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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이기적 유전자 제1장 :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 [진화와 다위니즘] 자기 존재의 이유를 안다는 것은 비로소 지적인 생명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하여 일관성이 있고 합리적으로 설명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찰스 다윈이다. 다윈은 사람이 존재는 결국 유전자의 진화론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진화의 과정에서 유전자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항상 이기적인 선택을 할 뿐이다.
우리가 아무리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도 보편적 사랑이든 종 전체의 번영이든 이러한 것과 같은 이타적인 해동은 진화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다. 우리는 단지 이기적 유전자의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일 뿐인 것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인해도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 사회 역시 기본적으로는 이기적 유전자의 법칙에 따라 형성되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생애가 이기적 유전자의 지시대로만 움직여지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즉, 천성적으로 이기적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인간은 인간만의 독특한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고유의 문화를 전승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개체 서로 간의 싸움에서 혹은 종의 생존 전략적 차원에서 살펴볼 때 이기주의와 이타주의는 양면성이 있다. 사마귀는 교미할 때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어 버린다. 그러므로 해서 암컷은 2세를 위해 풍부한 양분을 흡수할 수 있고 수컷은 원하지 않았지만 겉보기에는 이타주의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황제 펭귄은 바다표범이 무서워서 선뜻 바다 속으로 뛰어들지 못한다. 그러나 어쩌다 한 마리가 뛰어들면 그 때 나머지 다수의 황제펭귄들이 뛰어든다. 그 누구도 자신은 바다표범의 먹이가 되지 않을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바다표범이 접근하면 서로 밀치다가 무리 중의 하나를 떠밀어 버리려고 한다. 그래서 밀쳐진 황제 펭귄 한 마리는 본인은 원치 않는 이타주의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룹선택설] 다윈은 진화는 자연 선택에 의해 진행되고 자연 선택은 ‘최적자’의 차별적 생존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때 ‘최적자’의 단위를 종으로 볼 때, 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자기 자신의 이기적 이익만을 위해 추구하는 다른 경우의 경쟁 집단 보다 결국에는 자기의 희생을 치를 수 있는 개체로 이루어진 집단이 대부분 우세하게 된다는 이론을 그룹선택설이라고 한다.
영국의 고등학교 생물학 교사를 위한 지도서인 ‘너필드’에는 “고등 동물에서는 종의 생존 확보를 위해 개체의 자살이라는 행동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로렌츠의 ‘공격에 대하여’라는 책에서는 최적 개체만이 번식이 허용되도록 보증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일부의 책에서 그룹선택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룹선택설이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이상이나 정치적 이상과 조화되어 직관적인 호소력을 가지는 측면이 있지만 전문적인 생물학자들 사이에는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나는 선택의 기본 단위, 즉 이기성의 기본 단위가 종도 그룹도 개체도 아닌 이기적 특성을 띤 유전자임을 논하고자 한다. 일부 생물학자에게는 극단적인 견해로 들릴지도 모른다.
제2장 : 자기 복제자 [안정을 향하여] 다윈의 ‘최적자 생존’은 실제로 ‘안정자 생존’이라는 보다 더 일반적인 법칙의 특수한 예이다. 세계는 안정된 것들로 유지된다. 안정된 것이란 바위, 은하, 파도 등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만큼 지속적이거나 보편적인 원자 집단이다. 안정화 패턴에 의해 지구상에 생물이 생기기 이전에, 분자의 초보적인 진화가 물리나 화학의 일반 과정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설계나 목적이나 지시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에너지가 있는 곳에 한 무리의 원자가 안정된 패턴이 되면 그것은 그대로 머물러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최초의 자연 선택은 단순히 안정된 것을 선택하고 불안정한 것을 배제하는 특징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생명의 기원과 자기복제자] 원시의 지구의 화학 성분과 비슷한 환경에서 전기 방전실험을 하였다. 2~3주 후에 놀라운 물질이 발견되었다. 바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었다. 또한 최근의 실험에서는 퓨린 피리미딘과 같은 DNA를 구성하는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원시 지구의 어느 날 우연히 자기복제가 가능한 유기물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것을 자기복제자라고 부르기로 하자. 초기의 자기복제자는 복제 과정의 오류를 통해서 엉뚱하고 다양한 형태의 개체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변종 자기복제자들은 나름대로 자신과 같은 개체군을 형성하면서 한층 더 오래 살아남는 쪽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다.
개체의 수명뿐만 아니라 복제의 속도와 정확도 역시 진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개체 수를 만들 수 있다면 그 만큼 그 개체군의 생존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체 수를 늘여 갈 때 부정확한 복제가 이루어진다면 복제된 횟수는 많다고 할 수 있으나 현재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자손이 많이 생길 수 있으며 현재에 잘 적응하는 개체수를 상반되게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종족의 번식에 효율적이지 못할 수 있다. 결국 개체의 진화는 개체의 수명, 복제 속도와 복제의 정확도가 서로 적절히 관여되면서 안정된 복제자가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복제자는 다른 복제자와의 생존 경쟁과 외부와의 물리적 반응에 대해서 살아남기 위한 한 방편으로 보호막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러므로 해서 최초의 살아있는 세포가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복제자의 보호막은 점차 거대한 유기체의 집단으로 변하고 복제자는 그 유기체 속에서 유기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유기체는 바로 우리이며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도 창조한 복제자는 바로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제3장 : 불멸의 코일 [생존 기계] 우리는 유전자의 생존 기계로써의 충실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최초의 자기복제자는 오늘날 알려진 유전자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고 강탈당했는지도 모르겠다. 케언스-스미스는 우리의 선조인 최초의 복제자가 유기분자가 아니고 금속이나 점토의 작은 조각 같은 무기 결정체였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단백질 분자가 아미노산의 사슬인 것과 같이 유전자, 즉 DNA 분자도 뉴클레오티드의 사슬로 이루어져 있다. DNA를 구성하는 이 한 쌍의 이중나선 형태의 뉴클레오티드의 사슬을 우리는 불멸의 코일이라고 부른다.
뉴클레오티드를 구성하는 단위는 단지 네 종류 밖에 없다. 그 종류는 “A, T, C, G” 라고 한다. 이것들은 여러 동식물에서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들이 연결되는 순서이다. DNA 분자는 두 가지 중요한 일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복제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종류의 분자인 단백질 제조를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은 세포 내의 화학적 과정 전반에 예민한 제어 기능을 발휘하여 정확한 시간, 장소에서 화학적 과정의 스위치를 선택적으로 켰다 껐다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결국 유아의 발육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는 현재 깊이 있게 진행 중이다. [유전자는 개체의 특성을 정한다] 한 개의 유전자는 세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개체의 몸을 통하여 살아가는 단위이다. 인간의 설계도인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각각 절반에 해당하는 유전정보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유전 정보를 갖는 유전자로 변신한다. ‘유전자 풀’이라는 말은 부모가 자식에게 유전자를 전달할 때 부모의 유전자를 서로 섞어서 붙여 전달되어지기 때문에 쓰여지는 학술 용어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유전자를 전달하는 과정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감수분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정자와 난자는 염색체 조각을 교환하는 교차 현상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유전정보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정자와 난자는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감수 분열로 정자나 난자가 만들어질 때마다 한 염색체에 대해 평균 1회 교차가 일어난다(이러한 유전자 혼합에 의한 교차 현상은 사실 잘 알려져 있다.).
만약 우리가 하나의 염색체 전체를 하나의 유전단위로 생각한다면 그 유전자의 생활사는 사실 한 세대밖에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염색체 내에서 눈의 색깔만을 결정하는 아주 작은 유전자의 유전 단위를 생각한다면 그 유전자는 아주 먼 미래까지 살아남아 후대에까지 전달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돌연변이] 염색체 내에서 새 유전 단위가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방법은 전부터 존재하던 소단위가 교차에 의해 모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드문 일이지만 점 돌연변이가 있다. 이는 진화상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는 현상으로 마치 어떤 책에서 단 하나의 문자의 오식에 의해 나타나는 잘못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역위의 과정이 있는데 이는 염색체의 일부가 양단으로 잘려서 반대의 위치에 다시 붙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유전단위는 자연의 선택에 의해 유리하게 작용하여 후대의 개체군 내에 잘 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의 사례는 보통의 나비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나비의 겉모양을 흉내내는 무리군이 생기는 의태 현상에 잘 찾아 볼 수 있다. [자연 선택] 유전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다른 유전자와 섞이지 않고 그대로 중간 세대를 통과하여 여행한다. 유전자가 끊임없이 혼합된다면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자연 선택은 불가능하다. 개체는 안정된 것이 아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존재이다. 염색체 또한 트럼프 놀이의 카드처럼 즉기 섞이고 곧바로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섞인 카드 자체는 살아남는다. 바로 이 카드가 유전자의 단위가 되는 것이다. 유전자는 교차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단지 파트너를 바꾸어 행진을 계속할 따름이다.
유전자는 생존 중에 그 대립 유전자와 직접 경쟁한다. 유전자 풀 내의 대립 유전자는 다음 세대의 염색체상의 한 자리를 놓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대립 유전자를 희생하여 유전자 풀 속에서 자기의 생존 기회를 증가하도록 행동하는 유전자는 어느 것이든 오래 살아남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유전자는 이기주의의 기본 단위가 된다.
하나의 유전자에 관해 말할 때 그것의 대립 유전자는 생명이 걸린 경쟁 상대이지만 다른 유전자는 온도, 먹이, 포식자 또는 동료와 같은 환경의 일부에 불과하다. 어떤 유전자의 작용은 이와 같은 환경에 좌우되며, 그 환경에는 다른 유전자도 포함된다. 하나의 유전자는 다른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또 다른 한 세트의 동료 유전자가 존재하면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화 이론] 노쇠는 개체의 생애 동안에 일어나는 복제 과정의 유해한 잘못과 다른 유전자의 손상이 축적된 것이라는 이론이 있다.
성공한 유전자가 가지는 일반적인 특성은 ‘이기성’ 외에 생존 기계의 죽음을 적어도 생식 활동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수명]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최대한 번식을 늦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유전자를 속여서 자신의 몸을 실제의 연령보다 젊도록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을 행하려면 나이가 들면서 몸 속의 화학적 환경의 변화를 정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이들 변화 가운데 하나는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4장 : 유전자 기계 [세포는 유전자의 화학 공장이다] 유전자의 수동적 피난처로 생긴 생존 기계는 처음에는 경쟁자들과의 화학전에 우연히 발생한 분자 충격의 피해로부터 몸을 지키는 벽을 제공하는 데 불과했다. 그러나 활발한 복제 활동으로 유기적인 먹이가 사라지자 보다 강력한 다른 생존수단을 발휘할 수 있는 복잡한 분자구조의 생존 기계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한 갈래의 진화는 직접 햇빛을 사용하여 유기물의 화학적인 방법의 취합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식물로 그리고 한 갈래는 식물의 화학적 노동을 가로채는 동물로 진화하게 되었다.
적은 자원을 걸고 치열한 싸움을 하거나 다른 생존 기계를 잡아먹기 위해 또는 먹히지 않기 위한 매정한 싸움에서 공동체와도 같은 몸의 내부는 통제가 없는 것보다 중추에 의해 통합되어 있는 쪽이 더 유리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뉴런과 컴퓨터] 개체의 생존 능력의 향상을 위해 필연적으로 외계의 사건에 반응 하는 근 수축과 이완에 대한 타이밍의 제어를 위해 뇌가 필요했으며, 주목할 만한 진보는 기억이라는 것이 발명된 것이다.
뉴런의 반응 과정과 컴퓨터의 작동과정은 어떻게 보면 유사해 보이지만 데이터 처리 방식과 뉴런 세포 간 연결 방식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폭 넓게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뇌는 컴퓨터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목표에 바랐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기계를 작동시킬 때 피드백을 이용한다. 컴퓨터가 사람과 장기를 둘 때 컴퓨터가 반응하는 방식에도 피드백을 이용한다. 유전자의 생존 기계 역시 이러한 피드백 반응을 통해서 외계와 반응을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자동항해 장치를 단 미사일과 컴퓨터의 작동은 사실 인간의 행동 방식처럼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의 행동이라고 보아야한다. 기계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항상 인간의 지시대로 만 움직인다고 하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유전자는 예측한다] 유전자는 우리를 인형에 매단 끈으로 직접 조종하지 못한다. 즉, 시간 지연 때문이다.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는 일을 통해서 생존 기계를 작동시킨다. 이것은 세계를 조종하는 강력한 방법인데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유전자는 생존 기계에게 프로그램을 집어넣은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가능한 상황을 다 생각해서 생존 기계에 프로그래밍해 넣을 수는 없지만 장기를 두는 컴퓨터처럼 평균적으로 이로운 일을 생존 기계가 할 수 있게 뇌에 미리 프로그램을 짜 놓는 일은 가능하다.
매우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예측해야만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학습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실 장기를 두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에도 학습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유전자의 독재에 반항할 수 있다.] 의식에 의해 제기되는 철학적 문제가 무엇이든 의식이란 실행의 결정권을 갖는 생존 기계가 궁극적 주인인 유전자로부터 해방되는 진화 경향의 극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뇌는 생존 기계의 일을 매일 관리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언하고 그것에 따라 행위하는 능력도 있다.
또한 가급적 많은 아이를 낳기를 거부하는 등 의지를 가지고 유전자의 독재에 반항하는 힘까지 가지고 있다. 유전자는 일차적 방침 결정자이고 뇌는 집행자이다. 그러나 뇌가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실제의 방침 결정을 맡게 되었다. 이때에 학습이나 시뮬레이션과 같은 책략을 쓰게 된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고 또 다른 다수의 중요한 유전자나 환경 요인이 존재한다면, 단일 유전자가 대립 유전자에 비해 물에 빠진 친구를 더 잘 도와줄 만한 몸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는 프로그램 작성자의 우두머리이다] 유전자는 프로그램 작성자의 우두머리이며 자기 생명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유전자는 자기 생존 기계가 생애에서 부딪치는 모든 위험을 대처하는 능력을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에 의해 심판받는다.
생존 기계를 위해 의사 결정을 하는 뇌의 최우선 순위는 개체의 생존과 번식이다. 이 군체 내의 모든 유전자는 이 우선 순위에 합의하고 있다. 동물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해서 서로에게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주어 자기 유전자의 번영을 증진시킨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개체가 개인의 실리적 이득을 같은 개체군 내에서 갈취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포식자가 의태라는 방법의 속임수 커뮤니케이션를 통해서 먹이감을 잡아먹기도 한다. 제5장 공격-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개체는 이기적 기계이다] 한 생존 기계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생존 기계는 바위나 냇물이나 한 조각의 먹이 같은 환경의 일부이다. 그것은 방해물일 수도 있고 이용 대상들이기도 하다. 자연 선택에서 의해 선택되는 것은 환경을 가장 잘 이용하도록 자기의 생존 기계를 제어하는 유전자이다.
종은 다른 생존 기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들은 포식자와 먹이 사이이기도 하고, 기생자와 숙주 사이이기도 하고, 어떤 부족한 자원을 가지고 싸우는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같은 종의 생존끼리는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생활에 영향을 끼친다. 자기 종의 반수는 잠재적인 짝짓기 상대가 될 수 있는 반면 같은 유전자를 지녔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둘러싼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되기도 한다. [인간만이 카인의 후예이다?] 생존 기계의 이기적 행동의 한 예로 인간은 동생을 죽인 카인의 후예라고 칭한다. 이득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기성은 생존 기계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러나 크고 복잡한 경쟁 시스템 속에서는 눈앞의 경쟁자를 제거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내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의 절멸로 작물 수확의 증가 보다는 다른 해충이 더 큰 이익을 보게 되고 그 결과 전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는 경쟁상대와 싸울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전략적 손익 계산을 잘 따진 후에 기회를 기다리거나 싸움을 확대하거나 함으로써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도 한다.
메이나드 스미스는 개체군의 경쟁에서 서로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던 생존 방식이 어느 순간에 거의 모든 개체군이 생존 방식으로 선택하게 되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이 존재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여러 개체군의 싸움에서 한 번 대세를 이루게 된 안정된 전략의 획득은 그대로 남아 자연 선택으로 남게 되고 이탈되는 행위를 벌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기적 인간] 인간에게 있어 각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합의를 하거나 협정을 맺거나 하는 것은 그것이 ESS라는 의미로 안정되어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 인간의 경우 합의(=협정)가 가능한 이유는 개인 모두가 의식적으로 미래를 예견하고 그 협정에 따르는 것이 자기의 장기적 이익에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예견하는 재능을 갖춘 인간에게마저 장기적 이익에 기초하는 협정 또는 합의는 내부로부터의 배신 때문에 붕괴 위험이 있고 동요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보다 하위의 야생의 동물들 사이에서 집단의 이익이나 합의의 전략을 구사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전쟁 게임] 한 생존 기계의 무리가 생존의 전략으로 선택한 전략 방법에 따라 분류하였을 때 다음과 같이 매파, 비둘기파, 보복파, 시험보복파, 허풍파 등으로 나누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면 마지막에는 보복파만이 진화적 안정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보복파와 비둘기파만이 존재할 때는 비둘기파는 보복파와 같은 정도의 수준으로 개체군 무리를 잘 형성하는 현상을 보인다. 다시 말해 서로의 생존 전략은 상대 개체군의 전략적 특성과 지배 세력의 정도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그 결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상의 결론은 대부분의 양생 동물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그리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또한 한번 안정된 전략으로써 ESS가 영원 불변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자기 보호를 위한 싸움] 우리는 경쟁자끼리의 싸움에 있어서 전략 이외의 모든 것은 똑같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칭적 다툼은 사실상 비현실적이다. 비대칭적 다툼에는 전투능력의 차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정도 그리고 완전히 임의적이고 관계가 없는 듯이 보이는 비대칭성의 ESS 발생 등 세 가지 요소가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거주자와 침입자의 경우와 같은 비대칭 대립을 생각해보면 대체적으로 거주자가 이기고 침입자는 지는 쪽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러 세대에 걸쳐 관찰하다보면 다른 안정 상태로 돌변해 버리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자기가 지배하는 영역의 변화로 두 경쟁자의 공격과 방어의 자세가 달라질 수도 있으며, 또한 항상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역설적 전략을 구사하는 특이한 돌연변이의 탄생으로 개체의 대립 관계는 항상 달라질 수 있는 여건을 갖게 되어 다양하고 복잡한 생존 전략에 구사되고 그 대립의 결과로 ESS 상태는 다양하게 달라지게 된다. [순위제] 최근에 많은 싸움에서 승리한 귀뚜라미는 매파적이 된다. 반면 계속 지기만 한 귀뚜라미는 비둘기파적으로 변한다. 이것은 알렉산더의 증명을 통해 알 수 있다. 승리에 익숙해진 개체는 계속해서 이기고 패배에 익숙해진 개체는 정해 놓고 지기만 한다. 처음에는 두서없이 이기고 지다가도 자연히 어떤 순위가 매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부수적으로 집단 내의 심한 다툼을 점차 줄이는 효과가 있다. 순위제 그 자체는 집단의 특성이지 개체의 특성은 아니기 때문에 진화적 의미의 기능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제6장 : 유전자의 친족 관계 개개의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개개의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유전자가 다수의 다른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 존재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리고 유전자가 남의 몸 속에 앉아 있는 자기 복제자까지도 도울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개체의 이타주의로 나타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이기주의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 유전자가 다른 개체 내에서 자기의 사본을 인지하는 방법은 있다. 근친자-혈연자-가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이 평균보다 높다. 이것이 어미의 새끼에 대한 이타주의가 흔한 이유이다. 해밀턴이 확인한 것은 다른 근친자-형제자매, 사촌간, 6촌간-에게도 적용된다. 가령 열사람의 근친자를 구원하기 위해 한 개체가 죽었을 경우, 혈연 이타주의 유전자의 한 사본은 없어지지만 같은 유전자를 지닌 보다 많은 사본이 구조되는 셈이다. [유전] 당신이 유전자 H의 사본을 1개 가지고 있을 때 당신 아이들 중 어느 한 아이가 그것을 갖게 될 확률은 50%이다. 특정한 두 사람의 형제에 대해서는 감수분열이 일어남에 따라 특정 형제간에는 공유하는 유전자가 이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간의 근친도는 반드시 1/2이다. 그러나 8촌간은 이타적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지나가는 행인과 같다. 6촌끼리(1/32)는 조금 특별할 뿐이며 사촌끼리(1/8)는 이것보다 조금 가깝다. 일란성 쌍생아끼리(근친도1)는 자기 자신같이 가깝다. 삼촌과 고모, 조카와 조카딸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자, 배다른 형제자매는 근친도가 1/4이기 때문에 친자식(친형제, 친부모) 다음으로 가깝다.
혈연 선택은 가족 내 이타주의를 말하는 것으로 그룹 선택, 개체 선택과 구분된다. 즉 혈연 선택은 유전자 선택의 특수한 결과인 것이다. 유전적으로 말하면 부모의 돌봄과 형제자매의 이타주의는 완전히 같은 이유로 진화한다. 두 경우 모두 수익자의 체내에 그 이타주의의 이타적 유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큰 것이다.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자가 서로에 대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도 같다. 그들은 서로 유전자의 1/4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한 개체는 다른 개체의 생명에 자기의 자산 일부를 투자하거나 내기한다. 그는 다른 개체와 자기와의 근친도를 고려하고, 또 보험업자 자신의 ‘평균 여명’과 그 개체의 것을 비교해서 그 개체가 ‘좋은 보험자’인지 아닌지를 고려한다. 행동 패턴의 순이익 득점을 계산하여 순이익이 최대로 되는 행동패턴을 선택하여 실행한다. 살아 있는 몸은 지금까지 생존해 온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 기계이다. 지금까지 생존해 온 유전자는 과거에 ‘평균하여’ 그 종의 환경을 특징짓는 경향이 있던 조건들 속에서 생존해 왔다. 따라서 비용-편익의 ‘추산’은 인간이 결정을 할 때 과거의 ‘경험’에 기초해서 계산한다.
[이기적 유전자론] [부모와 자식의 친자 관계] 많은 종에서 어미는 아비보다 자기 자식을 확신할 수 있다.그래서 아비는 어미만큼 육아에 열중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할머니는 친할머니에 비해 자기 손자에게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므로 친할머니보다 강한 이타주의를 나타낸다. 이는 할머니가 딸의 아이에게는 확신이 가지만 아들은 처에게 배신당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외삼촌이 친삼촌에 비해 조카의 행복에 더욱 관심이 있고 일반적으로 이모와 동등하게 이타적일 것이다. 실제로 남편의 외도가 흔한 사회에서는 외삼촌이 ‘아버지’보다 이타적일 것이다. 외삼촌이 그 아이와의 근친도에 대한 확신에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제7장 : 가족 계획 [애 낳기와 애 키우기] 하나의 생존 기계인 개체는 애 낳기와 애 키우기라는 매우 이질적은 두 종류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결단이라는 말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전략적 조치를 뜻한다. 애 키우기와 애 낳기는 하나의 개체가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또는 여러 자원을 둘러싸고 어느 정도 경합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모든 개체가 현조하는 애 키우기에만 몰두하여 아이를 낳지 않는 상태가 되면, 이 개체군은 애 낳기를 전문으로 하는 돌연변이 개체들에 의해 곧 점거될 것이다. 애 키우기는 하나의 혼합 전략의 일부로서만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 될 수 있다. 즉 적어도 어느 정도 애 낳기는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개체수 조절과 인구 문제] 야생 동물의 개체군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천문학적 속도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출생률과 사망률이 서로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야생 동물의 개체군이 어느 정도 일정하게 유지되기도 한다. 동물들은 집단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가능한 한 출생률 이하의 새끼를 낳는다는 것이다. 윈-에드워즈는 동물의 모든 사회 생활을 개체수의 조절 기구의 예가 되는 것으로 세력권제와 순위제를 들었다.
많은 동물들은 어떤 범위의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데, 박물학자들은 그 지역을 가리켜 ‘세력권’이라고 한다. 대개의 경우 암놈은 세력권이 없는 수놈과는 짝짓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성실하게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종의 경우도 암놈은 수놈과 개체적으로 결합되기보다는 오히려 수놈이 소유하는 세력권과 결혼하는 것이지도 모를 일이다. 개체군이 너무 커지면 세력권을 갖지 못하는 개체가 생기게 되고 그들은 번식할 수 없게 된다.
순위제란 “하나의 사회 계층 질서로서, 그 질서 밑에 있는 모든 개체는 자기의 지위를 분별하여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생각지도 않는 것”이다. 순위가 높은 개체는 하위의 개체보다도 번식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암놈이 상위의 개체를 선택하거나, 또는 하위의 개체가 암놈에게 접근하는 것을 상위의 개체가 힘써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의 사회적 지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 그들은 번식의 자격이 없는 것으로 자인한다는 것이다. 순위가 높은 수놈만이 번식할 수 있다는 규칙을 기꺼이 ‘받아들인’ 결과, 세력권 행동의 경우와 같이 개체수는 별로 증가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세력권] 윈-에드워즈의 착상 중에서 가장 놀랄 만한 것은 ‘현시(顯示, epideictic) 행동’이다. 많은 동물은 생활의 많은 시간을 큰 무리 속에서 지낸다. 현시 행동이란 개체군 밀도의 추정을 보다 쉽게하기 위해서 동물이 의도적으로 모여 무리를 짓는 것이다. 이러한 종의 무리짓기 행동이 자연 선택에 의해 유리하게 된 것은 어째서일까. 그의 주장은 개체는 무리 전체의 이익을 위해 출생률을 자제하고, 개체군 밀도가 높을 때는 출생률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가족 계획 이론] 한 마리의 암놈이 산란하여 품는 알의 수는 유전적 지배를 받고 있다.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식의 단순 논리는 옳지 않다. 많은 알을 낳으면 이익뿐만 아니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즉 애 낳기의 증가는 애 보기 효율의 감소를 지불해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생태학자 랙은 임의의 환경 조건하에서 임의의 종에 관한 한 둥지의 최적 알 수가 존재할 것이다. 각각의 이기적 개체는 어미가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최대로 할 수 있는 한 새끼의 수를 최대로 할 수 있는 한 둥지의 알 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개체가 한 둥지의 알 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전혀 이타적인 것이 아니다. 자기의 살아남는 시끼 수를 실제로 최대화하기 위해 산아제한을 실행하는 것이다. [동물은 미래를 예측한다] 개체가 실제로 자기으 개체군 밀도 추정을 근거로 한 둥지의 알수를 감소시키는 것이 사실로 나타나는 순간, 그것은 곧 실제의 밀도가 어떻든 경쟁자에 대해서는 개체군이 굉장히 큰 것처럼 꾸미는 것이 개개의 이기적 개체에게는 유리하다. 크렙스는 프랑스 외인 부대가 이와 같은 전술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는 소설 이름을 따서 거기에 ‘Beau Geste 효과’라는 명칭을 붙였다. 찌르레기의 경우 이 행위의 목적은 주위 동료들이 그것에 속아서 그들의 한 둥지의 알 수를 실제 최적 이하의 수준으로 감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렇게 해서 성공하는 찌르레기라면 당신과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개체를 감소시키게 되기 때문에 유전자의 이기적인 이익에 합당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장에서 얻는 우리의 결론은 개개의 어미 동물이 가족계획을 실행하되 그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출생률의 최대 활용화라는 의미에서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자기 새끼의 수를 최대화하려고 힘쓰고 있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새끼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도 안 되고 지나치게 적어도 안 된다. 개체에서 너무 많은 수의 새끼를 가지도록 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계속 살아남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종류의 유전자를 체내에 가진 새끼들은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8장 : 세대간의 다툼 [가족내부의 이해관계] 어머니는 아이를 편애하는가, 모든 아이를 동등하게 이타적으로 대하는가? 어머니도 하나의 기계다. 이 기계의 내부에는 유전자가 들어앉아 있고 이 기계는 그 유전자의 사본을 증식시킬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다. [편애] 어미의 편애란, 어미의 여러 자원을 새끼들에게 불균등하게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의 투자는 “특정 아이의 생존 확률은 증가시키면서 다른 아이에 대한 투자 능력은 희생시키는 모든 것”이다. 충분한 수의 손자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새끼에게 골고루 투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과보호로 호강하는 아주 소수의 새끼들에게 모두를 투자해서도 안 된다. 가장 현명한 투자 정책은 가장 알맞은 수의 새끼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편애에는 유전적 근거가 없다] 아이에 대한 어미의 근친도는 모든 아이들에게 같기 때문에, 어미가 어떤 아이를 편애하는가에 관한 유전적 근거는 없다. 다만, 다른 새끼에 비해 ‘자라지 못한 작은’ 새끼에 대한 투자를 하는 대신, 다른 새끼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어미에게는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만일 어미가 어느 한 새끼만 구하고 다른 새끼를 죽여야 한다면, 어미는 나이 많은 새끼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그 편이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한 상실도가 더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자택일의 상황이 아니라면 어린 새끼에게 원조를 많이 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어미의 급식이 중지되더라도 큰 새끼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작은 새끼는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새끼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어미의 투자는 장래의 새끼에 대한 투자로 대체하는 것이 유리하다. [폐경기] 여성의 폐경기(생식 능력의 상실)는 갑자기 온다. 그러나 남성의 생식능력은 ‘점차’ 감퇴된다. 여기에는 유전적으로 어떤 ‘의도된’ 것이 있지 않을까? 나이 든 여성의 유아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의 아기의 수명은 젊은 여성의 아기의 그것보다 더 짧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를 계속 낳는 여성은 손자에 대해 충분히 투자할 수가 없으므로, 중년기에 이른 여성의 번식능력을 상실하도록 작용하는 유전자가 점점 증가한 것이다. [어미의 이타적 행동] 어미는 그녀의 한 아이에 대한 근친도의 두 배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근친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녀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자기 자원의 대부분을 자기 자신에게 이기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그녀 자신의 유전자에 대해서보다 더 유익한 것이 될 경우, 그녀는 자식들의 유전자에게 투자한다. 또, 자식들도 이왕이면 다른 형제들보보다 자신에게 더 많이 투자해 주기를 바란다. 전반적인 손실이 크지 않다면 특정한 자식은 어미의 편애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손실이 크다면 그에 대한 어미의 편애는 중지된다. [이기적인 새끼] 새끼들은 형제들보다 많은 먹이를 공급받기 위해 거짓으로 과장하고 속여서까지 자신의 배를 채우려 할 수 있다. 이것이 유전자의 이기성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그의 소리가 너무 작아도 급식량의 감소라는 불리한 상황이 오겠지만, 너무 커도 에너지 소모가 심하거나 포식자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열등한 새끼] 제대로 자라지 못한 작은 새끼는, 부모가 그에게 주는 투자가 다른 아이들에 대한 투자로 인한 이익의 절반 이하가 되면, 기꺼이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기의 유전자에게 가장 크게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다음과 같은 지령을 내린다. “몸아, 만일 네가 다른 한배 자식 형제보다 훨씬 작았다면 바둥거릴 것 없이 죽어라!” [세대간의 싸움] 동물 개체는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존 기계다. 부모와 자식 간의 싸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것은 양쪽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개하는 섬세한 싸움(속이려는 자식- 속지 않으려는 부모)이다. [거짓말하는 새끼] 뻐꾸기 암놈은 다른 새 둥지에 산란을 하고 이를 모르는 양부모에게 자기의 새끼를 키우게 한다. 이 경우 뻐꾸기 새끼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거짓 진술(크게 울기)로 자신의 수양 형제들을 위험에 빠뜨린다.(-異種에 대한 이기적 행동) [형제 살해 유전자] 뻐꾸기의 경우가 친형제들 사이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 그들에게는 유전적 근친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아이가 얻는 이익이 형제자매에 대한 피해를 과도하게 초래한다면 느닷없는 형제 살해가 벌어질 수도 있다. [승리자] 세대 간의 다툼에서는 누가 이길까? ‘부모가 이긴다는 논리’와 ‘자식이 이긴다는 논리’가 공존할 수 있다. 필자는 전자가 그르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 “자식은 속이는 행위를 할 것이다”는 진술을 윤리적인 문제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 사기 행위를 하게 하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나타남을 의미할 뿐이다. 이 논의에서 인간적인 교훈을 도출한다면, 우리는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 이타주의가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9장 암수의 다툼 [배우자간의 대립] 유전자의 50%를 공유하는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이해의 대립이 있는데, 혈연 관계가 없는 배우자 사이의 다툼은 얼마나 격렬하겠는가? 만일 배우자의 한쪽이 자식들 각각에 대해 공평한 할당량보다 적게 주고 도망칠 수 있다면 그 배우자에게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다른 배우자를 얻어 새로운 새끼를 낳는 쪽으로 투자를 증가시켜 자기 유전자를 보다 많은 자손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개체는 가능한 한 많은 이성과 교미하고 자식 양육은 모두 상대에게 떠맡기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주로 수컷이 그와 같은 습성을 나타낸다. [암수의 근본적 차이] 암수의 차이는 페니스의 유무의 차이가 아니다. 그것은 암와 수의 본질을 설명하지 못한다. 암수의 진정한 차이는 성세포의 크기와 수에 있다. 수컷의 성세포는 암컷에 비해 매우 작고, 그렇기 때문에 활동성이 있으며, 그 수가 많다. 암컷의 난세포는 정자보다 훨씬 크므로 운동성이 적고 수도 적다. 개개의 정자는 아주 작아서 수컷은 매일 수백만 개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수컷이 서로 다른 암컷들을 이용하여 단시간 내에 많은 수의 새끼를 만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컷이 암컷을 상대로 한 착취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부모의 성 선택 전략] 귀중한 유전자를 아들에게 맡기는 것이 유리한가, 딸에게 맡기는 것이 유리한가? 최적의 성비는 50:50이다. 만일 인구가 어느 한쪽만에 치중해 있다면, 그것은 유전자의 손익 계산에 의해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궁극적으로 성비의 균형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남성다운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 암컷은 함부로 상대에게 교미를 허락하지 않는다. 암컷들은 모든 주의를 집중하여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선별하려고 한다. 암컷이 찾는 수컷의 조건은 생존 능력이다. 장수, 강한 근육, 긴 다리, 성적 매력 등이 그 증거들이다. [암수의 색채] 수컷은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나타내고, 암컷은 단조로운 색채를 나타낸다. 그런데 전자는 또한 그만큼 포식자에게 먹히기 좋은 조건이 된다. 여기에 두 가지의 상호대립하는 선택력이 작동된다. 포식자는 유전자 풀에서 선명한 색채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경향이 있고, 성적 파트너는 단조로운 색채를 띠게 하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경향이 있다. 유능한 생존 기계는 이 대립적 선택력의 타협의 산물이다. 난자는 상대적으로 귀중한 자원이므로 성적 매력이 강하지 못해도 난자의 수정을 보증할 수 있다. 그러나 성적 매력이 없는 수컷은 자기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없을지 모른다. [배우자 선택시의 행동] 누구를 배우자로 선택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암컷이다. 다른 종 개체와의 교미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잡은 매우 불리하다.(말과 당나귀의 교잡시-암컷에게 특히 불리하다. 노새의 배가 형성되면, 그 배는 당나귀의 자궁을 차지. 노새 때문에 당나귀는 많은 투자를 해야 함. 또한 노새는 번식 불가--유전자의 낭비!) [인간의 성 선택] 나는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대부분의 인간 사회는 일부일처제를 택하고 있으며,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도 부모의 투자는 그다지 불균형하지 않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난혼 사회도 있고, 하렘제에 기초한 사회도 많다. 이 놀랄 만한 다양성은 인간의 생활 양식이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됨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경우 자기를 과시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평균적으로 공작의 꼬리에 해당하는 것(화장, 속눈썹)을 과시하는 것은 여성이지 남성이 아니다. 현대 서구인은 어떻게 된 것인가? 제10장 : 내등을 긁어 다오, 나는 네 등을 타고 괴롭히겠다 만일 동물이 무리를 지어 함께 산다면 그들 유전자는 이 연합에 의해 그들이 투입한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무리를 짓는 하이에나는 단독으로 먹이를 잡는 것보다 훨씬 큰 먹이를 포획할 수 있다. 물론 먹이를 서로 나누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떼 지어 사냥하는 것은 개개의 이기적 개체에게 유리하다. 어떤 종의 거미들이 협력하여 거대한 공동의 망을 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다른 종의 개체에게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상리공생’이라고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틀린 ‘기능’을 가지고 협력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기본적 비대칭성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상호 협력 전략을 발생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가 그러하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흡입하기에 적합한 입을 가지고 있으나 그와 같은 흡입용의 구기는 자기 방어에는 별로 적합하지 못하다. 한편 개미는 식물의 즙을 흡입하기에는 서툴지만 싸움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진딧물을 보호하고 시중드는 유전자가 개미의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됐고, 개미와 협력을 바라는 유전자가 진딧물의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집단형성이 주는 이익]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하이에나, 무리를 지은 황제펭귄들의 체온 유지 등 집단 생활의 이점은 개별적인 활동 보다 받는 이익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위험 영역을 최소화하고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집단 이타주의] 새 무리에서 포식자를 먼저 발견한 새가 동료 새들에게 경고음을 보내 포식자를 불러 들릴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인다(케이비cave 이론). 포식자가 경계음을 들음으로해서 경고음을 낸 새는 죽을 확률이 많지만, 결과적으로 경계음을 내지 않았을 때 죽는 개체는 더 많게 된다. 포식자는 주로 대열을 이탈한 새를 노린다(대열을 이탈하지 마라 이론). 대열을 이탈했을 때 그 새는 외톨이가 되고 결국 자살행위와 다름없는 꼴이 된다. [벌목의 성 결정 시스템] 개미류, 꿀벌류, 장수말벌류 등을 벌목이라고 한다(힌개미는 제외). 여왕개미는 한번 저장한 정자로 전생애를 거처 애 낳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알이 수정되는 것이 아니다. 미수정란인 경우 수컷이 되고 수정된 알은 암놈이 된다. 어떤 암놈이 일벌레가 되느냐 여왕이 되느냐는 유전자가 아닌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매를 만들게 하는 유전자는 직접 자식을 만들게 하는 유전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일벌레의 불임은 이렇게 해서 진화했다. [상리공생] 다른 종의 개체와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말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고 협력할 수 있고 때로는 진딧물과 개미처럼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는 우리의 유사세포와 힘을 합치게 된 공생 박테리아가 그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어와 청소의 상리 공생처럼 지연성 호혜적 이타주의는 서로를 개체로 식별하고 기억하는 종에서 가능하다. 인간에게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능력과 개체 식별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또한 사람의 비대한 대뇌와 수학적으로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 소질은 보다 우회적인 사기 행위를 하고 동시에 타인의 사기 행위를 간파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서 진화했을 가능성까지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이 만든 돈은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의 공식적인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11장 : 밈(Meme) - 새로운 자기 복제자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요소 또는 문화의 전달단위.
즉, 생물학적 유전자처럼 사람의 문화심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밈이다. 《옥스퍼드영어사전》에도 올라 있는데, '모방 등 비유전적 방법으로 전달된다고 생각되는 문화의 요소'로 정의되어 있다. 도킨스는 '진(gene)'처럼 복제기능을 하는 이러한 문화요소를 함축하는 한 음절의 용어를 그리스어(語) '미메메(mimeme)'에서 찾아내 여기서 밈을 만들어냈다. '미메메'에는 '모방'의 뜻이 들어 있다.
밈의 전달 형태는 유전자가 정자나 난자를 통해 하나의 신체에서 다른 신체로 전달되는 것과 같이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전달된다. 이러한 전달과정에서 각각의 밈들은 변이 또는 결합·배척 등을 통해 내부 구조를 변형시키면서 진화한다.
따라서 음악이나 사상, 패션, 도자기나 건축양식, 언어, 종교 등 거의 모든 문화현상들은 밈의 범위 안에 들어 있다. 한 사람의 선행 혹은 악행이 여러 명에게 전달되어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밈의 한 예에 속한다.
인간에 관한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하나의 말로 요약된다.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도 어떤 형태의 진화를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점에서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새로이 등장하는 문화적 전달자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그리스어의 어근 ‘mimeme'을 ’밈 meme'으로 줄여서 쓰기로 한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번식하는 데 정자나 난자를 운반체로 하여 몸에서 몸으로 뛰어넘는 것과 같이 밈이 밈 풀 내에서 번식할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을 매개로 하여 뇌에서 뇌로 건너다니는 것이다. [인간의 특이성] 어떤 화학적 기초로 만들어졌든 전자기계적인 기초로 만들어졌든 미지의 어떤 것이 생명체일 수 있는 이유는 자기 복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그러나 문화의 한 요소인 언어의 경우를 미루어 생각해 볼 때, 문화의 진화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빠르다. 문화는 우리의 뇌를 통해서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더욱 발전되며 확산된다. 인간은 문화 전달자로서의 밈이라는 또 다른 유전자를 갖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문화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는 밈은 인간의 뇌에서 뇌로 그 복사 능력이 어떠하냐에 따라 장수하기도 하고 소멸 등을 하기도 한다. 한 예로 신의 믿음에 대한 다음 세대로의 전달을 맡은 밈은 항상 매력적이고 큰 감염력을 가진다. [경쟁적인 유전자] 인간의 뇌에 기생하는 밈들도 살아남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상호 협조한다. 밈은 인간의 뇌에서 용량 한계에 대한 제약과 인간의 수명에 의한 시간적 제약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뇌 속에 있는 밈과 밈들 사이에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방송, 광고, 신문기사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밈들 사이에서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되는 밈만이 경쟁에서 살아남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종교적인 의식, 음악, 예술, 건축 등이 서로 상호 협조하는 밈 풀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밈의 진화도 상호 적응하는 유전자 복합체의 진화와 같은 밈 풀의 복합체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복왕 윌리엄 1세 대왕의 자손이다. 그러나 그녀가 그 대왕의 유전자를 하나도 가지지 못할 가능성은 많다. 유전자 자체는 불멸일지라도 우리 각자 자신의 유전자의 집합은 몇 세대 가지 않아 곧 사라진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그리고 마르코니 등등의 밈 복합체는 여전히 건재하다.
인간에게는 의식적인 선견능력이라는 하나의 독자적인 특성이 있다. 이기적 존재인 유전자는 선견능력이 없다. 그들은 맹목적인 복제자에 지나지 않는다. 유전자이든 밈이든 이 무지한 자기 복제자는 장기적 이익보다는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가 소유한 지적 능력으로 발휘된 의식적 선견 능력, 즉 상상력은 최악의 이기적 행동의 위험에 우리를 구출하고 장기적이고 이기적인 이익을 촉진시킬 수 있을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 기계로 조립되고 이기적 밈 기계로 교화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들 창조자에게 대항할 의식적 선견능력(=지적 능력)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지구에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들의 전제에 반항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12장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 한다 ‘마음씨 좋은 놈’이라는 구어체의 의미를 그에 대응하는 다윈주의의 말로 번역하면, 자기와 같은 종의 다른 구성원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여 그들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게 하는 개체이다. 따라서 마음씨 좋은 놈의 수는 감소하게 될 운명에 있다고 생각된다.
현실 생활에 있어서 인간과 동식물의 생활은 대부분 비영합 게임에 대응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종종 ‘물주’의 역할을 하고 개개인은 서로의 성공에서 이익을 얻을 수가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경쟁자를 누를 필요는 없다. 이기적 유전자의 기본 법칙에서 이탈하지 않고 서로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세계에서조차도 협력과 상호 부조에 의해 더욱더 많은 개체의 유전자 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마음씨 좋은 놈, 마음씨 나쁜 놈] 배신과 협력의 게임에서 1회의 게임에서는 항상 영합게임의 결과를 보여준다. 영합게임이란 한 쪽이 이득이 되면 다른 한 쪽은 항상 손해가 되는 게임을 말한다. 배신과 협력의 게임이란 두 사람이 서로 협력의 카드를 보일 때는 물주가 두 사람에게 모두 300달러가 주어지고, 어느 한쪽이 협력 카드를 다른 한쪽은 배신의 카드를 보였을 때는 배신의 카드를 꺼낸 쪽에 500달러를 주고 대신에 협력의 카드를 꺼낸 쪽에는 100달러를 징수하고 양쪽 모두 배신의 카드를 꺼내면 양쪽 모두에게 10달러를 징수하는 게임이다. 단 1회로 게임을 할 경우 상대는 서로가 물질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최선으로 선택하는 제시하는 카드는 항상 서로 배신의 카드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회수와 참가자가 많아지는 반복게임이 시작되면,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협력의 카드만 꺼내는 선심파는 초반전 싸움에서는 항상 배신의 카드를 내를 사기꾼에게 여지없이 당하고 전멸하고 만다. 그러나 당하면 갚는다는 철칙을 지키는 나이스파와 두 번에 한번 보복하는 관용파들이 사기꾼파의 대결에서는 사기꾼은 결국 전멸하기 시작하고 나이스파와 관용파만 남게 된다. 그리고 종국에는 관용파가 실질적인 판세를 장악하게 된다.
관용파란 진화의 과정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상호 협력을 통해서 서로 생존하는 생물체라고 할 수 있다. 생물체의 진화의 과정은 이러한 ESS(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관용파는 나이스파가 존재했기 때문에 종국에 판세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지 나이스파가 없는 상황에서는 사기꾼파의 무리에 휩쓸려 제대로 그 전략의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ESS적 선택은 그 전략이 쓰여 질 수 있는 터가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합 게임과 비영합 게임] 1차 세계 대전 중 영국군과 독일군의 싸움에서 서로의 전투부대가 서로 비공식적 불가침 협정을 맺어 ‘우리도 살고 남도 살리자’는 생존 방식을 선택한 예가 있다. 서로의 전투부대에서 적진으로 포격을 가할 때는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맞추었다. 그러므로 해서 각자의 사령부의 명령에는 따르고 각 부대원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독일군의 포격이 잘못되어 엉뚱한 방향에 떨어졌다. 영국군의 진영에서는 희생자는 없었지만 심한 욕설이 독일군에게 주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한 독일 병사가 뛰어와 “대단히 미안하다. 이번일은 우리 잘못이 아니고 형편없는 프로이센포 때문이다”라고 외쳤다. 독일 병사의 외침이 없었다면 보복 공격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두 부대원들의 선택은 비영합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관용의 정책을 쓴 것이다. 관용의 정책은 보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보복의 위협은 항상 상존해야 한다. 영국군 병사의 욕설은 사실 독일 병사의 사과가 없었다면 보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에 대한 보복 능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비영합 게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13장 : 유전자의 긴 팔 [유전자는 영원하다] 우리는 독립된 DNA 자기 복제자라는 마음 설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옮겨지고, 팽개쳐 버릴 생존의 기계에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각각 별개의 영원한 미래를 향해 매진하면서 죽을 생물체를 차례차례 끝없이 벗어 버리는 불멸의 코일이다. [숙주와 기생자] [유전자는 왜 집단을 형성했는가?] [불멸의 자기 복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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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의 전달 형태는 유전자가 정자나 난자를 통해 하나의 신체에서 다른 신체로 전달되는 것과 같이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전달된다. 이러한 전달과정에서 각각의 밈들은 변이 또는 결합·배척 등을 통해 내부 구조를 변형시키면서 진화한다.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번식하는 데 정자나 난자를 운반체로 하여 몸에서 몸으로 뛰어넘는 것과 같이 밈이 밈 풀 내에서 번식할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을 매개로 하여 뇌에서 뇌로 건너다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