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부산일보 그리고 정수장학회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 염원섭 부장판사는 정수장학회의 모태인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씨의 유족들이 장학회를 강탈당했다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의 취지는 "故(고) 김지태 씨가 정부의 강압에 의해 장학회 주식을 증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증여를 취소할 수 있는 10년의 기한이 지났고,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시효도 소멸됐다"는 것입니다.
정수재단은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사실상 경영권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정수재단 최필립 이사장이 2012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사장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마음 같아서야 문재인과 같이 맞붙어서 직격탄을 날리고 싶은데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대책은 여당에서 세웠어야 했는데 그동안 안주한 거 아닌가. 자기들이 일찌감치 나서서 다졌으면 부산일보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작년부터 극심한 노사 분규를 일으키고 있는 최대 지역신문 부산일보 노동조합은 총선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은 박위원장이 처음으로 방문한 동래우체국 앞에서 정수재단의 사회 환원과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월 24일 금요일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일보 노동조합이 정수재단 이사장 사퇴와 재단의 완벽한 사회 환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TV 토론회에서도 얘기했듯 아무 관계도 없는 나에게 누구를 사퇴시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실제로 문제가 있다면 부산일보 노조든 어디든 사퇴시키면 되는 것이다. 부산일보 노조가 원하는 것은 결국 재단 이사회가 경영권까지 내놓으라는 것인데 나에게 나서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영권을 내놓으라는 것도 재단 이사진과 대화할 문제이지 나와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다. 하자가 있다면 거기에 따라서 변경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에게 이 사람을 바꾸라 말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하자가 있다면 법적으로 풀어야지 정치적 문제로 만드는 것은 제대로 된 일이 아니다. 이는 정수재단 장학금으로 배출된 많은 인재들의 명예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