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좋은 자리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이 흥하고 좋은 꿈을 꾸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면 로또복권과 명당, 꿈은 상관관계가 있을까?
◆로또와 명당
나눔로또에 따르면 로또 도입 이후 328회까지 1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서울 상계동의 ‘스파’로 1등 당첨자가 10번이나 나왔다. 부산 범일동의 ‘천하명당 부일카서비스’는 8회로 2위, 지난 7일 진기록이 세워진 경남 양산시의 ‘GS25’는 한꺼번에 5회를 보태며 총 7회를 기록, 충남 홍성군의 ‘천하명당 복권방’과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서울 회기역의 ‘경성식품’과 충북 청주시 가경동의 ‘대박찬스’는 각 5회로 공동 5위다. 대구경북의 경우 1등 당첨 최고 기록은 3번이다. 대구 서구 평리동 세진전자통신, 달서구 본리동 쿨복권방, 달서구 송현동 복권명당 서부점, 안동 북문동 행운의 집 등이 영광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판매점은 과연 명당에 위치하고 있을까. 한 풍수지리학자는 ‘스파’에 대해 중랑천이 암궁수가 돼 에워싸고 있으며 수락산 산맥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최고의 명당으로 진단했다. 암궁수는 뒤쪽에서 안아주는 보이지 않는 물을 의미한다. 그는 “암궁수가 감싸안는 자리는 굉장히 귀하며 판매점이 네거리 모서리에 위치해 도로까지 암궁수 역할을 한다”며 “편의점으로 운영되는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풍수지리적으로 잘 배치돼 있어 돈이 몰리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천하명당 부일카 서비스’는 풍수 5과인 용(龍)`혈(穴)`사(砂)`수(水)`향(向)이 훌륭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천하명당 복권방’은 남산에서 북동진한 용맥이 금마천을 만나 나아가지 못해 지기를 응집하고 복권방 앞을 흐르는 천(川)은 사람의 허리를 둥글게 감싸듯 도는 금성수(金星水)여서 재물이 넘치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진전자통신은 구릉지역의 기운이 한곳에 모이는 평지에 자리 잡고 있어 땅의 기운이 강하다는 것.
하지만 로또명당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풍수지리를 연구해온 한 학자는 “옛날 풍수이론을 지금 끌어다 붙이는 것은 맞지 않으며 자신이 편안하게 생각하면 그곳이 명당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풍수지리학자는 “명당의 기는 그 터에 살고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복으로 로또를 사기 위해 잠시 찾아간 사람에게는 기운이 전해지지 않는다”며 “로또 명당이라고 소문이 나면 판매수익금이 급증하기 때문에 실제 혜택은 주인에게 돌아간다. 결국 명당의 기는 주인이 독차지하고 그 가게에서 복권을 사는 사람은 주인에게 복을 주기 위해 찾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꿈과 로또
로또복권 1등 당첨자 중에는 조상이 나오는 꿈을 꾸고 복권을 샀다가 행운을 얻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로또가 2007년 12월(262회)부터 2008년 12월(317회)까지 1등 당첨자를 대상으로 복권구입 계기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73명 가운데 40명(23%)이 ‘좋은 꿈을 꿔서’라고 말했다. 꿈 종류는 조상관련 꿈이 26명(4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물이나 불, 사망하는 꿈, 레드카펫을 밟는 꿈 등이었다.
1등 당첨자만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다. 로또복권을 판매하는 사장이 좋은 꿈을 꾼 뒤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50회(52억2천만원)`167회(24억9천만원)`172회(10억8천만원) 등 1등 3번과 2등 9번을 배출한 세진전자통신 전재운(43) 대표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 깊은 꿈은 첫 1등이 나오기 전에 꾼 꿈이다. 그는 화`수`목요일 3일 연속 신기한 꿈을 꾸었다고 했다. 화요일에는 자욱한 안개를 뚫고 용 다섯마리가 나타나 자신의 몸을 휘감는 꿈, 수요일에는 호랑이와 표범이 자신을 덮치는 꿈을 꿨다. 목요일에는 안개가 그치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듯이 낙엽이 떨어졌다. 신기해서 발 밑을 보니 낙엽 대신 만원짜리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꾼 뒤 한주 후 1등이 나왔다. 전 대표는 “가게에 물난리가 나는 꿈 등을 꾸고 나면 1등 혹은 2등이 터졌다. 특히 꿈에서 특정 대상을 보면 관련된 숫자가 어김없이 당첨 번호로 등장했다”며 “꿈 속에서 38선을 본 뒤 추첨한 로또복권에서 38번 이하 숫자만 당첨번호로 등장한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133회(14억5천만원)`227회(52억5천만원)`300회(8억3천만원)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온 쿨복권방 최건일(47) 사장도 “조상들 산소에 다녀온 뒤 133회와 227회 1등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