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온 손님은 다름 아닌 아빠의 친구인데 다혜 이모였다. 그리고 뒤로 머리를 묶은 여자아이는 다혜 이모의 딸 지은이였다. 지은이
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지은이와 나는 소꿉친구였다.
“준아~ 안녕? 오랜만이다.”
“어... 지은아 안녕?”
지은이가 몰라보게 예뻐졌다. 나는 내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어서오세요. 지은 엄마.”
엄마는 어색하지도 않은지 다혜 이모에게 금방 말을 걸며 예전에 엄마처럼 수다를 떨었다.
“준이야! 나 네방에 가보고 싶어.”
“어...어? 알았어.”
“방을 좀 더 깨끗이 치울 걸...”
나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우와~ 햇빛이 참 따사롭다.”
지은이는 마음씨까지 착한 것 같다. 밖에서는 다혜 엄마가 돈을 빌려주는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약 3시간 동안 난 지은이와 책과 약간의 수다를 떨며 놀았다. 다혜 이모가 가려는지 밖에서 인사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 있다
“지은아 그만 가자~”
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현관까지 마중을 나갔다. 다혜 이모가 나에게 5만 원이라는 큰 용돈을 주셨다. 나는 말로는 사양을 했지만 5만 원을 가지고 싶었다. 다혜 이모는 그런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내 손에 5만 원을 쥐어주고는 나가셨다.
“안녕히 가세요.”
다혜 이모가 가고난 뒤 집안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먼저 엄마께서는 옛날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본식 튀김을 자주 해주었고 성격도 밝아지셨다. 아빠께서도 이제 고장난 가구 같은 것을 잘 고쳐주시고 항상 입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다혜 이모가 사업을 하나 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아빠를 그 사업체의 직원으로 쓰신다는 거였다. 드디어 아빠가 잘하시는 가구를 고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