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Panic disorder)란 갑자기 극심한 불안이 유발되고, 동시에 심계항진이나 빈맥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을 지속적으로 염려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짧은 시간 동안 갑자기 유발되는 극심한 불안을 ‘공황(panic)’이라고 부른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흔히 응급실이나 내과를 먼저 방문하게 되며, 심근경색증이나 히스테리성 증상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이들은 불안해서 혼자 멀리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비행기 타기 등의 특정 상황을 피하려 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을 ‘광장공포증(Agoraphobia)’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공황장애 환자들은 이런 고통을 자신만이 겪고 있다고 생각하여 창피하게 여기는데, 100중 2-3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며, 일생동안 한 번 정도의 공황발작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험한다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정도 발병률이 높고, 발병 시기는 아무 때나 일어날 수 있지만, 대개 20-30대 전후 연령층에서 가장 흔히 나타난다.
불안은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위험에 직면하게 되면, 대뇌에서 불안을 인식하고 자율신경계 중추가 자극되어 각종 신체증상이 발생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으로 하여금 신속하게 위험 상황을 대처하도록 만드는 경보장치 역할을 한다. 그런데, 공황장애 환자들에서는 이런 경보장치가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이유 없이 혹은 사소한 자극으로도 작동되기 때문에 공황발작을 일으킨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신경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되어 있다.
신경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가바(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변연계(limbic system),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등의 뇌 기능이상 및 유전적 소인 등이 있다. 심리 사회적 요인으로는 예상치 못하게 발생된 불안반응을 스스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극심한 공포감과 회피행동을 반복한다는 인지행동이론과 분리불안이 있거나 소심하고 지나치게 참고 경쟁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공황장애에 잘 걸린다는 정신분석이론이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은 상황에서 공황발작이 자주 발생되는데, 특히 첫 번째 공황발작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많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모두 연관된다고 한다.
공황장애에서 자주 나타나는 몇 가지의 증상이 있는데, 다음의 증상 중 적어도 4개 이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10분 이내에 그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하면 공황발작으로 진단한다.
한편, 신체상태에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철저한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심장질환이나 갑상선질환 등과 같이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질환에 대해서는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초기부터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공황장애는 잘 치료된다. 그러나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화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가 극심하다. 많은 치료법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다. 특히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동시에 받는 경우에 완치율이 높다.
공황장애 약물치료에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등이 주로 사용된다. 항우울제는 완치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대개 1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항불안제는 치료효과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 급성기 치료에 효과적이다. 두 가지 약물 모두 각 환자의 특성에 맞게 용량과 용법 및 투약기간을 잘 조절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에 비해서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을 만큼 공황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다. 개인 인지행동치료와 집단 인지행동치료가 있는데, 효율성 면에서 집단 인지행동치료의 장점이 많다. 인지행동치료는 몇 가지 치료 방법들이 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사소한 신체감각을 파멸이나 죽음과 같은 파국적 상황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교정하는 것, 공황발작이 일어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며 결코 생명에 위태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도록 하는 것, 이완훈련을 통해서 공황발작을 이겨내는 신체적 조정 기술을 배우는 것, 과호흡을 하면 공황발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통제하는 호흡조절법, 특정상황에 가기를 회피하는 환자들에게 가상노출과 실제상황에의 노출을 점진적으로 시행하여 광장공포증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 등이다.
그 외의 치료방법으로는 성격적 취약성, 대인관계 스트레스, 이차적으로 발생된 우울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통찰정신치료가 있다. 또한, 각자 스트레스 처리방법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긍정적인 사고에로의 전환, 유산소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