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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장
아담스베르그는 단순한 함정을 짜놓았다고 생각하며 어린아이처럼 흡족해했다. 쥐덫처럼 아주 고전적인 함정이지만, 약간의 장치를 덧보태 훌륭한 함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방문 뒤에 몸을 숨기고 앉은 그는 두 번째로 중요한 밤을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으로 3미터 떨어진 곳에는 보기보다 재빠른 공격에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인 아드리앵 당글라르가 앉아 있었다. 몸싸움할 때 그의 몸은 아주 유연한 고무 같았다. 이날 밤 당글라르는 특별히 우아한 정장 차림이었다. 방탄조끼 때문에 보디라인이 제대로 살지 않았지만 아담스베르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당글라르 오른편에는 고양이 ‘눈사람’처럼 밤눈이 엄청 밝은 에스탈레르가 대기하고 있었다.
“제대로 안 될 것 같은데요.” 어두울수록 비관주의에 잘 빠지는 당글라르가 걱정을 털어놓았다.
“아니, 잘될 거야.” 아담스베르그는 똑같은 대답을 벌써 네 번째 하고 있었다.
“아롱쿠르 여관이라니, 우습잖아요. 수상쩍게 생각할 게 분명해요.”
“아니야, 당글라르. 이제부턴 아무 소리도 내지 마. 그리고 에스탈레르 자네도 조심해. 숨소리가 너무 커.”
“죄송합니다.” 에스탈레르가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요.”
“그럼 지금 당장 코를 풀어. 그리고 절대 움직이지 마.”
아담스베르그는 마지막으로 소리 없이 일어나 커튼을 10센티미터 정도 잡아당겼다. 어둠 속의 작전은 완벽해야 했다. 몽루주 묘지 안내인이 해준 말이나 그라티앵과 프랑신의 증언대로라면 다가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녀석은 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녀석이 우릴 발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녀석을 보아야 하므로, 어슴푸레한 문가 쪽보다 우리가 있는 이 안쪽이 더 새까맣게 어두워야 해. 다시 자리에 앉은 아담스베르그는 한 손으로 전기 스위치를 꽉 움켜쥐었다. 녀석이 문을 지나 방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고 나면 당글라르가 대활약을 벌이고 에스탈레르가 퇴로를 막는 완벽한 작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침대에는 한 여자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아롱쿠르 여관에서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프랑신이 편안히 쉬고 있을 바로 그때, 거기서 136킬로미터 떨어진 생뱅상드폴 병원에서 그림자는 손목시계를 보고 있었다. 밤 10시 55분이었다. 소리 없이 옷장 문을 열었다. 오른손에 주사기를 든 그림자는 병실 번호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르탕쿠르가 입원한 227호는 야간 조가 경호하고 있어 방문이 열려 있었다. 하지만 그 경호원이 바로 잠을 못 이기는 메르카데였다. 그림자가 그 앞을 지나갔지만 한밤중인 메르카데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방 한가운데에 시트를 덮고 있는 르탕쿠르 경사의 커다란 몸집이 눈에 들어왔다. 팔 하나가 침대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62장
그림자를 제일 먼저 본 것은 아담스베르그였다. 가슴은 두근거리지 않았다. 침착하게 엄지손가락으로 스위치를 누르자 에스탈레르가 문을 막았고, 뒤에서 당글라르가 쏜 총에 그림자가 소리 없이 꼬꾸라지는 순간, 에스탈레르가 잽싸게 수갑을 채웠다. 침대로 달려간 아담스베르그는 르탕쿠르의 머리를 흔들었다.
“자, 가지.”
당글라르와 에스탈레르가 이미 범인을 병실 밖으로 호송한 뒤였다. 아담스베르그는 병실을 나서면서 방 안의 불을 껐다. 병원 앞에는 경찰청 차량 두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기다려.”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밤 12시에 아담스베르그는 로맹 박사의 집 문을 노크했다. 12시
5분, 문을 열어주는 박사의 머리는 엉망이고, 얼굴도 파랗게 질려 있었다.
“자네 미쳤군. 이 시간에 자는 사람을 왜 깨워?”
박사는 아직 잠결인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아담스베르그는 슬리퍼 차림의 박사를 부엌으로 끌고 들어가 ‘처녀의 생살’ 이야기를 했던 바로 그 자리에 앉혔다.
“그때 선생님이 저에게 부탁했던 것 기억나요?”
“난 자네한테 아무것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로맹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오랜 명약 중에서 선생님 신경증에 괜찮은 게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알아보겠다고 약속했었잖아요.”
한 손으로 머리를 기댄 로맹은 몇 번씩 눈을 깜박거렸다.
“그래서 뭘 찾아냈나? 비둘기 똥이 좋다든가, 돼지 쓸개즙이 좋다든가? 그런 게 아니면 닭의 배를 연 다음 따뜻할 때 내 머리에 둘러쓰고 있어야 한다든가? 오래된 요법 같은 건 나도 들어서 알고 있어.”
“선생님 생각은 어떤데요?”
“자네 지금 나에게 그런 쓸데없는 것을 가르쳐줄 작정인가?” 아직도 잠결인 듯 무의식중에 각성제 약통으로 손을 뻗으며 로맹이 말
했다.
“그런 게 아닙니다. 제 말 잘 들어보세요.” 박사의 팔을 잡으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알았으니까 우선 머리에 물수건부터 좀 올려줘.”
아담스베르그는 물수건으로 박사의 머리를 문대주었다. 그러고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찾아 식탁에 올려놓았다.
“선생님의 신경증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식탁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이 쓰레기통에?”
“선생님 몸이 많이 쇠약해졌습니다.”
“그렇다네.”
“그 원인이 바로 이 안에 있습니다.” 아담스베르그가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된 각성제 약상자를 들어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말했다.
“아니, 제발 돌려주게.”
“아닙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아담스베르그는 모든 상자를 열어 캡슐을 찾았다.
“이게 뭐죠?”
“가블롱이지.”
“알아요, 로맹. 제 말은 무슨 약이냐는 겁니다.”
“위장 안정제야. 내가 상복하는 약이라고.”
아담스베르그는 가블롱과 에네르질이라는 각성제 약통 더미를 세 번에 나누어 쓰레기통에 모두 쓸어 넣었다.
“이 약들 많이 드셨어요?”
“그럼, 나한테는 세끼 밥과 같은 거야. 제발 돌려주게.”
“선생님은 이 약들 때문에 신경증에 걸리신 겁니다. 신경증이 바로 이 캡슐 안에 있다니까요!”
“가블롱이 어떤 약인지는 내가 더 잘 알아. 자네 왜 이러나?”
“하지만 그 캡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시잖아요?”
“가블롱이지 뭐겠나?”
“아닙니다. 거기에는 비둘기 똥과 돼지 쓸개즙과 식지 않은 닭고기가 섞여 있었습니다. 분석해 보면 드러날 겁니다.”
“자네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아담스베르그.”
“제 말 좀 귀담아들으세요, 집중하시고요.” 박사의 손목을 다시 잡으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로맹 선생님에게는 아주 뛰어난 동료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거들어주는 르탕쿠르도 그중 한 사람이죠? 선생님이 직접 약국에 가진 못하시잖아요?”
“맞아.”
“그래서 르탕쿠르가 선생님 댁으로 매주 약을 갖고 왔죠?”
“그랬지.”
아담스베르그는 꼭 묶은 쓰레기봉투를 자기 옆에 놓았다.
“그걸 다 가져가려는 거야?”
“네. 그리고 선생님은 지금부터 가능한 한 물을 많이 드시고 소변도 자주 보세요. 그렇게 한 주만 지나면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을 겁니다. 선생님이 드시던 약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 가져다 드릴게요. 진짜 약으로 말입니다. 지금까지 드시던 이 약에는 비둘기 똥과 돼지 쓸개즙, 다시 말해 선생님의 신경증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담스베르그,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그 약을 누가 갖다 주는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네, 알다마다요. 선생님으로부터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지요.”
“아니,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나?”
“왜냐하면 그 대단한 인물이 사람을 여덟 명이나 죽인 혐의로, 지금 제 사무실에 수갑을 차고 있으니까요.”
“아니, 자네 지금 농담하나?” 잠시 침묵을 지키던 로맹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지금 같은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대단한 정신과 박식한 머리를 갖고 있는 아주 위험한 살인자,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법의학자 아리안 라가르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네, 제정신이 아니로군.”
“박사님, 그 사람은 이중인격자입니다.”
아담스베르그는 박사를 부축해 침대로 데려갔다.
“물수건 좀 집어줘.” 로맹이 겨우 입을 뗐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를 거야.”
“네, 그랬겠죠.”
잠에서 덜 깬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놀란 것 같기도 한, 피곤한 안색의 로맹이 침대에 앉아 아리안 라가르드가 찾아왔던 일을 하나하나 기억해 냈다.
“우린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자네 말을 믿을 수가 없네. 그녀는 날 죽일 여자가 아니란 말이네.”
“아니요. 선생님을 죽이려 했다는 게 아닙니다. 그녀는 단지 선생님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 생각이었습니다.”
“무슨 계획인데?”
“자기가 죽인 사람을 직접 검시함으로써 범인이 무얼 원하는지 우리가 모르게 하려는 것이지요. 범인이 162센티미터의 여자라는 진술만 믿고 저는 간호사만 열심히 추적했죠. 엘리자베트와 파스칼린의 두피가 벗겨져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하지 않았어요. 선생님도 전체 진상을 말해 주지 않았고요.”
“그래, 자네 말이 맞아. 나도 말을 안 했었지.”
“아리안이 시신의 머리카락이 뿌리부터 잘려나간 사실도 지적하지 않은 치명적인 실수를 선생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면 친구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고, 입을 닫고 있으면 수사가 미궁에 빠질 것을 알았습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선생님은 재확인이 필요해서 르탕쿠르에게 엘리자베트의 확대 사진을 부탁했던 거죠.”
“맞네.”
“확대 사진이 왜 필요한지 궁금해하던 르탕쿠르는 사진들을 다른 시각으로 다시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두개골에 있는 표시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습니다. 그게 너무 궁금했던 그녀는 선생님께 찾아와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무얼 찾고 있었고, 그래서 무얼 발견했는지를 말입니다. 선생님이 본 것은 두피가 깨끗이 벗겨진 두개골 작은 조각이지만 말은 해주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아리안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약간 왜곡된 정보를 주었습니다. 잘린 머리카락이라고만 했지, 완전히 면도한 머리카락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사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항상 똑같은 머리카락을 말했지만 아리안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걸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뿐이라고 말함으로써 말입니다. 끝이 갈라지지 않고 주변과 달리 깨끗이 잘려나간 머리카락 이야기는 쓸데없는 말이었죠.”
“맞아.”
“일반 사진으로는 머리카락의 단면 상태와 같은 세세한 것을 볼 수 없어요. 아버님이 정말 미용사이셨나요?”
“아니야, 의사였어.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것과 면도했다는 것이 수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난 몰랐어. 그리고 정년이 5년 남은 아리안에게 불편한 일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던 건 사실이야. 단순히 그녀가 실수했다고만 생각했지.”
“하지만 르탕쿠르는 이 나라 최고의 법의학자가 어떻게 그런 걸 놓쳤을까 궁금해했습니다. 르탕쿠르에게는 선생님이 사진만 보고도 알아낸 것을 아리안이 찾아내지 못한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르탕쿠르는, 아리안 박사가 의도적으로 그 사실을 숨기려 한다고 결론을 내렸던 거죠. 왜 그럴까? 매우 궁금했던 르탕쿠르는 선생님 댁을 나와서 시체 안치소로 갔죠. 르탕쿠르가 머리카락에 대해 묻자, 아리안은 위험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안치소의 운구차를 이용해 르탕쿠르를 납치했던 겁니다.”
“머리에 찬물 좀 더 적셔줘.”
아담스베르그는 수건에서 찬물을 쥐어짠 뒤 로맹의 머리를 힘껏 문질렀다.
“그런데 앞뒤가 안 맞는 게 있어.” 물수건 아래에서 로맹이 말했다.
“뭔데요?” 마사지를 멈추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물었다.
“내 신경증이 시작된 건 아리안이 파리에 오기 훨씬 오래전부터야. 당시 아리안은 릴에 있었거든. 이건 어떻게 설명하겠나?”
“파리를 들를 때 선생님 댁에 와선 모든 캡슐 약들을 바꿔치기했죠.”
“가블롱을?”
“네, 선생님이 드시던 약을 치우고 그 자리에 자기가 조제해 온 약을 둔 거죠. 아리안은 항상 무언가를 섞어서 칵테일하기를 좋아한다는 거, 선생님도 잘 아시잖아요? 그러고는 릴에서 조용히 기다린 거죠. 선생님이 손을 놓을 때까지 말입니다.”
“아리안이 자네한테 그렇게 말했어? 내 정신이 흐릿해지도록 만들었다고 말이야?”
“아직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자넨 어떻게 그리 장담할 수 있나?”
“르탕쿠르가 저한테 처음으로 해준 ‘마지막 탄식을 거두는 로맹을 보아라. 한 여자가 그 원인이니 즐거이 숨을 거두리.’라는 구절 때문입니다. 르탕쿠르가 이 구절을 택한 것은 카미유 때문도 아니고 코르네유 때문도 아니고 바로 선생님 때문이었습니다. 르탕쿠르는 선생님의 숨결, 선생님의 신경증을 생각했던 겁니다. 여기 나오는 로맹은 한 여자 때문에 녹초가 된 바로 당신, 로맹 박사님입니다.”
“르탕쿠르는 왜 시구로 말했을까?”
“그녀의 파트너로 있는 경사 때문입니다. 그 친구 말투가 여자들, 특히 르탕쿠르를 사로잡고 있었지요. 르탕쿠르는 온갖 약물에 중독된 나머지 혼수상태에서 학창 시절로 되돌아간 거죠. 라부아지에의 환자 중에는 구구단을 석 달이나 외운 사람도 있었답니다.”
“라부아지에가 무슨 상관인지 알다가도 모르겠군. 그 유명한 화학자는 1794년 기요틴에 죽은 사람이잖아. 찬물 좀 더 적셔.”
“아, 네. 그 사람은 두르당에서 우리와 동행한 의사입니다.” 로맹의 머리에 다시 마사지를 해주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의사 이름이 유명한 화학자와 똑같은 라부아지에라고?” 물수건 아래에서 로맹이 희미한 소리로 물었다.
“네, 그렇다니까요. 르탕쿠르가 선생님 이야기를 하려고, 그리고 선생님 탄식의 원인이 한 여자 때문이란 걸 알려 주려고 안간힘 썼다는 걸 알고 나자 나머지는 술술 풀렸습니다. 아리안은 선생님을 효력 정지 시켜놓고 선생님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브레지용도 선생님의 후임자로 아리안을 추천한 적이 없습니다. 아리안 스스로 지원했던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명예 때문일까요? 하지만 아리안은 이미 충분한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수사를 직접 지휘해 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물수건에서 얼굴을 떼며 로맹이 말했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 끝이 곤두서 있었다.
“동시에 절 추락시키려고 했을 수 있죠. 오래전에 제가 아리안에게 모욕을 준 적이 있습니다. 용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아리안은 지금도 그 일을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아리안을 심문하러 갈 건가?”
“네.”
“나도 같이 가게 해줘.”
로맹이 외출을 해본 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난 탓에 로맹 혼자 계단을 내려가 자동차까지 갈 수 있을지 아담스베르그는 걱정되었다.
“날 데려가줘.” 로맹이 고집을 피웠다. “아리안은 둘도 없는 친구야. 내가 직접 만나봐야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어련하시겠습니까.” 어깨 아래에 팔을 넣어 로맹을 들면서 아담스베르그가 말했다. “절 잡으세요. 사무실에 가서 잠이 오면 메르카데 형사의 푹신한 쿠션도 몇 개 있습니다.”
“그 친구도 비둘기 똥과 돼지 쓸개즙이 든 캡슐 약을 먹나 보지?”
첫댓글 무덤을 파헤치던 그 아리따운 법의학자 아리안?
아, 궁금해서 다음 장을 넘기고 싶은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은 예감에 벌써 허탈한 기분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