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음성 성 마틴 (구)성당
음성은 가난한 동네다. 옛날에도 가난했나보다.
진천에 세워진 성당과 같은 해인 1923년에 음성교회도 세워졌는데 시작부터 불쌍했다.
땅은 선교부에서 구입해 주었는데 건물 지을 돈이 없던 교인들이 마침 음성부자 현씨 집안에서 새집 지으려고 헐어버리는 집이 있어 그 목재를 가져다가 지었단다.
(이 집안의 딸 현미리암이 음성교회에 출석했으므로 정보를 얻었겠지)
이 교회는 정면5칸 측면3칸으로 한쪽은 팔작지붕, 반대편은 맞배지붕이다.
맞배지붕 쪽을 정면으로 삼아 평면을 구성하였는데 중앙제단 양측으로 고해실과 성의실을 두었고 중앙제단의 상부에는 조그마한 창을 두었는데 스테인드그라스로 성모와 아기예수의 모습을 형성하였다.
내부의 공간은 역시 내부에 고주를 두었고 천정은 연등천정으로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7량집으로 고주사이에 대들보를 걸고 그 위에 종보를 두었으며 평주와 고주사이에는 퇴보를 걸었다.
별다른 장식 없는 소박한 가구미가 물씬 풍기는 집이다.
언제 만든 것인지 모르지만 손바닥만한 스테인드그라스가 오히려 사치스러워 보인다.
외부는 더 소박하다. 하부는 화방벽을 두었는데 그야말로 시골담에서 볼 수 있는 자연석으로 형성하고 회벽을 발랐는데 지금은 그 위에 페인트로 칠을 해 더욱 불쌍해 보인다.
화방벽위의 창문은 유리창문으로 언젠가 변형된 것으로 보이며 출입구가 있는 쪽에는 붉은 벽돌로 현관을 덧달아 놓았다. (덧단 부분이 없었을 때는 비오는 날이면 교인들 신발걱정에 예배를 못 들였을 것 같다.)
현재는 시멘트기와로 지붕을 올렸다. 전에 한식기와집이였을 때는 용마루 끝에 십자자도 있었다더라.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종도리장여 밑에 主降生一千九白二十三年十月七日上樑라는 상량문이 그대로 남아있어 헌 집 이전이지만 건물의 건립연대가 뚜렷하고 사제석에 있는 기도상에도 主降生一千九白一十六年이라 쓰여 있어 이 기도상은 건물보다 더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건물이 매우 낡아 추녀와 서까래가 썪은 부분이 많고 지붕도 제 모습을 잃었다.
그리고 건너편에 원래 동일년도에 지은 사제관과 있었다.(교회는 헌 건물이전, 사제관은 신축했었단다) 그러나 최근에 철거되어 그 자리에 교육관이 들어섰고 현재 새 교회건축이 마무리를 짓고 있는데 이 건물은 철거하지 않고 보존될 듯하다.












그러나 어찌 알리오. 내일 일을 모르는 것이 인생사인데 건물생명 마찬가지요.
교회신축 다 끝나면 이 건물 역시 언제 없어질지. 기회 있을 때 구경들 해 보시죠
글: 김철민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건축학전공)
주) 교회 신축(2010.10.3. 축성)후에도 현재 구 성당은 보존되고 있습니다.
첫댓글 와~ 우리성당에 관련된 글도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