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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덜덜덜덜~ 4차선 도로 위를 멋지게 달리는 경운기가 있다. 속도에서 자동차와 비교되어 운전자들이 “빵빵~”하며 화를 낼 만도 한데, 쉬이 그러지 못하는 데는 오늘이 바로 장날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동차도 경운기에게 양보하는, 매달 끝자리가 2일 7일이 들어가는 날은 예천군에서는 제일 큰 예천장이 있는 날이다. 군청을 비롯하여 예천의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볼 수 있는 예천읍에서 열리는 장이 제일 큰 이유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예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삼거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예천장에 가는 길이 쉽다. 버스에서 내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더 쉽게 도착 할 것이다. 혹 예천사람들 말투가 투박스럽고 큰소리더라도 놀라지 말기를, 그분들이 친절히 가르쳐 주려는 나름대로의 배려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
 장이 시작되면 이렇듯 도로가가 북적이기 시작한다. |
인도를 가득 메운 장날의 풍경
 |
삼거리를 지나 한천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넓은 사차선 도로가 나온다. 장날일 때마다 그 도로는 차가 아닌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아무리 큰 장이라도 1년 내 장날마다 사람이 북적이지는 않으니, 사람이 없다고 실망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 장날마다 사람들이 많았는데, 예천도 IMF, FTA의 여파가 쉬이 비켜가지 않는가 보다.
점점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농촌을 등지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장터를 돌아 볼 때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의 허리가 세월에, 생활에 굽어 있음이 안타깝다. |
예천장은 봄에는 각종 농산물의 모종과 마늘, 가을에는 고추, 깨 등이 유명하다. 다양하고 풍부한 농산물을 자랑하는 예천이지만 대부분의 농산물은 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유통되거나 대농을 하는 분들이 많기에 농산물이 공판장에 바로 가는 경우도 많다.
봄과 가을 외에는 타지에서 온 장사꾼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장사꾼이 아닌 진짜 예천농민을 찾아 농산물을 사고 싶다면 아주 적은 양의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파는 어르신들을 눈여겨보라.
 직접 기른 마를 배낭에 넣어 장터로 가지고 나오신 어르신 |
장터의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리 많지 않은 상추며 오디, 마 등을 바구니에 가지런히 담아 팔고 있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농사를 지어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다 텃밭에서 조금씩 정성스레 기른 것 혹은 산에서 직접 딴 열매들이다.
평생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다 이제는 편히 살만도 하지만, 고생하는 자녀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이렇게 이것저것을 준비해 장에 오신다. |
그저 명절이나 방학 때 손자, 손녀가 오면 두 손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번 천 원짜리 몇 장이라도 쥐어 주고 싶은 것이 이들의 바램이기 때문이다.
 적은 물건이지만 정성스럽게 다듬어 사람들에게 팔고 있다.
장에 이것저것 들고 나오신 할머니는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이 대부분이다. 약을 치지도 비료를 뿌리지도 않는다. 그런 것이 더 좋은 농산물인지도 모르고 그저 자그마한 농산물을 가지고 나온 것에 미안해한다. 그래서 동전 몇 개, 천 원짜리 한두 장 정도의 돈을 받고 이것저것 많이도 넣어주신다.
그렇게 하루를 판 농산물은 다 합쳐서 2만원도 되지 않고, 그래도 물건을 다 팔고 용돈벌이라도 조금 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간다.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생각되기 보다는 소박한 것에 행복해하고 웃음 짓는 얼굴에서 예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오전 내 웅성웅성 했던 사람들은 한두 명씩 빠져 나가고 몇 안 남은, 물건을 팔려는 사람과 잊어버린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이 남는다. 한쪽에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 끼리 모여 택시를 타려고 사람들을 기다리는 모습도 보인다.
이렇게 오늘의 예천장도 마무리 지어가고 다음날 2일 혹은 7일을 기다려야 하는가보다. |
 택시를 타려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


 예천읍에 자리 잡고 있는 예천장은 지리적면에서 예천군의 가운데 있어 다른 면과의 교통이 편리한 곳입니다. 그래서 장날 때마다 예천의 다른 장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죠. 장날의 풍족한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마늘이 수확되는 6월 말과 깨, 고추 등이 수확되는 10월이 좋습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농산물을 자랑하는 예천이지만 대부분의 농산물은 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유통되거나 대농을 하는 분들이 많기에 농산물이 공판장에 바로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