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모든 신체로부터 오는 신호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도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있습니다. 아주 시끄러운 시장에서도 자신의 옆 사람의 이야기만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것이나,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나, 매우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옆에서 말하는 것이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즉, 정보의 중요도나 복잡도를 판단해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함으로써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용량을 줄일 만큼 똑똑한(혹은 게으른?) 것이 뇌라는 녀석(?)입니다.
또한, 뇌는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복잡하거나 과다한 정보가 들어오면 일종의 오버플로(overflow : (물 따위가) 넘쳐흐르는 것. 컴퓨터 등에서 연산결과 등이 그 컴퓨터의 기억, 연산단위 용량보다 커져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상황)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너무 무서운 상황에서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기절을 하는 경우가 바로 그러한 경우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우리의 평형감각은 시각, 내이(內耳), 근육의 움직임 등 여러 가지의 정보를 뇌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처리를 하게 되는 데, 내가 스스로 움직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차를 탔을 때처럼 외부의 힘에 의해 움직이게 되면, 이러한 흔들림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 못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데, 이것이 소위 멀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지속적인 흔들림은 우리 몸의 평형기관(반고리관 및 전정기관)에 흔들리는 정보를 보내지만, 시각이나 몸의 근육 등이 이러한 변동사항을 제대로 처리 못하면, 이를 처리하는 뇌에서 이러한 위치변동정보를 미처 수용하지 못하여, 평형감각이 흐트러지면서 뇌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현상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안에서 책을 보게 되면 시각으로 들어오는 위치변동정보는 거의 없으면서 몸은 흔들리게 되므로 뇌가 어느 정보가 맞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되어 멀미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됩니다. 또,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흔들리는 상황이 예측이 되므로, 미리 대비를 하게 되어 멀미가 덜 나게 됩니다. 이렇게 뇌가 혼란을 느끼게 되어 엉뚱한 구토 중추를 자극하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 바로 멀미입니다.
뇌는 오작동을 일으키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파업(?)을 하기도 합니다. 즉,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선 정보가 들어오거나, 판단하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무시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 기제(防禦機制)로, 이렇게 반복되는 정보, 의미가 없는 정보들을 적절히 무시함으로써, 뇌가 처리하는 정보량을 줄여 효율적인 뇌의 작동을 보장하게 됩니다.
차를 타면 잠이 오는 1차적인 이유는 멀미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의 지속적인 위치이동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평형감각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뇌는 감각정보를 적절히 무시함으로써 혼란을 피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다른 감각기관까지 같이 끄게 되면서 잠이 오게 됩니다. 그래서 멀미를 할 때 잠을 청하면, 멀미가 덜하게 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가 흔들리거나 엔진소리는 일정한 박자를 가지는 의미 없는 신호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의미 없는 일정한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뇌는 계속해서 그러한 신호를 분석하지 않고, 같은 신호가 올 것을 예측하여 다음에 오는 신호를 분석하는 일을 멈추고,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려고 합니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냄새를 못 느끼게 되는 것이나 의자에 계속해서 앉아있으면, 엉덩이에 의자가 닿는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것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이렇게 정보를 무시하면서, 뇌는 감각기관에서 오는 정보를 끄게 되며 이 결과로 잠이 쉽게 오게 됩니다.
이러한 일정한 시간에 지속적으로 무의미한 자극이 잠을 청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이를 재울 때 응용하기도 합니다. 등을 토닥여 주거나, 일정하게 흔들어주는 것,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 등이 그러하며, 청소기의 소음이나, tv에 신호가 없을 때 나는 백색잡음 등을 들려주면 잘 자게 됩니다. 이 때, 신호는 일정하여야 하며, 그 신호가 뇌가 분석할만한 정보가 없는 무의미한 신호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자장가도 명확하게 불러주는 것보다는 웅얼웅얼 거리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자장가의 대부분은 멜로디가 높낮이가 크지 않고 일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결론적으로, 자동차를 탈 때, 뇌가 예측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계속 분석하느라 혼란을 느끼는 것을 방지하고, 엔진소리나 흔들림 같이 별 의미 없는 지속적인 감각신호를 뇌가 지루해하여 감각을 끄는 과정에서 잠이 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흠... 참 신기하군요. 좀 길긴 하지만 많은 걸 알았습니다.
음.. 다른 정보보다는 꽤 긴 내용이네요. 잘 알았습니다.
다른 정보 보다 더 길어요 하지만 머리 컴퓨터에는 많은 정보가 많이 들어갔어요
자동차에 타면 졸린가>??: 전못느끼겠는데;;;
흠흠...조금 기네요.그리고 저는 자동차를 타면 졸려서 궁금했는데 지금 잘 알게 된 거 같아요.정말 신기하네요.
난 오히려 안 졸린데...... 내가 이상한 건가??? 그런데 뇌가 지루해 하여 잠이 오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전 차만 타면 10분안에 잠이 꼭 드는데 이런 원리가 있어서 졸리는 이유를 잘 알게 됐네요. 그리고 정말 신기한 것 같네요.
좋은아이들방에서 봤는데.. 읽지는 않았는데 그리고 저도 자동차에만 타면 자꾸만 졸리는데 왜 졸린지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렇구나 예전부터알고 싶었는데... 잘알았어요
이글은 길긴 하지만, 정말 신기하고, 정말 많은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동차만 타면 그런게 아니라 난 기차 등등 타고 막 졸음이 올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