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진척(?)은 발심의 정도와 관계가 아주 깊다고 합니다.
얼마나 간절히 알고 싶은가에 따라 단박에 깨어나기도 하고,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 수도 있다는 의미겠지요.
화두 참선을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세가지 요소가 대분심, 대신심, 대의심인 것을 보면
얼마나 발심이 중요한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굳이 수행이 아니어도 일상적 상황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앞뒤 안가리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거나, 뭔가에 대한 지극한 궁금증이 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다니겠지요?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답을 알아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하나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그 간절한 마음은 어디서 나오냐는 겁니다.
사실 간절한 마음이라는게 의도적으로 갖겠다고 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깨어남의 중요한 요소가 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간절함이 줄어드는 상태에서는
사실 속수무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강한 발심으로 시작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갈 수록 수행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져 고민하는 수행자도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간혹 극심한 고통의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확연히 깨어났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상황을 일부러 만들수도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특별히 괴로운게 없으면 어렵사리 발심한 마음이 사그러져들다가,
다시 괴로워지면 수행이라는 것을 찾고, 또 조금 괜찮아지면 등한시 했다가,
그렇게 왔다 갔다만 계속 반복하게 되는게 아닐까요?
발심이 약해졌음을 느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발심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발심(發心)이란 무엇인가요?
괴로움(불만,불안,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답답(막막,혼란)함을 풀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모름(의문,의심,궁금,회의)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발심의 처음 상태는 대개 화나 욕심이지요.
현재의 처지나 상태에 대한 회피거나 거부거나 싫어함이거나,
현재와 다른 처지나 상태가 되고자 하는 바램이거나 좋아함이지요.
그래서 욕심이나 화가 클수록 발심의 강도도 셈니다.
그래서 수행(삶)에서의 간절함이나 절실함이 강합니다.
그래서 수행(삶)에서 열심히 노력하게 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좋아집니다.
열심히 법문도 듣고 책도 읽고 실제 수행도 하고.......
그렇게 하면 대개 화부터 개선되어 괴로움이 줄어듭니다.
반면에 수행(노력)의 성취감은 줄어들고 힘듦은 늘어갑니다.
그러면 힘드는 수행(노력)에 대한 열정은 식게 되어,
수행(노력)은 생활에서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절실함이나 간절함 없는 상태에서도 수행(노력)을 하게 하는 것은,
어떤 상태(삼매,깨달음,열반)이나 뭔가(부처,스승,선지식)가 되고자 하는 욕심입니다.
성취동기(욕심)이 강한 성향의 수행자는 여전히 열심히 수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행자는 대개 수행에서 멀어지고 다시 일상에 빠져 들게 됩니다.
다시 괴로움과 답답함과 모름으로 불편해서 발심이 새롭게 될 때까지.......
(수행자에 따라 여러번 또는 여러생에 걸쳐 반복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열심히 수행하던 수행자는 수행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수행에서 멀어졌던 수행자는 새롭게 수행의 필요를 느끼게 되면,
기존의 수행방법과 수행에 대한 자세를 점검하게 되고,
비로소 “바른” 수행방법과 수행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 “바른” 수행방법과 수행자세를 가지게 되면,
욕심이나 화가 아닌 불편(괴로움,답답함,모름)에 대한 관심으로,
어떤 상태나 뭔가가 되고자가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순간의 불편에 대한 관심으로,
“나가 한(안)다”가 아니라 “단지 깨어있음”일 뿐으로 수행하게 되면,
저절로 수행(삶)이 되고 통찰이 오고 평온해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렇게 삶(수행)이 편안하게 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발심을 새롭게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삶에서의 불편(불만족,답답함,모름)에 대한 관심입니다.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잘 살고자 하면 그러한 관심은 당연히 일어날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영부영 대충대충 그러한 불편들을 무시할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사랑하세요.
그러니 자신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일과 세상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조그만 불편에도 관심을 가지세요.
그 사랑과 관심으로 저절로 수행되고 삶은 그냥 편안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최초의 발심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분발하는 것이 아니라,발심이라는 것도 바른 수행자세로 가기 위해 변화해 가는 것이니,그저 삶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진정한 발심이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렇습니다.깨어있음만 잊지 않으면.......
첫댓글 그러니 자신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일과 세상을 사랑하세요.
이 부분을 읽을 때면
뜨끔뜨끔~
뜨끈뜨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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