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더힐' '갤러리아포레' 등 초고가 아파트들이 경매 시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한남더힐 경매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강남권 등지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인 데다 대출 등 규제가 강화되고 경기가 어려워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매 물건은 5~7개월 후 시장에 나오는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는 연말께는 이 같은 경매 물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까지 예정된 아파트 경매 중 감정가 15억원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는 총 13건이다.
*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면적 177.76㎡·감정가 36억4000만원)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217.86㎡·43억3000만원, 194.46㎡·36억3000만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40.13㎡·41억9000만원)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2단지(192.86㎡·45억7000만원) △강남구 청담동 청담동양파라곤(224.38㎡·38억1000만원) △서초구 방배동 프레스턴(243.83㎡·25억4000만원)이 경매에 나온 수십억원대의 아파트다.
* 10억원대 아파트로는 △종로구 평창동 엘리시아(236.07㎡·19억원)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133.41㎡·18억2000만원)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84.99㎡·17억2000만원)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151.19㎡·15억9000만원) △용산구 이촌동 월드메르디앙(128.66㎡·16억4000만원) 등이 있다.
* 이 중 방탄소년단과 비·김태희 부부 등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한 한남더힐은 처음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지난해 4월과 8월 경매 물건이 나온 적이 있지만 모두 소가 취하돼 실제 경매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 갤러리아포레는 2014년 12월 이후 4년 만에 2018년 12월 나왔고 이후 다시 1년 4개월 만에 경매 물건이 등장했다. 20일 진행된 경매는 유찰됐고 다음 달 18일에도 감정가 36억3000만원짜리 경매 물건이 나온다.
* 서초구 방배동 프레스턴은 2012년 9월 이후 8년 8개월 만에 경매시장에 나왔다. 서래마을 중 입지가 가장 좋은 곳에 있는 고급빌라다. 경매에 나온 물건은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 소유다.
*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프레스턴 등 초고가 아파트 물건이 경매시장에 다시 나오는 것은 부동산 시장 정점이 꺾이고 하강국면에 들어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심하고 경기가 좋지 않아 30억원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들의 경매는 1~2회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앞으로 초고가 아파트 등의 경매 물건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5일 총선 이후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된 것이 반영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실제 경매 물건은 경기 악화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진행됐던 경매 건수는 13만4795건으로 전년 11만6806건보다 15.4% 증가했다. 법원에서 경매로 넘어간 신규 건수 역시 올해 1~3월 2만6262건으로 전년 동기 2만4449건 대비 7.4% 늘었다.
* 강은현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은 이달 경매 신규 건수부터 반영되고 경매 집행은 연말께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경기 악화에 강화되는 부동산 규제, 코로나19 변수 등으로 고가 아파트를 포함한 경매 물건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편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하락했다. 올해 1월 61.4%, 2월 70.6%를 기록하던 것이 경매 대다수가 휴정된 3월엔 10.0%, 4월(지난 17일까지)에는 44.0%로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낙찰률 54.6% 대비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