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나 재개발 예정지역의 주택.이는 한때 가장 인기높은 부동산 재테크 상품 중의 하나였다.매입 시기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는 있지만 개발 얘기가 나돌 무렵 사놓았다면 분명히 큰 돈 벌었다.
주택 보급률이 70%대였던 1980년대 서울의 재개발지는 그야말로 황금 덩어리였다.허름한 집 한채만 갖고 있어도 30,40평형대 아파트가 그저 생겼으니 얼마나 재미나는 돈 벌이었든가.
그러나 수도권 5개 신도시등 전국에 신도시개발붐이 일었던 1990년대의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의 인기는 예전만 못했다.신도시 아파트가 지천으로 깔려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기존 도시내 주택 재개발은 관심도가 낮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재개발주택은 또 다시 호황시대를 맞았다.서울 웬만한 동네는 죄다 뉴타운개발지역으로 지정한데다 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한강르네상스로 이름붙여진 한강변 낙후지역 개발계획까지 내놓아 재개발 지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MH는 재건축,MB는 재개발 활성화시켜
이 시기에 재개발지역 투자 중에 벼락부자 된 사람 수없이 많았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황금기를 구가했다.
특히 서울 5개 저밀도 아파트는 그야말로 복덩어리였다.서민주택의 대명사였던 10평 안팎의 연탄 아궁이 아파트가 20억원이 넘는 최신식 중대형 아파트로 변신됐으니 말이다.
'상팔자'였던 재개발,재건축 대상 주택은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신분이 급격히 하락해버렸다. 박 시장이 주민 반대율이 높은 지역은 뉴타운지구에서 해제하고, 재건축 사업도 철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셋집 부족 현상을 최소화하는 범위내에서 순차적으로 추진하기로 해 옛날같은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재건축의 경우 소형주택 건설물량을 규정에 정해져 있는 것 보다 늘려 짓도록 함으로써 조합원들이 챙기는 개발이익이 확 줄어들게 돼 버렸다.일부 지역은 차라리 개발을 하지않는게 더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으니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대상 주택값이 엄청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속속 떠나가는 양상을 보였다.
물론 요즘의 재개발,재건축 주택시장의 냉각원인을 다 박원순 시장 주택정책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부동산 경기 자체가 죽어있는데다 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 또한 바뀐 것도 주요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재건축,재개발 대상지역이 투자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앞으로 도시 외곽지역의 신도시개발은 주춤해질지 모르지만 도시 내의 재개발,재건축은 계속 인기있는 개발사업으로 각광받을 수 밖에 없다.
인구 감소해도 새 집 수요는 계속 생겨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느냐고요? 집이 모자라서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올해부터 서울권에 몰려있는 공무원들이 줄줄이 세종신도시로 빠져나가고 내년부터는 지방 주요도시에 건설중인 혁신도시로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이주해야 판에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다고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투자성을 강조하느냐고 의아해 할지 모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수요가 엄청 지방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이다.늦어도 2015년까지 5만5000명 정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게 된다.이 숫자가 다 가구를 구성한다고 하면 5만5000만가구가 수도권을 빠져나간다는 계산이다.
이중에 자녀 학교 등의 문제로 일부 가족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 남는 경우를 감안하면 적으면 2만가구,많으면 3만가구의 수요가 사라지게 된다.
굉장한 숫자다.이것 뿐만 아니다.2002년을 피크로 수도권 유입인구가 계속 감소하면서 2011년에는 수도권 순 유입인구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동안 유입인구수는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는 수도권 인구가 오히려 8400여명이 감소했다.
앞으로 지방으로 내려가는 공무원및 공공기관 근무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유입인구는 더 줄어들고 반면 유출인구는 오히려 늘어나 수도권 인구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의 투자 메리트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냐고 의문을 표시할 것이다.
서울 집값이 최고조를 보였던 2006년 하반기에는 어디 수도권 인구가 엄청 늘었든가? 그해도 약 11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유입인구가 이 정도인데도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다니 외견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현상 아닌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유효 수요다.투자수요에다 실수요및 잠재수요까지 합친 수요를 말한다.특히 투자수요의 향방에 따라 시장상황이 달라진다.서울권에 투자자금이 제일 많다.물론 서울에 주택도 많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투자자금은 아무데나 안간다.돈벌이가 될만한 곳에만 간다.그곳이 어딜까.재개발과 재건축 대상 주택이다.미실현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새 집이 만들어지면 기존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폭도 크다. 일단 위치가 대개 좋은 곳이고 새 집을 선호하는 수요가 많아서다.
새 집은 최첨단 기법이 다 동원돼 건설되었기 때문에 모두들 좋아하게 돼 있다.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큰 평수로 넓혀가는 대체수요 또한 새 아파트로 이전하고 싶어한다.
이만하면 얘기는 끝나지 않았나?
설령 서울 인구가 줄더라도 엄청난 유효수요가 재개발,재건축 단지로 몰리면 집값은 오르게 돼 있다.
다른 일반 아파트값은 떨어질는지 모르지만 재개발,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투자수요는 여전히 많다.
정책악재 등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개발취소로 완전 망가진 곳도 생기겠지만 정상적인 곳은 다 성공한다.
대형 건설사 황금어장으로 여기고 있어
게다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도 집은 계속 필요하다.트렌드에 맞는 새집 수요가 항상 생긴다.그래서 어딘가 집을 지어야 한다.연간 공급물량은 인구가 왕창 늘 때에 비해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자 여기서 생각해보자.빈 땅이 없는 서울의 경우 어디에다 집을 짓겠는가. 재개발과 재건축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게다가 미분양이 우려되는 경기상황에서는 절반 이상 주인이 정해져있는 재개발및 재건축같은 그야말로 안전빵 조합주택 사업을 건설사들이 가만히 둘리가 만무하다.
사업비를 별로 들이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어장을 마다할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어떤 방법으로든 이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힘을 쓰게 돼 있다.
돈줄을 댈 대형 건설사들이 들어오면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활기가 넘치게 돼 있다.이렇게 되면 일반 투자금도 흘러들면서 집값은 자연스럽게 뛰게 된다.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저성장 경제 구조에서 이만한 투자 상품 찾기 어렵다.재개발,재건축 시장은 일반 주택시장보다 훨씬 메리트가 높다는 얘기다.
근래들어 서울시장이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개포동,과천 등지의 헌 아파트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과 무관하지 않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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