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학교를 찾아서] (5)효성중·여자고등학교
즐겁게 다니는 학교… 자율과 협동 정신으로 성장하는 학생들
-효성여고
각자 진로와 적성에 맞게
스스로 역할 갖고 문제 해결
-효성중
조화로운 인성·사회성 추구
누구도 소외 없이 재능 발휘
1월 19일 효성여자고등학교 독서학교 참가 학생들과 교사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대구 월성동에 위치한 효성여자고등학교(교장 김명희 마리아)와 효성중학교(교장 서호석 유스티노)는 7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명문사학이다.
대구대교구 학교법인 선목학원(이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소속으로, 누구도 소외됨 없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대구 월성동 효성여고 전경.
1월 19일 효성여고 독서학교 참가 학생들과 교사가 책을 읽은 감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자율과 협동
효성여자고등학교는 ‘자율과 협동’을 중점 방향으로 정하고, 학생들 스스로 역할을 갖고 자율과 협동의 정신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모프’(SMoP, Social Mosaic of Project)는 자율과 협동 정신을 기르는 효성여고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과열된 입시 속 이기심과 무관심, 소외 등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다.
모든 학생들이 교수, 경찰, 기자, 의사 등 각자의 진로와 꿈, 끼에 맞는 직분을 하나씩 맡아 자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누구든지 소외됨 없이 역할에 맡게 주도적으로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어, 협동심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진로·직업 교육으로도 손색이 없다.
효성여고 안에는 다양한 ‘학교 속 작은 학교’도 운영한다. 이 가운데 ‘사회적 경제 실천학교’에서는 사회 경제의 이해를 통해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운다.
학교는 사회적 협동조합 ‘효성소쿱놀이’를 설립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또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사회적 경제’ 과목을 2학년 교양 선택과목으로 지정했다.
효성여고 교목실장 강호동(마티아) 신부는 “우리 각자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점에 머물지 않고, 우리 모두는 세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는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시간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선을 갖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효성여고 본관 1층 로비에 세워진 ‘작은 평화의 소녀상’. 2017년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자 직접 모금활동을 펼쳐 교내에 설치했다.
교내 미래교육공간 ‘더 플랫폼’에 자리한 도서관.
■ 배움이 즐거운 학교
효성중학교는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서호석 교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어 해야 한다”며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며 졸업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효성중은 특히 학교 부적응 학생들도 성취감을 맛보며 자신감을 길러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효성중학교 합주단 ‘샛별 윈드오케스트라’가 졸업식 연주를 위해 1월 19일 연습을 하고 있다.
‘너나들이 학습 요약집’ 프로젝트는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이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학생들은 학습 요약집 제작에 참여하고, 결과물은 학력이 다소 부진한 학생들의 교재로 활용된다.
학습 요약집은 만드는 학생에겐 학습 내용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교재로 쓰는 학생 입장에서는 기초학력 이해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프로그램이다.
효성중 합주단 ‘샛별 윈드오케스트라’는 3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지난해 대한민국합주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학교의 자랑거리가 됐다.
정부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결성된 합주단은 이제 지원을 받으며 연습실과 악기를 더 확보했고, 학생들의 조화로운 인성 함양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 월성동 효성중 전경.
효성중 본관 1층에 전시된 학생들의 협동 미술작품들.
■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
효성여고와 효성중은 무엇보다 시대의 징표를 읽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감싸 안을 줄 아는 따뜻한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
효성여고는 탄소중립 실천 의지가 두드러진다. 기후위기가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중요한 과제라고 결론 내린 학교는 지난해부터 ‘탄소중립 시범학교’로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특히 ‘환경’ 과목을 2단위 신입생 지정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 학교가 환경 교과를 편제하지 않았고, 편제한 학교 중에서도 대부분 선택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점이다.
‘함께 Green 우리 학교’ 프로그램으로는 일상 속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한다. 학생주도형 모둠 편성 활동으로 탄소중립 캠페인, 환경 챌린지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E.C.O(Energy Crisis Overcome) 페스티벌과 환경 패널 토론 등을 열어 학생들이 환경의 심각성을 스스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김명희 교장은 “환경의 중요성을 미리 예상하고 앞장선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졸업 후에도 환경을 지키는 삶이 일상화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13일 열린 효성여고 세계시민교육에서 학생들이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잔 받침대를 들어보이고 있다.효성여자고등학교 제공
지난해 11월 2일 열린 효성여고 학술제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있다.효성여자고등학교 제공
2017년 9월 20일 열린 효성중 ‘어르신 학교 초대의 날’에서 학생들이 초대받은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다.효성중학교 제공
효성중은 학생들이 공동선을 실현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특색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V.I.P.다’는 긍정적 자존감 함양을 위한 자체 개발 인성 프로그램이다. V.I.P.는 ‘Virtues Increase Positiveness’(긍정성을 높이는 미덕)의 약자다. ‘내면의 미덕보석 발견하기’, ‘칭찬릴레이’ ‘미덕 묵상’ 등으로 학생들 각자 내면에 있는 미덕을 발견하고 인정함으로써 긍정적 자아상을 확립하는 과정이다.
일명 ‘할할사’,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는 학생들이 독거노인들을 찾아가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모둠을 구성해 2주에 1회씩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하고, 매년 하루를 ‘어르신 학교 초대의 날’로 정해 교류하는 과정이다.
신호정(리카르도) 교감은 “인성교육은 결국 교사와 학생, 또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며 “어쩌면 이런 활동들 덕분에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지고, 공부든 인성이든 더 발달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23일 ‘내가 생각하는 미덕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효성중학교 제공
우세민 기자(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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