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방재 ~ 도래기재 <제17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3. 06. 09. (일) 04:30 ~ 17:20(날씨 : 맑음)
2) 주요산 : 태백산(1567), 귓대배기봉(1370), 신선봉(1280), 구룡산(1344)
3) 소재지 : 강원도 태백시 및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4) 코 스 : 화방재 – 태백산 – 1294재 – 구룡산 – 도래기재
들머리 : 강원도 태백시 혈동 591, 화방재
날머리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 산 1-38 도래기재
2. 화방재 ~ 도래기재 (도상 : 23.97km / 실거리 24.16km) - 남진
화방재 – 4.3km – 태백산 – 3.5km – 깃대배기봉 – 3.8km - 차돌배기 – 1.9km – 신선봉 – 2.1km – 곰넘이재 – 1.77km – 고직령 – 1.25km – 구룡산 – 5.54km - 도래기재
화방재(960)에서 사길령, 1182봉, 유일사를 거쳐 정상부에 이르면 주목나무 단지이고, 함백산을 볼 수 있으며, 이내 태백산 천제단이다. 태백산 산신령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문수봉방향으로 향하면 하단 천제단을 만난다. 이곳에서 약150m정도를 가면 우측으로 백두대간 이정표가 있다(독도법 주의 ; 문수봉으로 가면 안됨). 부쇠봉의 우회로를 따라가다 청옥산방향으로 가면 깃대배기봉이고, 이어서 차돌배기(1210)이다. 신선봉으로 올랐다가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고 곰넘이재(1090)이다. 서서히 상승하며 고직령(1231)을 지나 구룡산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는 하강국면이고 나무숲을 따라가면 도래기재(800)이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태백의 새벽을 깨워 별을 헤면서 아침식사를 한다. 따뜻한 국물로 속을 데워서 어둠을 뚫고 화방재로 향한다. 벌써 먼동이 트는지 별은 사라지고 파란하늘이 열려간다. 그 속에서 가로등은 졸리는 눈을 껌벅이며 기지개를 켠다.
2) 화방재 - 사길령 – 유일사 - 태백산 - 깃대배기봉 – 차돌배기 (04:30 ~ 10:05)
화방재의 불빛을 뒤로하고 숲길로 들어서 고개를 넘으면 사길령(880)이다.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이 충분하지 않아서 사진이 흔들린다. 급경사의 임도를 허덕이며 구슬땀을 흘리니 태백산 산령각이다. 오늘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며 먼동이 트는 백두대간을 따라간다. 일출이 시작되는데 나무숲에 가려서 태양을 보기 어렵다. 틈새시장을 찾듯이 틈새를 이용해 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 야생화로 눈을 돌려 아쉬움을 달랜다.
잔잔한 금빛물결이 온누리를 덮어갈 때 전망대로 들어선다. 싱그러움이 은은하게 퍼지는 녹음 사이로 펼쳐지는 푸른 산과 숲, 이어지는 산줄기. 우리의 기상이고, 희망이다. 산의 아침은 언제나 새로운 기운을 전해주는 활력소이고, 젊음의 상징이라 여기며, 유일사 사리탑에서 마음을 정화하여 유일사로 들어선다. 무량수전에서 삶을 정비하고 초롱꽃에서 순수함을 담아 올라가니 주목이 또 다른 세상을 내어 놓는다.
천년의 세월을 버텨오는 주목, 옛 성인들의 교훈을 듣는 것처럼 기쁘다. 그냥 과묵한 자연의 그 모습에 숙연해지며 정상부에 이르니 운해 속에 섬들이 떠 있다. 파도치듯이 골과 골을 파고드는 운해의 섬세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자연은 그냥 자연이 아니라 우리의 부모님이고, 스승이다. 자연으로 인성교육을 시켜야 세상이 맑아지는데.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고 마구 파헤치고 있으니 인성교육은 요원하기만 할 것 같다.
장군봉(1567) 천제단을 지나 태백산 천제단(한배검)에서 산신제를 올린다. 신라시대 오악의 하나로 국태민안을 위하여 제를 올렸던 곳, 우리도 국태민안과 안전산행을 기원한다. 역사는 현재와 동일하게 흐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역사를 무시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접으면 접을수록, 그리고 태평성대를 바랄수록 패망의 지름길이 다가옴을 인식하며 문수봉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하단 천제단을 조금 지나면 우측으로 백두대간이 열린다(독도법 주의).
부쇠봉을 우회하여 청옥산방면으로 접어가면 부드러운 길이 큰 높낮이를 이루지 않고 이어진다. 녹음이 은은하게 깔리는 한가로운 길에 자리를 펴고 한숨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에 깃대배기봉이고, 서서히 내려가다가 상승하면 차돌배기이다. 차돌은 없다.
3) 차돌배기 – 신선봉 – 곰넘이재 – 고직령 – 구룡산 – 도래기재 (10:05~17:20)
차돌배기에서 낙엽을 걷어가며 길을 걸으면 군데군데 돌들이 모여서 멋을 자랑하고 나무들은 태양을 더 받으려고 키 재기 경쟁을 한다. 연초록의 여름기운을 품으며 신선봉에 이른다. 태백산 능선이 전체 조망되어서 신선봉이라 생각했는데 나무에 가려서 희미한 선만 이어진다. ‘𐒧’자형 행로라 충분하게 보일 수 있을텐데, 아쉽다. 태백산과 이별하고 내려가니 임도가 나타나며 산목련이 길을 장식한다. 단조롭지만 변화가 있어 좋다.
곰넘이재에서 참새골(약2km)로 탈출할 수 있다. 구룡산으로 가려고 힘찬 걸음을 옮긴다. 움직여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길이 멀어도 가야한다, 대신 걸어줄 사람은 없다. 나무들이 들려주는 성장의 멜로디를 들으며 고직령에 안착한다. 이곳에는 ‘“십승지” 춘양 둘레산길 걷기’팻말이 있다. 봉화의 춘양면이 십승지이구나! 난이 일어나면 숨기 좋은 십승지를 감아 도는 산길은 옥돌봉에서 갈라진다.
고직령에서 구룡산으로 오르며, 싱그러운 풀들과 야생화를 감상하고, 숲의 향기를 담아간다. 산의 고요함과 정기는 사람의 정서를 맑게 만들고, 지난 여정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힘들고 어려워도 그것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삶의 한줄기를 선물 받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그래서 산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를 닦고 산에서 인생의 무게를 높여가는 것을 배우며 구룡산에 도착한다.
구룡산에서 태백산능선과 아련히 보이는 두타∙청옥산을 살펴보며, 시간에 올려놓은 행적이 큰 자부심으로 자리한다. 백두대간에 기록한 시간이 기쁨이며, 행복이다. 각자의 행복이 다르지만, 산에서 삶을 배우고, 여정을 바로 잡아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부정에서 긍정으로, 머무름에서 행동으로, 결실로 이어가며 인생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제 하강곡선이고 남은 거리도 얼마 되지 않는다. 가자~. 단조로움을 피하라고 바위들도 날을 세워서 파도를 태우고, 식물들은 저마다 모양을 내며 눈을 맞추고 웃는다. 웃음이 피어나는 곳에 임도가 있고, 정자가 쉬어가란다. 구룡산유래를 읽으며, 운이 없는 용이 다시 승천하였기를 빌고, 오르내리기를 이어가니 금강소나무 군락지이다. 소나무의 정기와 굳은 기상으로 길을 재촉하니 도래기재다. 강원도 영월과 경북 봉화의 갈림길.
3) 날머리에서
도래기재에서 영주 부석사근처로 나와 정비와 보신을 하고 신나게 달려서 꿈나라도 달려간다. 꿈은 현실이고, 현실의 상상은 꿈이 되어 현실로 이어진다.
4. 문화유적과 전설
1) 사길령의 유래
사길령은 경상도와 강원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었다. 백두대간에 위치하며, 태백산 정상으로 통하는 능선이라 신라시대에는 천령(天嶺)이라 했다. 태백의 높고 험한 길을 고려시대에 새로이 길을 내어 사람들의 왕래를 편하게 하면서 사길령이라 하였단다.
2) 태백산 산령각 유래
태백산 사길령은 강원도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보부상들이 수십 혹은 수백명씩 대열을 이루어 계수의 인솔하에 넘어 다녔다. 산이 험하고 맹수와 산적 등이 많이 출몰하여 무사안전을 기원하고자 고갯마루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올렸으며, 지금도 이어져 내려와 매년 음력 4월15일에는 태백산신령님께 제사를 올린다. 현재 ‘태백산 사길령 산령각계회’에 보관 중인 천금록은 200여년 전부터 보부상들이 태백산 산령각에서 제사를 지낸 기록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없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3) 태백산 천제단
천제단은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이다. 만들어진 시기나 유래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서적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삼산오악 중의 하나인 북악이라고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태백산은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섬겨졌음을 알 수 있다. 태백산 정상부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간, 남쪽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하단의 3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돌을 쌓아 신역을 이루고 있다. 이 3기로 이루어진 천제단은 고대 민속 신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4) 천왕단
천왕단은 둘레 27.5m, 높이 2.4m, 좌우 폭 7.36m, 앞 뒤 폭 8.26m의 타원형 계단을 자연석으로 쌓았다. 돌로 만든 단이 아홉 단이라고 9단탑으로도 불린다. 매년 개천절에는 제사를 받드는데, 중앙에 태극기와 칠성기를 꽂고 주변에는 13천기와 28숙기를 세우며 9종류의 제물을 갖춘다. 주변일대의 여러 계곡은 치성을 드리는 기도처로 작은 적석탑과 석단들이 있으며, 함부로 짐승을 잡거나 나무를 꺾는 일을 금하고 있다.
5) 차돌배기
차돌배기 삼거리는 행락객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옛날에는 차돌이 박혀 있어서 붙여진 지명이다. 현재는 차돌은 없으며, 주변으로 조그만 차돌이 군데군데 보이기도 한다.
6) 곰넘이재 유래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가는 고개로 태백산 천제를 모시러가는 관리들이 많이 애용했던 고갯길이라고 한다. 문헌 영가지(永嘉誌)에 웅현(熊峴)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순 우리말로 순화되는 과정에서 곰넘이재로 부르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 구룡산(1344m) 유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의 구룡산은 태백산과 옥석산(옥돌봉1,242m)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에 위치한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이며 태백산, 청옥산, 각화산, 옥석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라지고, 물줄기는 낙동강과 남한강으로 나뉜다. 산의 명칭은 아홉 마리 용이 승천(昇天)하여 구룡산이라 하였다. 옛 어느 날, 용이 승천할 때 어느 아낙이 물동이를 이고 오다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뱀봐라』하면서 꼬리를 잡아당겨 용(龍)이 떨어져 뱀이 되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8) 도래기재 유래
도래기재는 서벽리 북서쪽 2km 거리에 있는 마을이름을 따와서 도래기재라고 한다. 도래기 마을에는 조선시대에 역(驛)이 있었기에 역촌마을이라 하여 도역리(道驛里)라 부르다가 이것이 변음이 되어 이제는 도래기재로 통용되었다. 또 재넘어 우구치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모양이라 하여 우구치(牛口峙)라 불린다.
|
첫댓글 산행후기가 범상치 않음을 느낍니다..
이 장문의 글솜씨는 오랜 산행에서 득도하신 내공의 힘이옵니까??
심히 궁금해지면서 인생의 길흉화복
희노애락, 새옹지마를 새삼 느끼게 되옵니다~~
66회 형님..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