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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첫 번째 종주를 하고 종주의 참맛을 알아버린 나는 이번 종주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종주는 중학교 때 매우 친했던 친구들 5명과 같이 신청한 것이라 적어도 한 명 쯤은 같은 조가 될 것이란 헛된 기대를 안고 오디세이 광장으로 향했다.
첫째 날 - 친해질 기미가 전혀 안 보이던 우리 2조
오디세이 광장엔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아직 종주 시작도 안했는데 불쾌한 냄새가 났다. ‘아, 이번 종주는 비 때문에 망했네.... 괜히 왔어ㅠㅠ 아 슬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서 짐을 내린 후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이 같은 조 된 애들이 한 명도 없다고 그랬다. 친구들이 잘못봤겠지 하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봤으나 나를 포함한 6명의 친구들이 다 다른 조에 배정되었다. 중학생 때는 같은 학교였지만 지금은 다 다른 학굔데 어떻게 알고 다 찢어놨는지 아직도 미스테리다. 그렇게 2조에 앉아있는데 앞에 덩치 큰 녀석이 앉아있어서 아 우리조에 무서운 애들 많이 들어왔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덩치만 큰 착한 중1아이였지만 ㅎㅎ. 단장님께서 간단히 설명을 하셨다. 근데 단장님께서 비 때문에 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염려된다고 하실 때 마음이 뜨끔했다. 아까 나도 비 때문에 괜히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명을 듣고 조원들끼리 모여 앉아서 조이름하고 조장 부조장 조구호 등을 짜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부조장이 되어서 조장인 진호를 보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이름을 짜야했는데 내가 생각해낸 이름이 뽑혔다. 첨엔 좋았지만 민망하고 조원들에게 그런 허접한 조이름을 지어줘서 미안했다. 그렇게 조 소개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왔다. 아직은 조원들하고 많이 어색해서 잘 때 좀 불편했지만 잘 때 내 옆에서 자던 규원이가 코를 너무 심하게 골아서 불편함은 빡침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긴장해서인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둘째 날 - 작년의 추억이 새록새록
원래는 비가 오기로 되었는데 하늘이 우리 종주단이 종주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같다. 땅은 젖었지만 비가 안와서 즐겁게 종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 종주를 하면서 작년에 지나갔던 코스를 또 지나가니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승기천은 여전히 냄새가 났고 작년보다 길에 진흙이 많아 신발에 다 튀었다. 아, 새로 산건데 ㅠㅠ. 승기천을 지나 송도에막 도착했을 무렵 비가 약간 왔으나 다시 그쳤다. 거기서 오리걸음을 했던 괴로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송도에서 남동공단을 지나가는데 우리 조에 규원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차에 탔다. 부러운 자식... 남동공단을 지나 내가 살고있는 동네 옆을 거쳐서 오는데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애썼다. 소래 수산시장을 거쳐 인천대공원까지 가는 코스는 작년에도 그랬지만 매우 난코스인 것 같다. 너무 힘들었지만 더위사냥과 설레임 덕분에 힘을 내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이후로 더위사냥을 사랑하게 되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인천대공원에 도착!! 체조를 하고 플렉스 형님 누님과 함께 락킹을 배웠다. 락킹은 언제나 흥겨운 것 같다. 어렵기도 했지만 형,누님이 열심히 가르쳐 주신 덕분에 쉽게 마스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텐트를 치고 샤워를 하고 조원들과 모여서 과자를 먹으면서 장기자랑을 뭐할지 결정을 했다. 정빈누나가 배운적이 있다고 해서 롤리폴리를 추기로 결정했는데 누나 성격이 매우 매우 야무져서 믿음이 갔다. 그렇게 둘째날이 지나갔다.
셋째 날 - 본격적인 산행,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종주!
드디어 산이다. 날에 따라 산이 좋아지기도 하고 싫어지기도 하는데 이 날은 산이 좋았다. 왜냐면 산에서 내려오고 나서부터 걸었던 아스팔트길이 완전 초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산에서 잠시 조원들을 잃어버려서 매우 미안했던 일이 있었지만 별다른 일이 없어서 그냥 힘들었다는 것 밖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산에서 내려오면 작년엔 얼음물을 줬는데 올해는 그냥 미지근한 물, 그것도 부족해서 반 모금밖에 먹지 못했던 물을 줬다. 물을 주시는 것만해도 감사해야 마땅한 것이지만 너무 힘들고 더워서 투덜투덜댔던 기억이 난다.ㅎㅎ 세일고에서 출발해 계산체육공원까지 가는데 도중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우비를 썼지만 내 싸구려 우비는 비를 묵묵히 흡수했다. 무슨 우비가 물먹는 하마도 아니고 먹은 물을 내 온몸에 비벼댔다. 우비를 쓰나 안 쓰나 마찬가지였지만 추워서 계속 입고 있었다. 도시를 우비를 쓰고 지나가다보니 버스에 탄 사람들이 우리를 되게 재밌고 황당하고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처음엔 시선들을 즐겼으나 갈수록 힘들어지니까 사람들이 관심이 싫었다. 신발에 물이 들어가고 발이 퉁퉁 불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정 도착시간보다 늦어서 팀장님들이 우리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밀착~! 뛰어 뛰어! 붙어 붙어! 그럴 때마다 나도 무척 힘들었지만 팀장님들도 수고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팀장님들 감사합니다. 꾸벅(_ _) 드디어 계산 체육공원 도착! 어떤 분인지는 까먹었으나 하여튼 어떤 분께서 수박을 사주셨다. 시원하진 않았지만 매우 맛있었다. 어떤 분님, 감사합니다(_ _) 이 날도 어김없이 텐트를 치고 춤을 배우고 샤워를 하고 빨래를 널고 잤다. 이 날은 간식이 없었지 아마?
넷째 날 - 전설의 계양산
종주를 시작하자마자 계양산에 바로 올라갔다. 아 얼마나 두려워했던 계양산이던가... 근데 이번에 코스가 쉬워졌다고 해서 좀 아쉬웠다. 종주의 하이라이트는 계양산이었는데 일반산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졌다. 전에 참가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래도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계양산을 내려오면 작년처럼 파워에이드와 아이스크림이 있을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버스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버스도 감지덕지라 생각을 하고 매립지에 도착했다. 매립지에 견학오기 전엔 인천에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종주를 통해 좋은 곳을 알게된 것 같다. 견학을 마치고 다시 또 차량탑승, 강화도에 있는 고인돌에 도착했는데... 비가 억수로 많이 내렸다. 속으로 작년에 봤으니깐 올해는 그냥 비도 오고해서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우비를 쓰고 잠깐 내려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사진만 찍을 줄은 몰랐는데 사진 찍으려고 옷도 젖고 귀찮은 우비도 입었다고 생각하니 좀 분했다. 그래도 고인돌 앞에서 찍은 그 사진 때문에 그 힘든 상황을 재밌는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 때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고인돌을 보고 버스에 올랐는데 단장님께서 좋지만 아쉬운 소식을 전하셨다. 비 때문에 야영지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는 것인데 비를 안 맞고 편하게 간다니까 좋았지만 종주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많이 아쉬웠다. 서사 체험학습장에 도착해 남식이 형과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팀장님의 연설(?)을 들었다. 둘 다 얘기가 너무 감명 깊고 감동적이었지만 아쉽게도 내 머리가 나빠서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연설을 듣고 조원들끼리 연습 열심히 하고 샤워를 못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잤다. 오순도순 모여 자는 것이 재밌었다.
다섯째 날 - 비로 샤워하면서 걸은 날
시작부터 비를 맞았다. 너무 싫었다. 가뜩이나 어제 샤워도 못해서 찝찝한데 또 그 냄새나는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걸어야 한다니... 오늘은 버스안타나? 라는 생각으로 5일차 종주를 시작했다. 진짜 비 밖에 생각이 안 난다. 비 때문에 주변을 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논길구간에서의 비는 정말 하늘에서 우릴 엿먹이려고 작정한 비 같았다. 그 정도 비에서 걸을 일은 아마 죽을 때 까지 없을 것 같다. 아니, 없으면 좋겠다. 군대에서 그러려나... 암튼 또 땅만 보고 걷다보니 어느새 삼량고에 도착했다. 삼량고에서 밥을 먹고 또 비를 맞으며 오후 종주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좀 걷다가 다행히도 비가 멈췄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또 논길 지나고 그런데 이번엔 코스가 바뀌어서 화도초를 안가고 강남중을 갔다. 당연히 거리도 멀어졌다. 어디가 강남중이냐고 한참을 투덜대고 있을 때, 강남중이 보였다. 건물이 되게 으리으리해서 매우 좋아했다. 강남중에 도착하자마자 또 오리걸음을 했다. 진짜 죽기일보직전까지 갔으나 다행히도 살았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1조 팀장님과 몇조 팀장님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수를 닮은 팀장님 두 분이서 배드민턴 경기 하시는 것을 관전했다. 둘이 완전 박빙이었다. 고수 닮은 팀장님이 극적으로 받아친 것이 많아서 인상 깊었지만 1조 팀장님도 잘하셨다. 내가 여자였으면 반했겠지만 난 남자라서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배드민턴 관전을 끝내고 춤을 열심히 배우고 샤워를 했다. 올만에 하는 샤워라서 그런지 시설도 좋아보였고 기분도 끝내줬다. 작년에 화도초에서 했던 샤워와는 비교할 수 가 없었다.
여섯째 날 - 마지막 날, 즐거운 장기자랑
아침 일찍부터 마니산을 올랐다. 마니산까지 걸어서 1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라 버스를 타고 가야했는데 버스가 2대밖에 없었다. 어떻게 저 두 대로 130명이 마니산까지 가지? 뒤에 버스가 더 오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안 왔다. 결국 130명이 2대의 버스에 꾸겨져 탄체로 마니산까지 가게 되었다. 버스가 휘청거릴 때마다 사고가 나면 어쩌지 생각을 했지만 마니산에 금방 도착해서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마니산은 역시 계단이다. 내가 계단이 많아서 마니산인가? 라고 같이 올라가던 조원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더니 반응이 싸늘했던 기억이 난다. 작년 마니산은 안개가 껴서 경관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비 온 뒤라 그런지 해가 쨍쨍해서 경관이 무지 좋았다. 마니산에 작년과 같이 점프 샷을 찍고 내려와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은 갈 때마다 신기한 것 같다. 외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천공항에서 맛도 좋고 양도 많은 돈까스를 맛나게 먹고 장봉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배에서 바다 구경도 하고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으나 장기자랑연습을 해야 돼서 안타까웠다. 장봉도에 도착해서 부모님들께서 사주신 아이스크림을 감사히 먹고 좀 걸어서 야영지에 도착했다. 곧바로 장기자랑 연습을 했지만 결국 장기자랑을 시작할 때까지 끝을 맺지 못했다. 장기자랑이 시작되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정빈누나에 안무에 맞춰서 열심히 추다보니 반응이 꽤 좋았다. 원래 꼴지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한 3~4등은 할 것 같았다. 결국 상은 못 받았지만 다른 조원들의 장기자랑과 FLEX, 사물놀이(?) 공연이 재밌어서 인상깊은 장기자랑이었다. 풍물놀이를 할 때, 내가 끌려 나와서 건아라는 것을 돌리고 던졌는데 그 짧은 순간에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깔끔하게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마지막 날이 지나갔다.
마지막 날 - 집으로
드디어 마지막 날이 되었다. 장봉도에서 배를 타고 영종도에 도착해서 구읍뱃터까지 걸어가는 코스였다. 구읍뱃터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나와서 좋아했는데 그 뒤로 구읍뱃터 표지판을 10개는 본 것 같다. 표지판의 훼이크가 심히 맘에 들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월미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월미도 유원지를 지나 차이나 타운에 도착해서 자장면을 먹고 또 한참을 걸어 문학산을 올라갔다 내려오고 인천 신청에 도착!!! 엄마, 아빠, 동생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서있는데 그것을 본 순간 내가 6박 7일간 종주하면서 겪은 일들이 머릿속에서 촤르륵 지나갔다. 단장님의 끝인사를 듣고도 뭔가 종주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 부모님 얼굴을 잠시보고 다시 어디론가 걸어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종주는 끝이나고 조원들, 팀장님들, 같이 종주를 신청한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그리운 내 집으로 돌아왔다.
※종주기를 개학식 날 임박해서 써서 방학숙제하기 바빠서 정성껏 못썼어요. 죄송합니다ㅠㅠ.
아, 그리고 우리 2조 조원들 너무 수고 많았어
한명 한명씩 특징잡아서 고맙다고 말하려그랬는데
막상쓰려니까 오글거려서 ㅋㅋㅋㅋ
그냥 우리 조원들 고마웠어~~♡
그리고 이창희 팀장님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ㅋ
첫댓글 오빤특별히 완독해드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타있닼ㅋㅋㅋㅋㅋㅋㅋㅋ인천신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건 안 찾아내도 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석ㅋㅋ장기자랑 꼴찌는 우리조란다 ㅜ.ㅠㅜ.ㅜ.ㅜ
아 ㅋㅋ 여행을 떠나요ㅋㅋㅋㅋㅋ 아니야 너네조 호응좋았음ㅋ
ㅋㅋㅋ어디나 호응은 좋았음ㅋㅋㅋㅋㅋ
고생햇고수고했당~~~
누나가 더 고생많이 한거같은데?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리도 목욜날 했어ㅋㅋ 있다봐
ㅎ
ㅋ
기네
ㅋㅋ 복수냐
뭐야 왜이제써 ㅋㅋ 늦기도하네 일주일동안 즐거웠어~~
ㅋㅋ 방숙하느라 바뻤어
너도 수고많이 했다 3시간후에 봐
저도 고마웠어요
ㅋㅋ 그래 수고했어
길다.. 대충 훑어봤어 ㅋ
나 같아도 읽기 싫을 것 같음ㅋㅋ
다읽었다ㅋㅋ수고많았엌ㅋㅋ내년에도 할거지??
하려고 ㅋㅋㅋ 상받아서
현석이형 수고 했어 ㅋㅋㅋ 내년에 같이가자 ㅋ
ㅋㅋ 그래 남동고 꼭 오곸 ㅋㅋ
엄청 정성들여 잘 썻구만 뭘 ㅋㅋㅋ 현석아 수고했어 ㅋㅋㅋ 말잘들어줘서 고마웠어 내년에도 꼭 참가해ㅎㅎㅎㅎㅎㅎㅎ (나 팀장님이야)
아 팀장님 칭따오 ㅋㅋㅋ
팀장님도 내년에 참가하세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