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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108 (월)
- 3,000년의 삶, 연밥 이야기 - 건강식품, 견과(堅果) 이야기 (4)
- 식물이야기 (46)
“입동(立冬)”이 되자마자 불어 닥친 비바람에 단풍이 물들어가던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서 아침길이 소복한 낙엽의 사각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척 푹신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가 봅니다.
오늘은 “견과이야기”의 계속으로 “연꽃”과 그 열매인 “연밥”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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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꽃열매 = 연밥
“연밥”은 연꽃의 열매로 “연실(蓮實)” 또는 “연자(蓮子)”라고도 부릅니다.
바로 이 “연자(蓮子)”라는 이름과 동음인 “연자(連子)”, 즉 “연속해서 자식을 얻음”
이 연밥이 상징하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또한 연밥의 씨앗 하나를 “연과(蓮顆)”라고 부르는데 이로 인해 연밥이
“연과(連科)”, 즉 “연속해서 과거에 급제”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옛날 그림에서는 “연밥을 쪼는 새”가 함께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 역시
“연자(連子)”와 “연과(連科)”의 의미로 쓰인 것입니다.
“한 마리의 백로(白鷺) = 일로(一路) : 한 방향으로 쭉 간다는 뜻”과 연밥 그림은
“일로연과(一路連科)”, 즉 한 번에 소과(小科)와 대과(大科)에 급제하길 축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술품에서는 화조도(花鳥圖)와 책거리그림에 연밥이 소재로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기와나 벽돌 또는 도자기의 연꽃 도안 중앙에 연밥을 그려 넣어
길상(吉祥)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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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
- 열대아시아 또는 인도, 중국, 이집트 등 원산지가 명확하지 않은 연꽃과의 다년생 초본인
연꽃은 전에는 몇몇 특별한 지역에서만 기르더니 요즘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연근(蓮根”
이나 “연밥”을 얻기 위해서 또는 관상용으로 널리 기르고 있어서 많이 흔해졌습니다.
- 외국에서도 널리 심는다는데 그래서 영어로는 “Lotus", "Sacred Lotus", ”Hindu Lotus",
"Sacred Water Lily"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꽃말은 “순결(純潔)”,
“군자(君子)”, “신성(神聖)”, “청정(淸淨)” 등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통상 7~8월에 꽃을 피우는데 대부분이 분홍색이지만 흰색이나 붉은 꽃도 가끔 보입니다.
- 10월경 꽃이 피었다가 지고 나면 마치 공을 반으로 자른 듯 한 모양을 가진 꽃받침통의
씨방에 벌집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그 속에 지름 약 2cm 정도의 매우 딱딱한
열매가 열리는데 이 열매는 밖으로 나와도 웬만한 자극에도 끄떡없이 오래 보존이
가능한데 연구에 의하면 약 3,000년까지 지나도 환경만 맞으면 싹이 튼다고 합니다.
- 그리고 또 너무 커서 우산대용으로 써도 될 만큼의 큰 잎은 아마도 어릴 적에는 비가
올 때 누구나 한번쯤은 써보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신기하게도 연잎은 물에 젖지
않아서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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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중에 잎이 크고 넓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 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것도 포함해서....
- 연잎, 토란, 오동나무(벽오동, 참오동, 개오동), 피마자, 담배, 머위, 배추, 옥수수,
옥잠화, 칸나, 박과 식물들(호박, 박, 수박, 참외, 오이 등), 해바라기, 곰취, 칡,
떡갈나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목련, 접시꽃, 질경이, 컴프리, 자리공, 팔손이,
소철...... 그리고 요즘 건강식품으로 인기 있는 야콘(Yacon), 또 집안에서 많이 키우는
알로카시아(Alocasia) 등 등
- 그리고 열대식물 중에서는 단연 바나나가 최고가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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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자르면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비대한 뿌리(연근-蓮根)과 잎자루 및 열매는
식용으로, 꽃받침통은 꽃꽂이재료로 아주 유용하게 쓰여서 오히려 이러한 모양을
일부러 만들어서 쓰기도 합니다.
- 또 한방에서는 뿌리는 강장제로, 열매도 부인병 치료나 정력보강의 강장제로도 쓰이고
연뿌리를 달인 물은 입안 염증이나 편도선염에 좋고 연뿌리의 즙은 폐결핵, 각혈,
하혈 치료에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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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은 요즘 잎과 줄기와 뿌리 등을 이용한 음식이 웰빙 음식으로도 인기가 있는데
우리 동네에도 연잎에 싸서 만든 삼계탕이 참 부드러워서 손님이 많습니다.
* 그 밖에도 연으로 만든 음식이 많습니다.
- 연잎 밥, 연자죽(蓮子粥), 연근크로켓, 연근샐러드 그리고 연엽주(蓮葉酒) 등 등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두물머리에는 “세미원(洗美園)”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데 그곳에 지난 2010. 07. 24일 “연꽃 박물관”을 개원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연꽃에 관한 생활용품, 고서(古書), 음식과 같은 유물 1,000여점을 전시한,
세계에서도 드문 박물관으로 한번쯤 가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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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년 만에 핀 연꽃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는 경남 함안군 가야읍과 함안면 일대에 걸쳐있는
성산산성(城山山城 - 사적 제67호)의 제14차 발굴조사과정에서 지난 2009년 5월
옛 연못의 퇴적층으로 추정되는 지하 4~5미터의 토층에서 10개의 연꽃 씨앗을
발굴하였는데 함안군은 이 가운데 2개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보내어 성분분석을
의뢰하여 방사선탄소연대측정결과 한개는 서기 1160~1300년, 다른 한 개는 서기
1270~1410년일 가능성이 각각 93.8%, 95.4%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함안군은 남은 8개의 씨앗을 관내 농업기술센터(5개)와 함안박물관(3개)으로 나누어
심었는데, 이 가운데 3개의 씨앗에서 싹 틔우기에 성공하여 9개의 꽃대가 올라와서 지난
2010. 07. 06일부터 몇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성공하여 약 700년 만에 핀 연꽃이 되어서
이곳이 옛 “아라가야(阿羅伽倻)“이었고 또 붉은 연꽃이 피어서 ”아라홍련(阿羅紅蓮)“이라고
명명하고 함안군의 명물로 키워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 한편 일본에서는 약 2,000년 전의 연꽃 씨앗을 꽃을 피운 적이 있었고(오가 연꽃),
중국에서는 약 1,300년 전의 연꽃 씨앗을 발아시킨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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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지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함안군의 군청은 “가야읍”에 있고 함안이란 이름은 “함안면”으로 되어 있어서 아마도
우리나라의 군(郡)이름이 붙은 지자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자기의 이름이 “읍(邑)”이
되지 못하고 “면(面)”으로 되어 있는 곳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또 함안군은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수박의 최대산지였던 고창군이 복분자와 오디 쪽으로
치중하면서 최근 수박의 생산이 많이 줄었는데 지금은 함안군이 전국 최대산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전에는 수박하면 “고창수박”이고 참외하면 “성주참외”이었는데 성주참외는 그대로
있지만 요즘은 수박하면 “함안수박”이나 “충북 음성수박”이 더 유명합니다.
- 함안의 “e-아라리수박”은 농식품부가 지난 2010년 8월 발표한 “대한민국 네티즌 선정
10대 명품“에도 들어있습니다.
➜ 다음의 “잣” 이야기에서 다시 자세하게 말씀드립니다.
# 그리고 경북 칠곡군에 가면 군청은 “왜관읍”에 있는데 여기서는 “칠곡”이란 이름을 가진
“읍(邑)”이나 “면(面)”, “동(洞)”, “리(里)”의 어느 것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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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
다음은 중국 송(宋)나라 시대의 사상가이며 문장가이었으며 또한 성리학(性理學)의
기초를 닦은 “주돈이(周敦頤 : 1017~1073)”가 “애련설(愛蓮說) = 연꽃을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문장에서 “연꽃”을 “군자(君子)”라고 칭하는 내용이 있어서 옮깁니다.
“주돈이”의 자(字)는 “무숙(茂叔)”, 호(號)는 “염계(濂溪)”, 시(諡)는 “원공(元公)”입니다.
# 주자학(朱子學)을 완성한 중국 남송(南宋)시대의 “주희(朱熹, 1130~1200 = 주자-朱子
라는 존칭으로도 불림)“은 위의 “주돈이(周敦頤)”와 또 비슷한 시기에 활약하였던
“정명도(程明道 : 1032~1085, 또는 정호-程顥라고도 불림)”, “정이천(程伊天 :
1033~1107, 또는 정이-程頤라고도 불림)“의 두 형제의 사상에 밑받침을 두었습니다.
愛蓮說 (애련설) 연꽃을 사랑하는 이야기
水陸草木之花, (수륙초목지화) 물과 뭍에는 꽃을 피우는 초목이 있고
可愛者甚蕃 (가애자심번)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晉陶淵獨愛菊 (진도연독애국) 진국(晋國)의 도연명(陶淵明)은 홀로 국화를 사랑하였고,
自李唐來世人甚愛牧丹 (자이당래세인심애목단)
이태백의 당나라 적부터 세인들은 모란을 사랑하여 왔다,
予獨愛蓮之(여독애련지), 다만 나는 홀로 연꽃을 사랑 하였는바
出於淤泥而不染(출어어니이불염) 진흙에서 나왔으나 오염되지 않고,
濯淸漣而不妖(탁청련이불요) 맑고 잔잔한 물결로 씻기어 요사스럽지 아니하다,
中通外直不蔓不枝(중통외직불만부지) 가운데는 통하고 밖은 직선으로 뻗어 덩굴이나 가지를 내지 않았다,
香遠益淸亭亭淨植(향원익청정정정식) 향기는 점점 더 멀리 뻗어 청정하고 정자는 맑게 식재되어있어,
可遠觀而, 不可褻翫焉(가원관이, 불가설완언) 멀리서 보며 즐길 뿐, 어찌 희롱하며 가지고 놀 수 있겠는가
予謂, 菊花之隱逸者也(여위, 국화지은일자야) 나는 이르기를, 국화는 은일자라 일컫고,
牧丹花之富貴者也(목단화지부귀자야) 모란꽃은 부귀를 뜻하는 자이고,
蓮花之君子也(연화지군자야) 연꽃은 군자의 모습이라 한다,
噫(희) 아!!
菊之愛陶後鮮有聞(국지애도후선유문) 국화는 도연명 사후에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고,
蓮之愛, 同予者何人(연지애, 동여자하인) 연을 사랑하는 것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까,
牧丹之愛, 宜乎衆矣(목단지애, 선호중의) 모란을 사랑하는 일은, 의당 대중의 몫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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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과 연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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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칠엽수”와 ”마로니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연꽃 얘기 끝에 주자 희자 쓰시는 조상님 얘기가 나오니 놀랍기도 하군요. 꽃을 모두 좋아하긴 하지만, 연꽃도 즐겨 담는 꽃중의 하나지요. 소박하고 아름답고, 연씨(연밥0도 삶아서 먹었던 것도 같은데.. 모두좋은 기억들입니다, 제게는.. 그리고 참 지명에 대하여도 어쩜 그리 상세하신지요? 함안과 칠곡 얘기는요.
저는 식물도 좋아하지만 여행도 좋아해서 관심있게 보다보니 그런 내용을 알게되었지요...ㅎㅎ "朱子선생님"이야기를 쓰면서 지기님 생각이 났었는데 잘 보셨군요. 그런데 주창균회장님이 "朱子學賞"을 제정해서 매년 업적이 훌륭한 학자에게 상을 주고 계시는 것은 아시는지요? 그리고 "世界朱氏聯合會"를 창설하셔서 초대, 2대, 3대 회장직을 연임하시고 지금은 "永遠名譽會長"으로 계신다는 것도요...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우리동네에 가끔 들르는 커피집 사장이 "朱氏"이신데 재미있으신 분입니다. 원두커피가 1,000원입니다.
그럼요. 저도 주씨 종친 화보를 매달 보고있거든요. ㅎㅎ. 언제나 깊은 관심에 감사드림다.
아~~~ 이거 누구 앞에서 문자 썼습니다. 용서하시길.... 그런데 성씨별로 보면 인구가 많은 성씨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성씨도 있지만, 살아오다 보니 성씨를 본관별로 분류해서 보게 되면 어떤 특정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본관의 성씨들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제가 아는 朱氏들은 대부분 품위가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하면 실례가 되는지요?
신안을 본관으로 붉은 주씨는 파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족보에 의하면 주자님의 네째 손주가 남송 마지막 재상으로 금을 피해 이주 하셨는데 고려말 이성계 반대파에 속해 조선 중기 이전에 박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예~~~ 훌륭한 조상을 두신 것은 언제나 축복입니다. 중국에서도 그렇고 고려말에도 소신과 절개를 지키셨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분들도 모두 자신의 뜻을 분명히 하고 품위를 지키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