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막아준 화(禍)

준비가 막아준 화(禍)  1966. ROTC 4기로 임관하여 최전방 AP(잠복초소).CP(GP출입통제초소).GP비무장지대감시초소)에서 소대장 생활을 마치고 의래 2년이면 끝내야 하는 군 생활을 우연한 사고로 1년을 연장하였다. 그리고 1968년 1.21사태로 자동적으로 1년을 더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4년 근무가 되어 대대 참모와 중대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얻었다. 특히 대대 참모생활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매일 아침 대대장을 모시고 참모회의를 했다. 참모회의에는 S-1(인사) S-2(정보) S-3(작전-교육) S-4(군수)외에 통신장교, 의무장교와 본부 중대장이 참석했다. 모든 참모는 담당한 분야의 일과를 보고하면서 업무를 추진하면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보고하고 아울러 그런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했다. 방안을 보고 할 때는 (1)안 (2)안 (3)을 준비하여 보고하고 각안에 따르는 장단점을 같이 보고 해서 지휘관으로 하여금 가장 적절한 안을 채택하도록 준비해야 했다. 이런 참모로서의 경험이 제대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교직 생활 중 학교장의 참모격인 부장교사를 하면서 아침 부장 회의 시 그와 같은 방법의 업무 수행은 원만한 업무처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런 식의 생활방식은 일상생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생활습관이 되었다. 이런 생할 습관이 반복되면서 성품이 되었고 이런 성품 덕분에 결정적으로 덕을 본 것이 사할린교육원장으로 파견나가기 위한 준비부터였다.사할린 교육원장으로 파견을 앞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안 좋은 소문을 들었다.1990년 70여년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바뀌면서 러시아의 무질서는 극에 달했다. 그에 따라 마피아와 도둑과 뇌물의 극성은 상상을 불허하였다. 그런 극심한 혼란과 무질서의 극치를 들을 때마다 파견을 앞둔 나는 고민이 많았다. 우선 해야 할것은 가는 도중 호텔문을 뚫고 들어오는 강도에 대한 대비와 현지에 도착해서는 현관문을 뚫고 들어오는 도둑과 강도에 대비한 대비책이었다. 나는 청계천 시장을 샅샅이 뒤져 방범에 도움이 될만한 여러 가지를 구입하다가 우연히 알람장치를 발견 구입하였다. 당시 러시아가 사회불안으로 치안이 안 좋자 이에 대비한 물건들을 한국에서 구입해가는 러시아 상인들이 많어 방범에 관련된 물건들이 많았다.사할린한국교육원은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21학교의 일층 4교실을 빌려 사용 하였다. 그중 한 교실을 교육원장실 겸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나는 창문에 쇠창살을 달면서 한국서 구입한 알람장치를 창문에 설치했다. 도둑이 창살을 뚫고 들어오다 알람장치와 연결한 인계선을 건들이면 요란한 소리를 내도록 하였다. 교육원을 개원하고 이년이 흐른 1995년 여름, 도둑이 차를 이용해 쇠창살을 뜯은 다음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려다 인계선을 건드렸고 즉시 알람소리가 요란하게 나자 도망치는 바람에 교육원에 있던 TV 컴퓨터 복사기 냉장고등의 도난을 막을 수 있었다. 두번째는 비자문제 해결을 위해 모스크바를 가면서 하도 마피아와 도둑소리를 많이 들어서 이에 대비로 속옷에 주머니를 준비했다. 여권과 달라등의 귀중품은 속옷 주머니에 넣고 지갑에는 러시아 루불화 잔돈을 두툼하게 넣어 양복안주머니에 넣었다.1994년 1월 모스크바에서 비자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교포와 러시아 외무성 관리를 만났다.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를 안내하던 교포가 궅이 집까지 바라다 준다는 것을 미안한 마음에 몇번 사양하자 그분은 돌아서 갔다. 당시는 러시아의 모든 사정이 않 좋아서 뒷골목은 가로등이 안 켜져 어두컴컴 했다. 도움을 준 교포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자 시커먼 강도들이 쯔하 쯔하 하며 칼을 들이 대며 달려 들었다. 돌아서 반대편으로 도망가려 하자 반대 방향에서도 3명이 달려들었다. 두명은 한쪽 팔을 붙잡고 한명은 나의 웃주머니에서 두툼한 지갑을 꺼내들고는 도망쳤다. 미리 속옷에 주머니를 달아 여권과 달라를 넣어 큰 피해를 모면한게 퍽이나 내스스로가 대견했다. 이와 같은 일안 이안 삼안 준비의 생활습관은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해 효과를 단단히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시골의 면사무소나 먼 시청등에서 이런 저런 증명서를 발급 받을때도 당장 필요한 한부만 발급 받지 않고 2~3부를 더 신청했다. 2~3부를 추가 발급 받는데는 일이천원 미만이지만 일단 돌아왔다가 필요해서 추가로 발급 받으로 가면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도 낭비하지 않은가. 준비하는 삶은 거창한데 있는게 아니고 이런 사소한것 부터 습관화 되면 자연히 모든 생활에서 준비하는 삶이 이루어진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