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016년 4월 17일 새벽 오전 1시 30분)께 부산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해안에 오션탱고호가 강풍과 조류에 떠밀려 좌초되었다.
이곳은 우리 해양환경교육센터가 현장수업 장소로 자주 찾는 곳이다. 암석조간대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자갈을 들치면 납작게가와 무늬발게가 깜짝 놀라 도망을 가는 살아있는 바다학교다. 특히 깜장각시고둥은 부산의 다른 바다에서는 만나기 힘든 복족류로 까맣게 빛을 발하며 바위에 붙은 모습은 정말 수줍은 새색시를 연상케한다.
그런 바다학교에 이런 엄청난 사고가 생기다니...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사고 발생 직후 부산해경은 122구조대와 중앙해양특수단 등을 보내 선원 5명을 구조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미 기름은 바다로 유출됐다고 한다.
유출된 기름은 기름띠를 형성하며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남항공동어시장 앞 해상과 영도 중리 앞바다에까지 퍼져나갔고 신속한 대응으로 대부분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늘 현장을 찾아와보니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사고 장소인 절영로 해안가 주변은 검은 벙커C유가 갯바위와 작은 자갈들 사이로 속속들이 파고 들어있었다. 해안가 바위 등에 붙은 기름은 흡착포로 아무리 문지르고 닦아내도 완전한 제거는 요원해보였고 자갈 아래로 파고들수록 검은 기름이 솟아올라와 마치 원전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세 시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부직포를 사용하여 갯바위 속 기름을 흡착하고 닦아냈지만 원상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이다.
현재 오션탱고호 주변 해상에 오일팬스를 치고 부산의 해양관련 부서와 각 지자체 뿐만 아니라 부산시 국회의원 등 정치 인사들도 사고현장을 찾아 직접 방제복을 입고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해양관련 기관 직원들과 전문가들의 방지작업과 조사활동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만난 해녀분들의 한숨과 걱정 섞인 말씀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태안반도 유류오염사고를 봐서 알 수 있지만 바다의 유류오염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후유증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 더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방제작업이 빨리 종료되어 원상복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방제작업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께 죄송했지만 기록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작업 시작 전, 그리고 끝내고 나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