가 있기에 한국의 현상태를 예측해보게되고 그러다보니 참 끔찍하군요.
지금 한국 정부(박근혜 공주)도 이렇게 못해서 안달이 난듯해보입니다.
그들은 과연 자신들이 밀어부치는 이 독재가 태국과 쌍둥이란걸 알기나 할까요?
한국의 시위대가 무엇을 가지고 외치는가에 대한 언급은 없고 무조건 평화적으로 하라고 하는군요.
그러지 않으면 모조리 잡아들이겠다고...그것에 긍정적인 반응하는 수많은 민중을 보면서 다가오는 병신년엔 완전히 장애인국가가 될것이라는 어마무시한 기시감에 소름이
이런기사를 이렇케 읽어볼수 있다니,,정말 고맙습니다,.
그러고 저러고,,태국은 과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것일까요? 참
아, 이렇게 기사를 보니 태국이 참 끔찍하네요.
우리나라와 무관한 현실도 아닌것 같고 휴~
'몰려다니면서 생선 뼈에 남아 있는 조그마한 살점을 뜯어먹는' 상황과 바닥까지 떨어진 언론의 자유. 절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