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길이가 1,850km에 이르는 7,107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섬나라 필리핀
섬의 갯수가 많은만큼 대체 필리핀에는 몇 개의 비치가 있을지 그 갯수를 짐작하기 어려운데
그래서 세부나 보홀이 아니라 필리핀 어디라도 여행을 하다보면 으레 가게 되는 곳은 해안가 비치 쪽이 된다.
제주도의 2.2배 정도의 크기가 된다는 보홀섬에도 비치는 많기만 하여서
가볍게 구글맵에 보홀의 비치만 검색해봐도 이렇게 많은 장소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온필 필리핀원정대의 4박 5일 세부여행의 일정 중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알로나비치라는 곳
듣기로는 800미터가 된다는 흰색의 고운 비치가 있는 팡라오섬의 남쪽의 비치라고 하는데
밤에 가서 저녁만 먹고 오고 비치쪽은 얼씬도 하지 못하여서 해변의 모래 색깔은 잘 모르겠다.
암튼 Tagbilaran City 로부터 18킬로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까닭에
여러가지 해양스포츠며 관광객을 위한 시설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데 특히 이 인근이 좋은 다이빙 코스란다.
팡라오 알로나 비치에는 제법 규모가 큰 식당이 많은데 주로 파는 것은 역시나 해산물 바베큐 혹은 닭고기 바베큐 등등의 요리
아무래도 바닷가 근처이기도 하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라
필리핀 현지식의 찜이나 탕 종류보다는 재료의 신선함만을 최대한 이끌어내면 되는 바베큐 요리가 주로 많다.
그러니까 보통 이런 식으로 해산물을 골라서 구워달라고 하거나, 혹은 아애 셋트메뉴로 어떤 어떤 메뉴를 구워달라고 하여 먹는 식인데
살짝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의 식당 분위기가 나는 듯도 하지만 어딘가 조금 다르기도 하다 ^^;
알로나비치에 식당은 많지만, 필리핀관광청 직원분이 온필 필리핀원정대 사람들을 이끌고 간 곳은
Alona hidden Dream 이라는 꽤나 낭만적인 이름의 레스토랑
역시나 해산물과 닭고기 바베큐가 주종인데 메뉴는 이렇게 다양한 콤보메뉴로 선택이 가능하다.
보홀 알로나비치의 음식점이라고 해서 혹 좀 비싼가 했지만
가격도 착해서 100페소(3천원)부터 시작하여 350페소(15000원 정도)까지 다양한데
아무래도 생선이나 새우, 오징어 등등의 해산물이 들어가면 콤보메뉴의 가격이 비싸진다.
선택의 여지 없이 필리핀관광청 직원분이 고른 것은 콤보I 와 새우, 그리고 게(LAMBAY)이다.
가만히 보니 콤보I가 여기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 중에서는 가장 비싼 것인데
250그램의 생선과 150그램의 오징어, 돼지고기 바베큐, 아이스티가 나오고
거기에 감자와 옥수수 등의 야채꼬치나 밥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이다.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레스토랑 옆의 환전소에 가서 환율 확인을 해주고,
혹 레드리본같은 빵가게가 있나 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보홀 알로나비치에 그런 고급의 빵가게가 있을리는 없고
그냥 환전소 옆의 작은 빵가게에 가서 조각 케이크 두 개를 사다가 마침 생일을 맞으신 분에게 전해드리고,
슈퍼에 가서 이 동네는 과연 맥주가 얼마인가까지 모두 확인하고
다시 레스토랑의 자리로 돌아갔는데 이런, 아직도 음식이 나오질 않았다.
아무 생각없이 하필이면 바베큐 굽는 아저씨 근처에 테이블을 잡아 자리에 앉았는데 서빙이 무척 느리다.
알고보면 여기가 보홀 알로나비치에서의 맛집인지 원래 손님도 많은데다가
온필 필리핀원정대 인원만 16명이나 되니 요리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배가 꼬르륵 고파오는데 뭘 가져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원래 느린 것이 필리핀 스타일이지만 살짝 지쳐서 빵이라도 사먹어야 하나 싶을 즈음,
드디어 천천히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배가 고팠는지 크게 환영받은 새우
손에 엄청난 양념을 뭍히는 것에 비해 먹을 것은 별로 없던 게
그리고 거하게 커서 깜짝 놀라게 만든 생선구이
생각보다 맛있는 돼지고기
샐린져양 엄청 사랑하는 오징어구이
호랑이처럼 배가 고팠음에도 생선구이도 워낙 큰 것을 통채로 한 마리씩 주고 이것들을 다 먹어치우려니 힘들다.
오징어는 워낙 좋아해서 다 먹었는데 밥이며 생선이 다 먹어지지가 않고 남기게 된다.
역시 사람은 음식에 욕심을 부리면 못 쓴다.
그리고 적어도 이런 바베큐 요리를 해주는 식당에서 많이 먹어치우려면 요리하는 그릴 주변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자리를 잡아 앉아야 한다.
그동안 나흘 함께 여행을 하면서 제법 친해진 온필 필리핀원정대 일행분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밥을 먹는 것은 즐겁지만
너무 더워서 밥을 먹는데 땀이 하루종일 흐른 땀보다 많이 흐르니 말이다.