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은 자신의 병이 중함을 알고 '양의'에게 병권을, '강유'에게 병서를
맡깁니다. 과거 수경선생 사마휘가 이르길 '와룡이 주인을 얻었으나 때를
얻지는 못하였다'고 하였는데, 여기선 제갈량 본인이 곱씹었어요. 물론
'수경선생이 그렇게 말했다'고 말은 하나, 아래 사마의의 대사와 비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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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 후에 기술될 평가를 저들 스스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의가 '위연'의 위험성을 언급하자 제갈량은 그를 시험합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생명연장을 위한 의식과는 달리, 쫙 깔아놓은 촛불이 무엇을
위한 건지 특별한 언급은 없습니다만 제 생각엔 제사를 위한 의식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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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연이 막사에 들자 제갈량의 바로 앞에 있는 촛불이 훅 꺼지는데 이것은
액운에 대한 복선입니다. 내가 죽고 난 뒤 병권이 누구에게 넘어갔으면
좋겠는가'하는 제갈량의 물음에 위연의 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위연이
말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은 위연 본인이었으므로 제갈량은 '그런 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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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뿐이다'며 위연에게 넘길 때, 이때라는 듯이 넙죽 물었으나 그 전에
'서 촉 본토의 인물'은 안 된다고 했어요. 요컨대 선제인 유비와 함께하지
않은 인물이 병권을 잡게 되면 북벌은 중지되고 지금의 촉에 안주해버리고
만다는 것 입니다. 그것은 또한 제갈량과 강유의 북벌을 만류한 촉의 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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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로 하여금 입증된 바 있습니다. 물론 강유의 경우는 말 빨이나 준비성이나
제갈량의 북벌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후에 마대를 불러 익히 알려진 대로
위연에 대한 대처를 명하는데, 소설에서의 은밀한 표현과는 달리 드라마
에서는 다소 노골적입니다. 그렇게 공명은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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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사마의가 별을 관측하는 것이 나오긴 하지만 소설에서의 극적인
최후와는 달리, 드라마에서는 타 영웅들의 죽음에 비해 다소는 장엄함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조금은 우습지만, 이 장소가‘ 오장원‘이었다는 사실은
이후 위군 병사가 제갈량의 죽음을 보고하면서야 비로소 처음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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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와 양의에게서 병권을 가로채고 '마대'에게 명령을 내리는 순간 위연은
칼을 맞고 죽습니다. 퇴각하는 촉군을 추격한 사마의는 복병을 만나면서
까지도 제갈량의 죽음을 확신하지만, 공명의 조각을 보고 놀라 퇴각합니다.
돌아와서 분통을 터트리지만 그래도 산 놈이 낫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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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마의가 사마소에게 하는 대사가 참 재미있습니다.
"이를 두고 후세 사람들이 무어라 하겠느냐!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쫓아냈다'하겠지! 100년도 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야!"
결과적으로 제갈량의 마지막 북벌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사마의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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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을 가까이하는 천성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 조예의 명령으로
하후패에게 병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이때 사마의를 그리워하여 귀성
중인 사마의를 쫓아오는 제장들의 모습은 영락없이 소년만화처럼
우스꽝스럽게 연출된 감이 있습니다. 물론 사마의가 조진에 비해 훌륭히
진두지휘하였고 부하들의 관리 또한 훌륭하였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