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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日莫途遠 해는 저물고 갈 길이 멀어(日暮途遠) 吾故倒行 내 어쩔 수 없이 일을 거꾸로 행하며 而逆施之 하늘의 뜻에 반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 제6> |
일모도원(日暮途遠)
해는 저물고 가야할 길은 멀다.
논어 태백(泰伯)에서는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 임무가 무겁고 갈 길이 멀다 하였다.
-Someone's days are numbered. 일박서산(日薄西山)
서산에 걸린 해처럼 살 날이 손꼽을 만하다.
-My candle burns at both ends, 내 촛불은 양쪽에서 타들어간다.
it will not last the night. 오늘밤을 버티지 못하리라.
But......................... 그러나.......................
It gives a lovely light. 얼마나 황홀한 촛불인가!
<Edna St. Vincent Millay, "A Few Figs from Thistles", 1920
US poet (1892 - 1950)>
도행역시(倒行逆施)
시류(時流,tide), 천리(天理)에 거슬러 행동하다.
-To go against the historical trend.
-To do things in a perverse way.
-To go against the tide.
천려일실(千慮一失)
교수신문에서 금년 사자성어로 도행역시(倒行逆施)를 선정했다 한다.
네 자만 놓고 보면 적절한 성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출전(出典) 문맥은
시류/천리에 역행하는 것이 불가피했노라고 합리화한 점에서 사려부족
이라 할 수 있다..
그 출전을 일부 살펴본다.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 제6
초나라 충신 아버지는 역신의 모함에 빠져 투옥되었다.
후환이 두려워 아들 형제마저 처형코자 잡으러 오자
형이 말하기를 형제가 모두 도주하면 그런 불효가 없다.
나는 아버지를 따를 것이니 아우는 탈출하여 훗날을 기약하라 하여
차남 오자서가 체포하러 온 관군을 따돌리고 오나라로 달아나는 장면이다.
伍員與申包胥為交 오원은 신포서와 (초나라 신하로) 친교가 있었다.
員之亡也 오원이 (초에서 오나라로 황급히) 도망치다
謂包胥曰 (우연히 신포서와 부딪쳤을 때) 말했다.
오자서: 我必覆楚 나는 반드시 초를 전복시킬 것이다!
包胥曰: 我必存之 나는 반드시 초를 보존시키겠네!
...<중략 : 오랜 전투와 우여곡절 끝에 오자서 부대가 초의 수도 영성에 입성한다.>...
及吳兵入郢 마침내 오병(吳兵)이 영성에 입성하여
伍子胥求昭王 既不得 오자서가 초 소왕을 찾았으나 이미 도주하였다.
乃掘楚平王墓 出其尸 부득이 초 평왕(先王) 묘를 발굴하여 시신을 꺼내
鞭之三 然後已 채찍 3백대를 치고서야 멈추었다.
申包胥亡於山中 신포서가 영성에서 도망친 산중에서
使人謂子胥曰: 사람을 시켜 자서에게 전했다.
子之報讎 아들이 부친 원수를 갚는다고는 하나
其以甚乎 그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는가?
吾聞之 나는 들어 알고 있네.
人觽者勝天 사람이 많으면 일시 하늘을 이길 수 있다고 하나
天定亦能破人 하늘의 뜻이 정해지면 사람을 격파할 수 있다고.
今子故平王之臣 지금 그대는 옛날 평왕의 신하로서
親北面而事之 북면하여 섬겼으면서
今至於僇死人 지금에 와서는 그 시신까지 욕보이니
此豈其無天道之極乎 어찌 이보다 더 천도에 어긋날 일이 있단 말인가?
伍子胥曰: 오자서가 말했다.
爲我謝申包胥曰 나를 대신하여 신포서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라!
吾日莫途遠 해는 저물고 갈 길이 멀어(日暮途遠)
吾故倒行 내가 어쩔 수 없이 일을 거꾸로 행하며
而逆施之 하늘의 뜻에 반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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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수신문의 금년 사자성어는 실패작>
출전 내용이 길어 전부 올리진 못하였으나
전체 문맥과 정서를 살피지 못하고 선정 발표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였다.
<사려부족>
지난 18일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문과 언론보도 내용도 그랬 다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언론은 <본문과 역행하는 단서>는 부각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단서란, 본문 판결을 토대로
과거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던 연월차 수당, 퇴직금 등의 추가임금요구는 안 된다는 취지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힘겨루기 여지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언론은 앞부분만 부각시켰던 것이다.
<북면(北面)과 남면(南面) : 신하와 임금>
-임금은 남을 향하여 앉고, 신하는 임금(북쪽)을 향하여 앉는다.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그러하다.
따라서 北面하였다 함은 신하로서 북쪽에 좌정한 임금을 모셨다는 의미다.
하하하하! 도행역시(倒行逆施)!
아직 교수들이 오자서 열전을 숙독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말씀처럼 그대로 <천리(天理)에 거슬러 행동하다.>로 읽으면 보아 줄만 하지 않을까요?
어쨌던 천리를 거스르는 일 들이 너무 빈번하네요!
어제 민노총 체포과정도 어찌 보면 천리를 거슬려 더 큰 혼란을 몰고 올 것 같아 걱정이네요!
하하하하하! 도행역시라!
<교수와 학자의 차이>
우리나라에선 교수와 학자는 하늘과 땅 차이죠.
대한의 교수는 <위인지학(爲人之學)의 직장인>일 뿐, 학문, 존경과는 거리가 멀죠.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위인지학(爲人之學) 학자였다면 어떻게 그런 경박함이 나왔겠어요.
우리학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하는 빙산일각의 사례죠.
제가 새파란 무슨 처장, 학장, 총장 따위 보직교수를 좋아하지 않는 배경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