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섭 기자의 대학입학처 風地觀 - 교육대학교(2), 정말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가?
경인교대 임재훈 입학본부장 인터뷰
6명의 모둠원, 제시된 주제로 자유로운 발언권, 타인의 의견과 공감하며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키고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학생들. 마치 교실의 협동학습을 옮겨온 듯한 상황은 경인 교대의 2016 with GINUE 모의전형 프로그램에서 보인 모의집단면접 모습이다.
경인교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심층면접으로 개인면접과 토의식 집단면접을 하고 있다. 1대1 개인면접 후 이루어지는 집단면접 유형이 고교 교실의 혁신 수업 모델과 유사한 점이 있어 현 토의식 집단면접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임재훈 입학본부장을 만나보았다.
Q. 입시에 현재 면접 모델 도입 배경은?
A. 2014년부터 도입했고, 이전에는 토론식이었다. 이슈제시, 찬반입장, 논리적 주장과 근거로 이루어진 토론 면접 자체가 입시에서 활용하기에는 과도한 경쟁 유발모델로 여겨져 교직 인성 부분을 평가하려면 경쟁보다는 문제에 대해 합리적 방향으로 공감을 끌어내고 결론을 끌어내는 리더십이나 공동체적 인성을 평가하기 위해 토의식을 도입했다.
Q. 면접 평가 요소에 변화가 생겼는지?
A. 토론식은 비판적 사고력과 상대방의 약점을 꿰뚫고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능력이다. 토의식은 타인을 존중, 협응하면서 논리를 발전시키는 능력을 보고 있다. 즉 협동하는 리더십, 공감, 문제 이슈를 꿰뚫고 같이 대안을 찾아 나가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요소가 초등 예비교사에게 적합한 자질이다.
Q. 최근 대학이 고교에 교실 수업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집단면접 방식을 바꾼 것이 고교 수업혁신을 염두에 둔 것인지?
A. 좋은 초등학교 교사에 적합한 자질이라고 여겨져 설계한 것인데, 고교 수업 혁신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미쳐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교수님들이 면접 후 특정 방식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들을 한다. 타인 의견에 비판과 공감, 경쟁이면서도 협응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전통적인 수업방식의 틀에 있는 학생들은 부족한 면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 혁신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Q. 타 교대에 비하면 혁신적인 생각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범생이 전형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학교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범생이(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한 학생)를 만들면 그 학생이 인재라고 생각한다. 고교가 혁신 수업을 하여 인재가 된 학생들을 평가하는 모델로 발전시키면 고교에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가 갈 것이다.
A. 교대는 일종의 단과대이다. 자연대는 과학 잘하는 학생, 수학과는 수학 잘하는 학생을 원할 것이다. 교대는 교사 인성을 갖춘 학생들을 원한다. 고교에서 이루어진 혁신적인 수업이 우리가 보려는 부분과 일치한다면 그걸 길러서 보내주신다면 매우 감사한 일이다.
Q. 경인교대가 집단면접에서 보는 평가요소는 전 대학이 필요한 평가 요소이다. 지극히 교육적이다.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먼저 경인교대가 현재의 면접평가 방식으로 좋은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생겨야 한다.
Q. 그럼 앞에서 잠시 언급한 “교수님들이 면접 후 특정 방식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들을 한다.”고 했는데, 사교육에서 만들어진 학생과 교실 혁신에서 키워진 학생들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A. 단시간 기출문제와 모의 정답으로 연습한 학생은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태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표가 난다. 본인이 스스로 사고 해서 능력이 길러진 학생과는 구별된다. 가수오디션에서 만들어진 학생들은 테크닉은 좋으나 감정이 부족한 것처럼 사교육 학생은 기술은 뛰어나나 문제 해결 방안의 사고능력이 차이가 있다. 35분 면접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다. 어설픔은 드러난다. 5~10분이면 나타난다.
Q. 그럼 이렇게 질문을 바꾸어 보겠다. “수업혁신한 학교의 성실한 학생”과 “수업혁신 못한 학교의 성적 상위 학생“ 중 어느 학생을 선택할지?
A. 우리는 어느 학교가 수업혁신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경인교대의 방식으로 뽑는다. 지금 방식으로 선발하면 “수업혁신한 학교의 성실한 학생”이 뽑힐 가능성이 크다.
Q. 수업혁신 고교와 만나 소통의 장을 열어보면 어떨지. 경인교대 주최로 대학의 평가모델과 고교의 혁신 수업모델을 서로 보여주는 것으로. 면접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A. 좋다. 해 보고 싶다. 종합대는 사범대가 있어 고교교사 네트워크가 있어 연계가 수월하다. 교대는 네트워크가 없어 고교교사와 연계된 부분이 없었다. 고교의 수업모델을 보고 싶고 교대의 평가요소도 알리고 면접 개선 방안도 연구하고 싶다. 특히 1, 2등급 아래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싶다.
Q. 현재 경기·인천의 고교는 수업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고교 수업혁신 교사에게 경인교대 소통의 뜻을 전하겠다. 경인교대의 기본적인 평가요소는 모든 대학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소양이 아닌가?
A. 경인교대가 전형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힘도 되고 기쁘다. 정말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가?
Q. 잘하고 있다. 수업혁신 고교와 만나 전형 일부를 손질하면 완벽하게 사교육을 따돌릴 수가 있다. 지금은 사교육 때문에 전형을 요리조리 바꾸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A. 무엇보다 고교 교사들에게 힘이 되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소통하고 싶다. 교대는 학교가 잘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도움이 되는 부분은 돕겠다. 그것이 우리 학교 오는 학생들이 행복한 길 아닌가?
'이광섭 기자의 대학입학처 風地觀'은 시리즈로 계속 나갑니다. 시리즈를 모으면 한 권의 좋은 입시 안내서가 됩니다.
진학일보 이인희 기자 / 이광섭 기자 공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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