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산행기를 정리하는데 몇 해 전에 다녀온 "거금도 적대봉 산행기"가 눈에 띄어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무거운 마음과 몸으로 집을 나섰다.
간밤에 잠을 설쳤기 때문에...
마음에 걸리는 한 세대(世代) 전의 아픔 상체기를
학내분규에 이용하려는 이기적인 부류의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어떤 이와
간밤에 조촐한 만찬(晩餐)자리를 거절 못하고 함께 한 것이리라.
어쩜 소심한 아니면 지나친 신중함이랄까?
그것도 아니면 우유부단(優柔不斷)한 성격 때문이랄까?
아무튼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 잠을 설쳤다.
아니지 잠을 설쳤다 기 보다 함 잠을 못 잤다.
가까스로 버스에 무거운 몸과 마음을 얹었다.
버스가 멈춘듯하여 괭이잠에서 눈을 뜨니 녹동항(鹿洞港) 이었다.
옛적엔 아기사슴의 머리 닮았다하여 鹿頭.
코앞의 조그만 섬이 아기사슴과 닮았다는 소록도(小鹿島)란다.
펄쩍 건너뛰면 닿을 듯한, 조오련 같은 수영선수라면 단 한 번의
팔, 다리 뻗침이면 닿을 번한 지근거리 섬이다.
▲ 소록대교...
문득 悲運의 詩人 한하운님의 “전라도길 소록도 가는 길”이 불현듯 생각났다.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끼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중략〉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 웬!~ 북극 흑곰 한 쌍이야!~
“보리피리” = 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니리
〈중 략〉
보리피리 불며 방랑 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니리
▲ 유유상종(類類相從)일세... 항상 웃음을 잃지 않은 다정(多情) 두 총무(總務). 넘 이뻐요.
▲ 어! 천천히... 아무나 못해... 용가리 님 다~워! 고마워요.
이런 산행은 처음이다. 산 초 입지를 못 찾아 물어물어...
그래도, 산우(山友)들은 불평 한 마디 내 놓지 않고 마냥 즐거워 보였다.
적대봉을 만날 수 있다면...
깜짝 놀란 순박하고 자상한 아주머니의 안내로 산길을 열어 논둑길도 걷고 밭둑길도 지나
적대봉 자락에 달라붙을 수 있었다.
도란도란 얘기하며 농로를 따라 10여분쯤 걸어 상수원지(오천지)를 낀계곡 초입에 들어서니,
비 내린지 오래건만 계곡의 물소리가 기운차지는 않아도 졸졸 흐르는 소리가 정감이 있어
온 산이 싱그러움으로 가득하여 일상의 찌든 때를 한순간에 다 털어낸 기분이다.
▲ 진수성찬(珍羞盛饌)이나 다름없는...
“용가리” 님의 숭어회는 단연 별미(別味) 중의 별미(別味)였다.
오찬(午餐)을 즐기고 일어서는 산우들... 그렇게 먹고도 덜 채웠을 거나?
허긴 밥배, 술배 따로 있다고 하였어~ 봄기운이 완연한 산자락에서 소풍을 즐기고 일어섰다.
어떤 여성 산우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용가리 고마워~
▲ 물 만내 한 시간쯤 오르니 주변에 물소리가 심상치 않은데(피라미가 있는걸로 봐서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는 않은 듯), 마침내 이 계곡의 심장부인 물 만내에 도착.
자연의 오묘한 신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걸 작품 너럭바위 계곡.
정면의 마당목치 쪽과 정상아래 작은 계류가 흘러내려 서로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미려한 너럭바위에서 특별히 준비해온 원두커피와 오징어를 나누어 먹는 신선놀음을 즐겼다.
낮잠 한 숨 자고 갔으면 좋겠다고... 큰일 날 소리 자칫 입이 돌아가는 건데.
차라리 거풍(擧風) 이 더 낫겠네.
대략 500미터에 달하는 구간이 폭 5~10여m의 계곡으로 보이는데
계곡이 암반으로 뒤덮였고 대략 20˚(도) 정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었다.
▲ 돌핀은 바람 만세(萬世)! 야생화님은 하이! 히틀러...
▲ 어색한 야생화(野生花)! 그래서 야생화가 아닌가?
여기서부터 계곡(溪谷)을 벗어나 길은 점점 가파르니 숨은 턱에 닿은데
무릇, 모든 산의 정상언저리는
그리 쉽게 자리를 내어놓지 않음이 세상의 이치와 뭐가 다를까 싶다.
갚은 숨을 몰아 쉰지 20분 만에 나들목인 마당목재에 올라섰다.
한 순간 답답했던 오름에서 탁 트인 능선(稜線)을 밞고 서니
저 높은 창공을 향해 훨훨 날아오를 것만 같이 상쾌(爽快)하다.
▲ 마당목 쉼터에서 적대봉을 향하여!...
▼ 미안 돌핀...하필 재채기야!
▼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世不動席)이라 하였거늘... 괜찮네...
사방으로 펼쳐진 바다 또 바다! 그리고 점점이 수놓은 섬, 섬들.
녹동 항과 소록도가 발아래 펼쳐있고, 갯내음이 해풍에 실려 용수봉 넘어 적대봉으로 밀려와 한 낮의 정취는 가없는 아름다운 풍광이로세.
▶ 소원 탑 앞에서... 女와 男이 안전사고 예방과 무사귀가(無事歸家)를 기원(祈願)!...
▼ 물이나 받어! 樂山樂水가 따로 없네. 물맛이 꿀맛!
▼ 적대봉 비(碑). 돌도 좋고, 글도 좋고..."부황꽃" "보릿고개" 가 뭔지 알거나?
▲ 거금도(居金島) 관광 안내판...섬 스럽다고 해야 할거나!...
▲ 늠늠한 돌핀의 자세...아무래도 용병(勇兵) 같지 않은가요?
뒤로는 막 떨어진 태양의 잔영이 남아있고...
고흥군 금산면(金山面) 거금도(居金島)에 솟아 있는 마치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 같은 분위기(雰圍氣)를 풍기는 山. 적대봉(積臺峰)...
섬 산이면서도 팔영산(608.6m) 다음으로 높으며 펑퍼짐한 산세(山勢)와 달리
풍광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山.
산세는 약하지만 주위의 자연환경만큼은 어디에도 비할 데 없이
맑고 깨끗한 산 거금도 적대봉.
이틀 전에 황사(黃砂:흙먼지)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이면서도 청명하지 못하여
북쪽으로 천등산·마복산,
서쪽으로는 장흥 천관산(723m)과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고.
거의 유일한 원형 봉수대로 알려져 있는 적대봉 봉수대는 둘레 약 34m, 직경 약 7m로
경남의 남대천 봉수대와 거의 비슷한 규모라고 하네요.
적대봉 기슭은 조선 때 목장성(牧場城)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록도, 절제도, 시산도, 나로도와 함께 도양목장(道陽牧場)에 속한 속장(屬場)의 하나였던
거금도는 옛 이름이 절이도(折爾島)로
적대봉을 중심으로 세납목장(稅納牧場)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럼 감목관(監牧官)도 수시로 파견 되었을 법하고...
좋은 등산로를 놔두고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 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는 산행이었으며
청미덩굴(명감나무)로 여성 산우님 들의 예쁜 얼굴에 상처는 없었는지
기우 아닌 杞憂가 있어서
그러는데 이런 실수 없었으면 좋겠지요.
戰時 같았으면 2個 分隊는 全滅할 狀況이 아니었나요?
너럭바위 계곡의 넓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미려한 磐石들!....
이 물만내는 적대봉에서 느껴보는 편안한 풍광만큼이나 좋았어요.
어쩜 적대봉에 숨겨진 “백미(白眉)” 라고나 할까?
흉(凶)이 복(福) 되었어요. 자랑스럽다 “**산우회”! 파이팅! ** 산우(山友)...
丁酉年 晩秋에
恒山恒心으로 너나드리(澯)
첫댓글 2012년 12월에 거금대교가 개통되었으니 그 전 산행기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