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일엽초, 파초일엽, 우단일엽
포항 지진 때문에 일주일 연기된 수능이 오늘 전국적으로 치루어집니다. 철학자의 눈으로 보는 오늘날의 시험 방법은 참으로 쓸데없고 미련하기 짝이 없는 평가 방법이지만, 예전의 과거시험부터 따져보면 이 또한 몇 백년은 된 전통이니 그 또한 무시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아무튼 머지 않은 미래에 초지능, 초연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이런 시험제도 또한 역사의 유물로 사라지겠지만 오늘 수능에 임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을 결정짓는 중요한인생의 대사이니 모두 자기 실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기원합니다.
오늘 세계의 탄생화는 [양치식물]입니다. 양치식물은 꽃이피고 열매를 맺어 번식하지 않고 포자를 통해 번식을 합니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바다 - 민물 - 습지 - 육지의 순으로 생명의 영역을 넓히게 됩니다. 양치식물은 습지와 육지의 중간 정도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동물의 진화에 빗대면 파충류와 짝을 이루는 식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치식물 관련 세계의 탄생화는 양치(2월 5일, 11월 23일, 12월 7일), 고비(8월 27일), 공작고사리(4월 7일), 골고사리(11월 4일) 등 6일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이와 조화를 이루어 오늘 11월 23일은 일엽초의 이름을 가진 종류, 겨울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상록양치식물은 12월 7일, 나머지 양치식물은 8월 27일 등 3일로 나누어 정하였습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로 소개하는 일엽초 종류에는 [일엽초],[파초일엽], [우단일엽]입니다. 모두 상록성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고 남부지방 및 제주도에 서식합니다. 꽃말은 일엽초의 꽃말을 따라 [즐거운 추억]으로 정했습니다.
[일엽초]와 [우단일엽]은 오래된 나무의 가지나 바위의 틈에서 자랍니다. [우단일엽]은 우단같은 일엽초란 의미인데 , 우단은 짧고 고운 털이 촘촘히 심어진 직물을 말합니다. 잎이 촘촘하게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습니다.
[파초일엽]은 열대성 양치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서귀포 아래에 있는 '삼도'라는 작은 섬이 유일한 자생지입니다. 파초와 같은 잎을 가진 일엽초란 의미로 파초잎은 바나나 잎처럼 넓고 크고 긴 것이 특징입니다. 파초잎처럼 크지는 않지만 모양이 비슷한 잎을 가졌습니다. 이런 특이한 모양 때문에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환경부에서는 [파초일엽]을 2급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제주도 삼도의 [파초일엽]을 천연기념물 18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오늘 일주일 늦추어진 수능날. 대한민국에 몇 번의 수능이 더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시험을 잘 치른 학생들에겐 축하를, 혹시 좀 망친 학생들에게는 의로와 격려를 드립니다. 그리고 뒷바리지한 수험생의 부모님들에게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글을 쓰는 지금 제가 사는 안양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 살짝 내리긴 했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인 첫눈입니다. 올해 수능날 내리는 첫눈이 모두에게 행운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