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집을 찾아온 게스트들이 남겨 놓고 떠난 메모들입니다.
그들이 남겨 놓은 메모에는
마음이 담겨있어서
그들은 떠났으나 그러나 그 마음은 여전히 함께 이곳에 남아 있어서
때로는 함께 했던 추억위에 미소가 머물고
나누었던 대화, 함께 걷고 바라보던 풍경들이 사진처럼 선명합니다.
40이 되었을때 인도 여행을 갔었습니다.
아그라의 오래된 동굴의 벽화에 감탄을 하며 구경을 하다가 문 입구에 놓여 있는 방명록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에는 세계 곳곳에서 아그라를 찾아온 사람들이 남겨 놓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글로 남아 있었습니다.
문득,나도 내 아이를 위한 메모를 남겨 놓고 싶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에 갓 입학을 한 어린아이였으나 인도여행은 우리아이들의 버킷리스트에 꼭 올려주고 싶은 여행지라고 생각되었기에, 먼 훗날 이곳을 찾아올 아이를 위해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홀로 첫 배낭여행을 시작한 소감과 내 아이와 먼 이국의 땅에서 방명록으로 해후하게 될 기쁨을 적어 놓았던 것으로 것 같습니다.
내가 인도여행을 하던 그때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 겨울이 되어서 인도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 첫 인도 배낭여행사와 똑 같은 스케줄로 한달간 여행을 다녀온 아이에게 아그라에서 내가 쓴 글을 보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는 찾지 못해서 읽어보지 못했노라고... ... 꼭 10년이 되었으니 찾지 못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내가 쓴 편지를 내 아이는 읽지 못하였으나, 그러나 내 뒤에 온 사람 중 누군가는 그 편지를 읽었을 것이고, 그리고 지금 내가 게스트들이 남긴 메모를 읽으면서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처럼 ... .... 누군가 화양연화처럼 삶의 찰라에서 따스함으로 미소를 지었다면 ... ... 충분하지요.
배꽃집에서 올 해 62세가 되는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며 가족들이 1박2일을 하였습니다.
손자가 그림으로 그 자리의 기억을 남겨 놓았습니다.
게스트들에게 배꽃집은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고... ...
나를 사랑하줄 아는 사람들이 배꽃집에 남겨 놓은 작은 흔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