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2007. 12.27(목)~12.29(토)
▣산행인원: 홀로
▣산행정보:
①청주→조치원 콜밴 1만5천원(☎016-456-5825),
②조치원역(10시12분)→구례구역(13시10분) 새마을호(요금 21,200원)
③구례구역 콜밴(☎정희선 018-643-1177)) 성삼재까지 요금2만원(승객이 많으면 1만원)
④지리산 천은산 입구 매표소 요금:1,600원
⑤세석산장 숙박료7천원
⑥중산리매표소 → 버스정류장 까지 20분 소요
⑦진주행 버스12시05분→진주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13시15분 (요금4,700원)
⑧진주시외버스 정류장옆 택시 승강장에서 도로 정면으로 500M 앞에
물푸레우성사우나(☎055-748-1345) 보임, 요금4,500원(24시간 사우나는 아님)
⑨진주에서 청주막차 18시10분→청주도착 20시50분
▣산행진행:
1. 첫째 날(12/27); 성삼재 도착(14시41분)- 출발(14시58분) - 노고단 산장(15시34분) -노고단 돌탑(15시46분)
- 출발(15시48분) - 임걸령(16시47분) - 출발(16시56분) - 노루목(17시30분) - 반야봉(18시00분) -노루목(18시25분)
- 삼도봉(18시55분) - 화개재(19시25분) - 뱀사골 산장 도착(19시32분)
2. 둘째 날(12/28);뱀사골 출발(08시45분) - 묘봉- 명선봉- 연하천 대피소(11시08분) - 출발(11시12분) -
형제봉 -벽소령 대피소(13시00분)- 점심- 출발(14시00분) - 덕평봉- 선비샘- 칠선봉(16시18분) -영신봉(17시20분) -
세석산장(17시30분)
3. 셋째 날(12/29); 세석산장 출발(06시20분) -촛대봉(06시40분) - 연화봉(07시33분)- 장터목 대피소(07시50분)-
출발(08시05분) -천왕봉(08시43분) - 장터목(09시09분)- 출발(09시12분)- 중산리로 매표소 하산(11시45분) -
버스정류장(12시02분)
◀ 산행을 하기 전에 ▶
지리산 산행은 언제나 가슴을 흥분하게 한다.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행 덕분에 많은 이들을 손짓하며 어서 오라고 반갑게 맞이
하는 어머니 품 같은 산이다.
이것이 지리산만이 가진 정취라고 할까?
원래 계획은 중산리로 시작 하는 것을 계획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화엄사 시작으로 계획을 수정한다.
중산리로 하산해서 진주에서 사는 친구를 만날 생각도 해본다.
전날 야근을 하여 목요일 아침에 퇴근을 했다.
정신이 비몽사몽이다.
앞으로 3일 동안 어부인께 윤허를 받아 지리산 산행을 한다.
마음은 좋으면서, 고단한 3일이 된다는 느낌이 살며시 밀려온다.
집에서 대형 배낭(65ℓ)의 무게를 재어보니, 24Kg 된다.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는 충청이남 중심으로 비가 온다고 한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눈까지 내린다고 하니, 마음이 흔들린다.
벌써부터 어깨가 무거워 진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콜밴을 불러 조치원역으로 달려간다.
구례구역으로 도착했지만, 산행하는 사람은 없다.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11월 중순부터 다음해 4월까지 노고단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콜밴 기사님의 유혹과 배낭무게에 겁이 나니 화엄사부터 시작하기가 싫어진다.
평상시 같으면, 인원이 3인 이상이면 택시비가 만원이 고작인데, 나 혼자이니 ‘울면서 겨자 먹기’로
콜밴 기사님과 흥정을 하여 2만원에 합의한다.
△ 2007. 12. 27 (목), 날씨:비(雨)
첫째 날 (14시 58분 성삼재에서 출발 ~ 19시 32분 뱀사골 대피소 도착)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무사히 산행을 하기를 하나님께 기도로써 시작을 한다.
에픽자켓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배낭에 레인커버로 중무장을 하고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몸에 배낭무게가 맞추고자 조금씩 걸어 가본다.
그리 크게 힘을 들리지 않고, 노고단에 도착하여, 저 멀리 보이는 반야봉을 바라본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본다.
오후라 그런가 산행하는이 아무도 없이 홀로 산행을 한다.
오늘처럼 비와 가스로 시야가 가려진 산행이 조금은 답답하다.
가슴 시원하게 보여야 통쾌한데 말이다.
임걸령 샘에 도착해서, 쵸코파이로 잠시 허기를 채우고 시원하고 달콤한 물로
뜨거워진 가슴을 적셔본다.
노루목에 도착하자마자, 지리산 주능선에서 비켜선 반야봉을 오른다.
오르면 오를수록 눈발이 심하게 날린다.
반야봉에 오르지만, 어둠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표시석으로만 확인하고 눈발로 휘청거리는 몸을 주체하며 내려온다.
20분 정도 내려오자 눈이 다시 비로 바꿔지기 시작한다.
노루목에 다시 도착하여,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당도한다.
아무래도 뱀사골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분명히 뱀사골 방향의 표지판이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지리산 주능선을 많이 가보아서인지 그냥 나무 층계 밑으로 내려간다.
얼음 위에 비가 내리니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지만 아무런 소리나 빛이 보이지 않는다.
내 경험으로 화개재에서 2~300M 정도만 내려가면, 뱀사골 산장인데 아무런 것을 느끼지 못하니
조금은 불안하기 시작한다.
뱀사골 산장에 조심스럽게 도착하고 나니, 폐가가 되었다.
산장을 다시 지으려고 그런가, 아니면 강제 폐쇄 하려는가 건물이 온통 부서져 있고,
폐목이 널려져 있다.
큰 마대자루가 많은 것이 헬기로 공수 하는 것 같다.
창틀과 문이 없어진, 폐가가 된 산장을 들어가니, 삼면이 막힌 옛 주인장 방이 보인다.
기분이 덩달아 좋아진다.
아무도 없는 산장에 나 혼자니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완전히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느낌이다.
내가 전기쟁이어서 그런가 아직 철거하지 않는 가정용 분전함이 보인다.
누전 차단기를 올리고, 실내 건물의 등(燈)을 켠다.
비에 축축이 져져 있는 옷과 배낭 등을 널고, 샘터로 가서 물을 구해 본다.
라면에 밥을 말아 허기를 채우고, 폐가된 산장을 뒤져 보니 양초 한 자루가 보인다.
기분도 낼 겸 촛불을 켜고, 요즈음 많은 기독교 지식을 배우고 있는 대구성서아카데미(www.dabia.net)의
11월호를 본다. (원래 12월호를 보려고 했는데, 잘못 가져옴 ^^!)
이곳을 통해 하나님과 나와의 영성의 길이 조금씩 많이 열어져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원장인 정용섭 목사님은 세간에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에 대한 비평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기성교회 목사님들은 싫어하는게 기독교 분위기이다.
각설하고 11월호를 다 읽어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빗소리가 지붕과 나뭇가지에 부디 치며, 바람소리가 세차게 밀려온다.
어쩌다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적막한 산하를 적신다.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 할까?
세상에 떨어져 나 혼자 깊은 산사(山寺)에 기거(寄居)하듯 맑은 정신이 든다.
촛불을 바라보며, 동계용 침낭에서 나만의 행복한 미소를 띄 운다.
△ 2007. 12. 28 (금), 날씨:비(雨)
둘째 날 (뱀사골대피소 08시45분 출발~세석산장 대피소17시 30분 도착)
비와 바람소리에 몇 번이고 깨어 일어나 실내의 차가운 공간에 숨을 내쉬면 갓 지은 밥처럼
하얀 김이 뿌옇게 내뽑힌다.
어제의 산행 피로를 요즈음 배우고 있는 국선도의 기혈순환유통법(氣血循環流通法) 체조와 비디오로
익힌 스트레칭 동작을 순서대로 움직이면서 산행 준비를 한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깊숙이 찌르고, 비는 계속해서 내리기만 하니 오늘 산행의 고단함을 예상해본다.
얼음 위에 간밤에 내린 비로 미끄러운 산길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가스로 보이지 않는 산길에 답답함을 걸음으로 재촉해본다.
연하천을 지나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여, 차가워진 몸과 허기를 달래기 위해 라면을 끓여 몸을 데운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선비샘에 이르자, 하동 방향은 비가 그쳐 운무에 싸인 봉우리들을 바라보니
신선이 사는 세계에 온 듯하다.
오로지 바람과 숨소리로 산을 채워 본다.
칠선봉에 이르러서는 하동이 더 운치에 있게 보인다.
그러나 내가 서 있는 곳은 아직도 비가 내릴 뿐이다.
영신봉에 이르자 안도의 한숨이 내린다.
이제 10분만 더 가면 세석산장이라고 생각하니. 발걸음을 재촉하기보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본다.
세석산장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날도 있다니…
여유 있게 자리를 차지하고, 비에 젖은 온갖 옷가지 등을 말린다.
취침시간 저녁 8시가 넘어,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사람을 듣고 있노라니, 이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차라리 옆 사람의 코고는 소리는 부럽기만 하다.
참다못해, 이내 소리를 내지른다.
‘좀 조용히 합시다’하고.
이렇게 다시 세속인이 되는 이유는 무얼까?
어쩌면 이것이 나의 인간적 한계인지 모르겠다.
△ 2007. 12. 29 (토), 눈(雪)
셋째 날 (세석산장 06시20분 출발~ 중산리 매표소 11시 45분 도착)
몇 번씩 뒤척거리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30분이다.
말려져 있는 옷가지 등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배낭을 꾸려 본다.
오늘은 산행 마지막 날이라, 밥도 든든히 먹고, 좀처럼 신지 않는 아이젠을 등산화에 착용한다.
새벽의 차 기운에 언 길과 눈보라가 심하게 내리니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안전산행을 도모해본다.
어두움만이 뒤엎은 하늘에는 희미한 별도 숨어 버린다.
장터목에 도착하여, 잠시 화장실을 갔다 와서 취사장에 배낭을 두고 천왕봉으로 올라간다.
휘청거리는 눈보라에 천왕봉 표시석을 확인하고, 이내 장터목으로 다시 내려간다.
장터목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취사장에서 배낭을 메고 중산리로 향한다.
한 30분정도 내려오자 이내 중산리는 바람만 세찰뿐 햇빛이 보인다.
계곡에 아직 얼지 않는 물소리를 들으니 마치 3월의 봄날 이라고 할까?
매표소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장으로 가본다.
가다가 덕산 곶감 파는 아주머니에 만원에 한 상자를 구입한다.
바로 버스에 올라 산행에 무사히 마치게 됨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 산행을 하고 나서 ▶
버스로 가는 길들을 바라보면서 대구성서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있으신 달팽이님이 생각난다.
나와 같은 동년배 지리로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달팽이님에게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배운다.
비록 시간이 허락치 않아 만나지는 못해도 그 분의 아름다운 정신을 잠시나마 느껴본다.
버스로 문익점의 박물관과 성철스님의 생가를 지나치면서 아쉬움을 생긴다.
그것은 성철스님의 맑은 정신이 세속적인 우리의 욕심으로 생가라는 곳으로 만들어 탁하게 만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아니면 아직도 내가 더 배워야 하는 걸까?
많은 지방자치 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지방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예를 들어, 내 고향 충북 음성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생가와 노래, 마라톤대회 등을 만든 것이
정말 지역을 살리고 문화 발전을 이루는 것일까?
아쉬움만이 남는다.
진주에 도착하여 열심히 친구를 만나 목욕과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 것일까?
3층에 있는 사우나를 배낭 없이 올라가는데 왜 이리 힘든지 종아리가 뻐근하다.
청주로 가는 막차(18시10분)에 몸을 실고, 나만의 지리산 연가는 여기서 마치고 또다른 산행을 기약해본다.
내년 1,2월에는 어부인께 졸라, 덕유산과 한라산 좀 갔다 와야 하겠다.
열심히 집안일 열심히 하고, 어부인과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어야지.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
▽(12/27)조치원역에서 여수행 버스를 기다리며.....
▼(12/17) 노고단 돌탑에서
▽(12/27) 노고단에서 운문에 싸인 반야봉을 바라보며
▼(12/27) 노고단 정상
▼(12/27) 하동방향으로 바라보며
▼ (12/27) 폐가의 뱀사골 대피소이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호텔 ^^*
▼(12/27) 폐가된 뱀사골 대피소
▼ (12/27) 촛불 한자루에 의지하여 다비안을 읽으며
▼(12/28) 선비샘에서
▼ (12/28) 선비샘에서 바라본 하동 방향의 산하
▼ (12/28)지금 보인는 곳이 어디 일까요?
▼ (12/28)) 정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
▼ (12/28) 구름위에 꽃 핀 봉우리
▼ (12/29) 눈꽃은 이쁘기만 한데, 왜 이리 추운지
▼ (12/29) 장터목으로 가면서 어두움이 서서히 밀려 가고
▼ (12/29) 장터목의 길 가는 도중
▼ (12/29) 연화봉에서
첫댓글 야후~ 지리산을 멋지게 잘 갔다왔네.. 축하! 올해 또 가야지.. 후후!
아주 의미있고 분위기 있는 지리 종주를 하셨네^^ 눈은 많치 않은 것 같네요..수고하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셈.. 뱀사골 산장은 완전 폐쇄로 결정되어서 철거중입니다..
와우~ 혼자 2박3일 산행을~~~ 아주 멋지네요 ^^; 저는 무서워서 혼자 못다녀요 ㅠㅠ
멋진 산행 하셨네요....지리산 가본지가 언제인지?~~~ 한동안 지리산의 정기가 가득 해 있겠습니다...ㅎㅎㅎ
새해 일출보러 갈려다가 통제돼서 못가보고 영남 알프스 갔다왔는데... ㅠㅠ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